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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3. 28. 00:34

2011년 3월의 마지막 주말 일상2011. 3. 28. 00:34

유로 2012 예선이 있었고,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프로배구 플레이오프가 있었다. 토요일엔 이모 생신이었고, 일요일엔 가까운 대학 친구의 결혼식이었다. 구입한 의자가 어제 배달되면서 비로소 책상과 한짝이 되었고, 오늘 책상 옆에 놓을 자그마한 서랍장을 샀다. 그리고 저녁 시간에는 이것저것 방정리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과거 또는 추억...

머리 속은 복잡해지더라도 주변은 최대한 심플하게 만들고 싶다. 필요한 최소한의 물품들만을 소유하고, 텅빈 여유를 느끼고 싶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내 방 역시 번거롭게 많이 채워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필요해서 일단 구입했다고 하더라도 필요가 없어졌다고 판단되는 순간, 과감하게 처분해야 한다. '언젠가 다시 쓸 일이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보관하게 되면 방 구석 어디에선가 자리를 잡은 채 잊혀지고 만다.

방을 정리하다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학창 시절에 주고받았던 편지 뭉탱이가 있었다. 주로 받은 편지들로 당시에 펜팔에게서 받은 것들이거나 학교 친구들이 기념일 등에 써준 것들이다. 어색하면서도 낯설었다. 그렇게 지냈던 오랜 과거가 내 삶이 느껴지지 않았고, 추억이라고 하기보단 오히려 아이러니컬하게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어찌보면 순수했고, 그러하기도 더욱더 고민이 많았던 때였던 것 같다. 다 버릴까 하다가 일단 보관해두었다. 버리려고 하다 보니 순간 '훗날 보면서 추억에 잠기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가정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었다. 


하나의 생명이 두개의 생명으로.

식물을 두고 '생명'을 운운하니까 다소 어색하다. 하지만 엄연히 살아있는 개체인 만큼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1년전 집에 몇개의 식물을 가져온 적이 있었다. 계획은 거창했지만, 대부분 집에 계신 어머니가 먹여 살렸다. 4~5개를 가져왔는데,두 녀석이 굳건히 살아남았다. 열악한 환경에서 참 생명력도 강하다. 게 중 하나가 '산세베리아'인데 이 녀석은 정말 놀랍다. 1년동안 많이 성장하고 또 잎이 새로 많이 돋아서 화분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래서 일부를 새로운 화분에 옮겨 심었다. 하나에서 분리되어 두개의 생명이 다시 '왕성한 생명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너무 기대가 된다. 방에 하나 두었는데, 참으로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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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riever
2011. 3. 27. 00:03

빅 픽쳐(The Big Picture), 더글라스 케네디 도서2011. 3. 27. 00:03

자신의 삶을 살고 싶었던 남자

심신이 지치고 피곤한 상태에서 오랜만에 소설을 읽으니 마음이 편했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 속에 한편으로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아이러니컬한 바램이 자꾸만 엇갈리는 바람에 아무래도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 같다. 평범하지 않은, 파란만장한 한 사람의 인생을 접하니 상대적으로 지금의 나의 문제들이 '사소'해지면서 긴장이 해소되는 효과가 있었다.

삶은 참 미묘하다. 어떤 순간을 살더라도 우리는 '만족'과 '불만족'의 경계를 오가며, 언제나 충족되지 않은 '욕구'를 지니고 있다. '충족된 욕구'란 과거형일 뿐이고, 삶이 과거를 지칭한다면 '죽은 삶'이라고 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그래서 꿈을 이루면서, 또 새로운 꿈을 꾸면서 살아가게 된다. 자신의 '꿈'과 다소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던 주인공은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꿈꾸지만, 가정 생활이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괴로워하게 된다. 겉으로는 그럴 듯한 삶을 살고 있지만, 자신과 다른 사람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빛 좋은 개살구'였던 셈이다. 본의 아니게 다른 삶을 살게 되는 이야기.

하지만 옮긴이의 말처럼 독자는 주인공을 미워할 수 없다. 가정에 헌신적이고자 했던 그의 바램과 아내로부터 느꼈을 배신감 등이 독자들에게 그대로 감정이입이 되어 주인공을 연민하게 된다. 직접 경험하지 못했더라도 주위에서 쉽사리 목격할 수 있는 우리 삶의 모습이기도 해서 더욱 그렇다.


박지성 시대 이후의 한국축구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박지성과 이영표가 대표팀에서 은퇴를 한 이후 대표팀이 첫 평가전을 치렀다. 중미의 온두라스를 초청했다. 주요 주력 선수들은 큰 변화가 없었고, 몇몇 선수들이 새롭게 시험대에 올랐다. 조광래 감독은 새로운 선수들을 테스트하는데도 중점을 두었겠지만, 박주영과 이청용, 기성용 등에게 핵심적인 역할을 맡기며 대표팀의 새로운 틀을 짜는데 초점을 맞춘 듯 보였다.

하지만 먼 길을 날아온 온두라스는 생각보다 전력이 강하지 못했다. 감독이 새로 부임해서 아직 팀이 만들어지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움직임도 무거웠다. 대인마크와 위치선정에서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수비에서 공간을 너무 많이 허용하는 등 '평가전'이라고 하기엔 다소 연습경기다운 경기였다. 루틴화된 공격을 제대로 봉쇄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미 승부는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한국 축구의 수확이라면 새로운 포메이션을 성공적으로 테스트했고, 아직 섣불리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전체적으로 압박 축구가 잘 들어맞았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젊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면서 종종 결정적인 킬패스나 돌파를 시도하는 점도 잘 다듬어진다면 보다 강팀을 상대했을 때도 위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공격수들을 배치해 경쟁을 유도하다 보니 선수들의 집중력이 강해진 덕분인지 무리한 공격보다는 '만들어가는 공격'을 한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었다.

보다 강팀을 상대로 지금과 같은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압박축구'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빠른 역습 과정에서의 창조적인 플레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보다 큰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한국 축구의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좋은 환경이 제공되고 있다. 더 나은 미래가 기대된다.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삼성화재 대한한공까지 넘을까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플레이오프 3차전은 3세트에서 승부가 갈렸다. 3세트를 가져갈 수 있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현대의 가장 믿을만한 공격수인 문성민이 연속 2개의 공격을 실책하며 자멸했다. 특히 어택라인을 밟은 실수는 현대 입장에서는 두고두고 아쉬울 일이다. 문성민이라는 걸출한 토종 공격수를 보유하고도, 외국인 선수의 격차를 체감하며 또다시 삼성화재에게 무릎을 꿇었다. 이 정도면 거의 '삼성화재 공포증'이라고 할말큼 삼성화재 앞에서는 '고양이 앞에 쥐'가 되고 마는 현대캐피탈이다. 젊은 선수들이 초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1세트를 가져갔지만, 결국 삼성화재는 가빈에 대한 공격의존도를 높이며 3전 전승으로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현대가 소토를 대체할만한 훌륭한 용병 선수를 영입한다면 내년에 한번 해볼만하지 않을까 싶다.

삼성화재는 일주일이라는 '긴 휴식기'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주포 가빈의 체력 문제가 계속 도마에 오르고 있지만, 휴식기를 거치는 동안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여겨진다. 결국 '가빈 vs 에반'의 승부다. 타점이 높은 양팀의 외국인 공격수를 어떻게 봉쇄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다. 대한항공이 이번 시즌에는 절대적인 전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가빈이 완전한 모습을 회복한 상태에서 양팀의 승부는 '오리무중'이 될 가능성이 높다. 1차전을 대한항공이 가져간다면, 시리즈 전체가 대한한공으로 그대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만일 첫 경기를 놓친다면 오히려 삼성화재가 그 기세를 이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만큼 1차전 경기가 중요하고, 그것으로 시리즈의 향방이 정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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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riever
2011. 3. 24. 02:36

스페인을 일생에 한번은 만나라, 최도성 도서2011. 3. 24. 02:36

축구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스페인이라는 나라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 언어를 이해하는 긴 여정의 첫번째 단계로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기행문'을 선택하게 되었다. 손쉽고도 흥미로운 접근을 위해서라면 제격이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기존에 알고 있었던 역사 지식 외에 주로 축제와 음식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것이었다.

축제와 음식 모두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생활 양식이겠지만, 축제는 몰라도 음식은 그다지 관심이 가는 카테고리는 아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한번 읽어볼 수 있는 책으로, 인터넷의 여러 블로그들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내용보다도, 자유롭게 떠다니는 필자가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무엇보다 문화와 역사의 총체를 이해하는데는 언어를 익히는 것이 필수적이다. 언어를 읽히다보면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학원을 다닐까 마음을 먹었다가 '시간의 굴레'를 제 발로 뒤집어쓰는 것은 아니다 싶어 일단 동영상 강의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근 한달째 시작을 못하고 있는 거 보면, 아직 '절실함'이 부족한 것 같다. 흥미를 붙일 수 있는 정도로 일단 '출발'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언어를 배우고자 하는 마음도 마음이지만, 최근 들어 참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삶에 대한 '관조'와 소박한 욕심. 여유와 사색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던 지난 시간들과 달리 지금은 삶에 대한 애정과 열정, 본능적인 욕구와 현실에서의 치열함 등이 소중한 가치가 되어가고 있다. 무엇이 옳고 바람직한 삶인지, 그러한 판단을 해줄 잣대는 지금까지도 존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생겨나진 않을 것이다. 한 사람으로 태어나서 모든 삶을 경험해볼 수 없다. 앞을 바라다보면 동시에 뒤를 바라볼 수 없는 것이 모든 이들의 '숙명'이다. 가치관과 선택의 문제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삶에 대한 기본적인 접근 방식이 달라졌다고 하더라도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과감함'이다. '관조'의 방식이라면 '버림'으로써 얻게 된다. 반면 '열정'의 방식에선 '더 노력'함으로써 얻게 된다. 물론 '욕심'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후자가 더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하지만 누구나 자신이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들에 매진할 수 있다면, 어짜피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은 인생인만큼 '치열'해지는 것에 매력을 느끼게 된다.

갑작스러운 삶의 변화를 융통성있게 체화하지 못하다 보니, 조급한 마음에 작은 일에도 스트레스를 받고 신경질적으로 되는 것 같다. '포기'하거나 '관조'하지 않으면서도 '넓은 마음'과 '과감함'을 가질 수 있는 삶. 그것이 새로운 목표다. 현실에 치열하면서도 인간적인, 언제나 꿈꾸어 왔던 '이성과 감성이 적절한 비율로 공존하는' 그런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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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riever
2011. 3. 4. 00:24

청춘의 독서, 유시민 도서2011. 3. 4. 00:24

대통령 선거가 채 2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유력한 야권 통합후보 중 한명이다. 지난 도지사 선거에서 이른바 노풍이 강하게 불었는데, 이광재 강원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김두관 경남지사 모두 노무현의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유시민 전 장관은 경기도에서 패했다. 현재 야권에 현실적인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유시민 전 장관이 얼마나 그 입지를 넓혀갈 수 있을지 관심이 간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외골수' 기질 때문에 생긴 많은 안티를 어떻게 아우를 수 있느냐가 그에게 주어진 과제일 것이며, 물론 그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유시민 전 장관의 책은 '경제학 카페' 다음으로 두번째인 것 같다. '경제학 카페'를 읽으면서 느꼈던 점은 쉽게 참 잘 씌여졌다는 것과 경제 철학이 비교적 분명하다는 것이었다. 두번째 책인 '청춘의 독서'를 읽고 느낀 점은 역시나 읽기 쉽게 글이 잘 씌여졌다는 것과 그의 정치 철학이 너무도 분명하다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넓은 관점에서 삶을 아우르는 과정은 참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 자체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 고민들이 하나로 응축되어 역사적 사건들의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결과를 떠나, 약자의 편에 서서 동반 성장을 꿈꾸고자 했던, 또 지금도 꿈꾸고 있을지도 모르는 저자의 진지한 번민에 응원을 보내고 싶다.

책은 한마디로 저자가 젊었을때 읽었던 여러 책들의 감상문을 엮은 것이다. 저자의 왕성한 독서력을 엿볼 수 있었고, 인류 지혜의 총체인 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익히 들어보았으면서도 세세히 읽어보지 못한 책들에 대한 소개와 저자의 주관적인 견해를 담았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다. 

2011년 나의 선택

선택의 기로에서 사람들이 나아가고자 하는 일반적인 길을 버리고 나만의 길을 가기로 결심을 했다. 회사 승격 도전을 잠시 미루기로 한 것이다. 지금의 1년이라는 시간을 훗날 절실히 후회할 날이 올지도 모르지만, 언제나 '지금'을 살고 있는 삶에서 미래에 대한 막연한 후회는 그저 아득한 다른 행성의 이야기일 뿐이다. 행복하게 살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지난해 가을 핸드폰 메모장에 남겨둔 메세지를 다시 보니 마음에 와닿는다. 

모든 사람들에게 나의 마지막 모습은 밝고 긍정적인, 희망에 차 있고 설레임이 가득한, 따뜻하고 정성어린, 열정적이고 열심인,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승부 예측의 냉정함

비정한 승부의 세계. 그것은 마치 전쟁과도 같다. 임전무퇴. 하지만 한번 전장에 나선 이상 완전한 절멸에 이르기 전까지 물러섬이 없어야 한다. 승부 예측의 망망대해에서, 그 아득한 바다 저편 어딘가의 그곳을 꿈꾸어 본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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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riever
2011. 2. 16. 04:15

2011년 2월 16일 새벽 일상2011. 2. 16. 04:15

삶...

살다. 살아가다. 살아오다. 사는 것. 살아가는 것. 인생. 꿈. 도전. 목표. 죽음. 행복. 사랑...

글쎄 잘 모르겠다. '삶'이라는 단어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연상할 수 있는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무엇이 개개인의 '삶'을 규정하고 또 정의하는지. 어떤 때는 '도전'과 '목표'가 '삶'이었다가 또 어떤 때는 '행복'이 '삶'이 되고, '사랑'이 '삶'이 된다. 

많은 '삶'들이 있다. 생각하고 또 고민하자면 끝이 없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떤 삶이 더 바람직하고 보람찬 삶인지 답을 구하자고 마음먹자면 오로지 그것에만 모든 '삶'을 투입해야 할지도 모른다. '현재'를 즐기자고 하니 '미래'가 마음에 걸리고, '미래'를 준비하자고 하니 '현재'가 아쉽다. 그럼에도 항상 현재는 목마르고, 과거는 후회막급이다. 그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도 어려운 '삶'이라는 것을 근근히 버텨나가고 있으니 참으로 신기하고도 경이로울 따름이다. 

마음이 '허허'해지다 보니 얼마전 설연휴때 방영했던 이태석 신부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다시 보았다. 볼때마다 마음에 '슬픔'이 가득 찬다. 글쎄, 슬프다고 해야하나... 무어라 형언할 길이 없다. 작은 일에 갈팡질팡 초라해지는 내 '삶'에 대한 애도랄까. 


짝패..

즐겨보고 싶은 드라마를 하나 찾아보았는데 마침 시야에 들어온 작품(?). '다모'처럼, 그리고 '한성별곡'처럼 꽉찬 느낌의 감동과 웃음을 줄 수 있을지 관심있게 초반 몇편을 챙겨보고 있다. 아직 포커스를 어디에 맞추어야 할지 어리둥절하다. 기대가 너무 크면 좋지 않은 법인데...

'다모'에선 황보윤의 어린시절에 반했었다. 출생의 아픔을 가진 입장에서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가 참 좋았다. 2편에서 어린 채옥이와 처음 마주하던 장면은 오래도록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 또 잊어버리고 싶지 않은 장면이다. 조관우의 배경음악과 함께 채옥을 업고, 울분을 토해내던 어린 보윤의 모습은 이후 나와 '다모'를 이어주는 튼튼한 끈이 되었다. '한성별곡'에선 안내상씨가 열연한 '정조'가 그런 역할을 해주었다. 

3편까지 본 지금까지의 솔직한 감상평. 학문에 대한 '열정'을 지닌 천둥을 끌어안아주는 성초시의 넓은 마음이 반가웠다. 아버지가 떠오르는 만드는 호감가는 배우이시다. 천둥의 보호자 역할을 하는 쇠돌의 존재도 훈훈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천둥'이다. 3편과 4편의 예고편에서 보여주는 '천둥'의 야심과 패기에 다소 거부감이 들었다. '천둥'의 입장에서 마냥 세상을 향한 긍정적인 시선을 유지하는 게 쉽진 않을테지만, 그것이 '독기'가 된다면 위험하다. 하루가 지나 곰곰히 다시 생각해볼때 그 마음 이해못하는 바 아니지만 아무래도 '이성'과 '감정'의 간극이랄까. 

'다모'의 주인공들은 저마다 울분을 마음에 품고 있으면서도, 절제의 미덕이 있었다. 시청자들은 대신 아파할 수 있었고, 그래서 주인공들을 사랑했다. '다모'에서 보윤의 아역시절과 '천둥'의 아역시절은 닮아 있지만, 또 다른 느낌을 주는 이유다. 어쩌면 강해지고 싶고,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었던 그들의 어린 마음은 똑같지만, 드라마상 표현방법의 차이일지 모르겠다. 어쨌든 아역시절을 그리는 장면에서 '다모'는 단촐했고, '짝패'는 복잡하다. 아역시절을 길게 끌고 가는 것이 결과적으로 도움이 될지...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다.


챔피언스리그...

1시간 후면 발렌시아와 샬케04의 16강 경기 1차전이 벌어진다. 발렌시아의 홈에서 경기가 치러진다.

베팅 측면에서 이 경기가 흥미로운 점은 모두가 예상하는대로 결과가 나올까, 하는 점이다. 베팅회사에서는 발렌시아의 승리 가능성을 높게 보고 1.7x 초반대의 초기 배당을 제시했다. 서로 다른 리그의 팀이기에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겠지만, 발렌시아가 라리가 상위권인 반면, 샬케04는 분데스리가 중위권 팀이고, 발렌시아의 홈경기라는 점에서 당연한 배당 책정이라 하겠다. 중요한 대회일수록 이변이 적다는 사실을 알고, 경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면 부족할수록 '강팀'에 우호적인 시선을 보내는 베터들의 입장에서 '발렌시아의 승리'는 그들의 유일한 답안일 것이다. 

승무패에 대한 접근을 피해서 스코어 언/오버로 접근하는 경우에도  '2.5 under'에 대한 예상이 지배적이다. 샬케04가 전력의 우위가 아닌 입장에서 원정에서 공격적으로 나설 리가 없기에 수비적으로 임하다 보면, '저득점' 경기가 나올 공산이 크다는 간단한 논리다. 하나 더 생각한다면 샬케의 전술이 그렇다면 그것을 무너뜨릴 발렌시아의 '창'은 얼마나 날카로울까 하는 점인데, 결론은 발렌시아가 주도적으로 공격을 이끌겠지만, 다득점을 올리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발렌시아의 승리, 그리고 '저득점' 경기. 두 가지 관점 모두 일리가 있다. 그리고 지배적인 의견이기도 하다. 홈/원정 매치를 갖는 토너먼트의 경우 1차전은 '저득점'이 상대적으로 많다. 당연히 홈팀은 무조건 이기려고 애를 쓴다. 당연한 이치다.

생각나는 예 하나로 바르셀로나는 코파델레이 8강 1차전에서 빌바오를 불러들여 홈에서 경기를 치렀다. 물론 챔피언스리그와는 격이 다르다. 단순한 관점에 대한 예시를 들기 위해 언급하는 것 뿐이다. 바르셀로나가 4강에 올라갈 의사가 있다면, 홈에서 1차전을 잡는 것이 순리였다. 물론 바르셀로나의 4강 의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결과적으로 바르셀로나는 1차전을 이기지 못했고, 4강에는 진출했다. 홈에서 0:0으로 비기고, 원정에서 1:1로 비긴 것이다. 

발렌시아와 샬케04의 챔피언스리그 첫경기 결과는 베터들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해주는 경기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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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ri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