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5

« 2024/5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2010. 4. 25. 19:13

썸머 워즈(Summer Wars), 호소다 마모루 애니2010. 4. 25. 19:13

일명 시달소,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호소다 마모루 감독 신작이다.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이 최근에 시들하고, 관심이 다른데 가 있어서 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접하게 되었다.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본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였었기 때문에 'Summer Wars'라는 제목만 가지고 感을 갖기가 꽤나 어려웠다. '한여름밤의 꿈'과 '스타 워즈'는 어떻게 잘 버무리려고 해도 매치가 안되기 때문이다.

시작과 함께 'OZ'라고 하는 가상 공간을 소개하는가 싶더니, 여름방학을 맞아 시골에 사시는 할머니를 방문하는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인공지능'과 함께 디지털 세계의 '종점'이라고 여겨지는 '가상현실'이 있고, 기차를 타고, 비포장 도로를 달려야만 도달할 수 있는, 자연이 숨쉬는 아날로그의 세계가 있다. 영화를 본 일부 네티즌들의 이야기처럼 이 '여름전쟁'은 바로 '디지털 vs 아날로그'일수도 있는 셈이다. 단지 아날로그가 디지털에 우선해야 한다는 고루한 주제를 설파하고자 했던 것은 아닐테고... 아마도 개인의 인격과 개성이 가상공간에서 얼마나 쉽게 다루어질 수 있는지를 경고하는 게 아닌가 싶다. 우리의 정체성은 소위 '아바타'라는 캐릭터에 묻히고, '계정을 잃는다'는 표현처럼 쉽게 포로가 되고 만다. 영화 속에서 감독의 메세지를 대변하고 있는 할머니는 '가족의 소중함'을 유언으로 남긴다.
 
서로 마주하며 이야기하며, 온기를 나누는 기회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익명성'이라는 거대한 방패 뒤에 숨어서 자신을 부정하는데 많은 시간을 흘려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여기저기서 '복고'를 외치고, '아날로그적 감성'의 순수성을 옹호하지만, 중요한 것은 삶에 대한 철학과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세계관) 이 아닐까 싶다. 가상 현실 속의 '아바타'는 단지 현실의 '자아'를 부정하는 상징적인 존재가 아니라 '정신적 자아' 또는 '이성적 자아'가 되어야 한다. 문명의 이기는 인류가 '더 넓은 세계'를 만나는 통로이자 개개인에게 주어진 한정적인 시간을 잘 쪼개어 쓸 수 있게 하는 기회의 도구가 되어야지, 자신의 삶 바깥으로 이탈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 

'놀이'의 하나로 도박과 연관성을 가지면서 왠지 부정적이고 가치없는 것 중 하나로 여겨지는 '고스톱'을 기발하게 소재로 활용했다. 나름 IT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해킹'을 통하여 암호를 해독하고, 다른 사람의 계정을 빼앗고, 가상공간을 뒤죽박죽 만드는 그 일련의 과정과 그에 대응하는 대응책과 해결 방법 등이 관심이 갔으나 '무식'의 탓인지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 영화는 영화로 남기기로 하자. 요즘만큼은 인위적인 생각은 무조건 거부!!

어리숙한 상황 설정을 통한 '뭥미'식 유머와 긴장감을 이완시켜주는 감초 캐릭터들의 활약으로 무언가 조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 듯 싶은 스토리의 전개가 한층 부드러워진 것 같다. 관객마저도 그 상황에 빠져들어 '뭥미' 하는 상태에 이르렀다가 이내 약간의 '어이없음'에 폭소하게 되는 신개념 유머 기법을 도입했다고나 할까. 해코지라도 당할까봐 항상 단단히 무장하고 있는 현대인들 정신의 작은 틈을 놓치지 않고 웃음을 선사해주는 것이 참으로 고마울 따름이다. 
:
Posted by retriever
2010. 2. 6. 15:26

도쿄 매그니튜드 8.0, 타치바나 마사키 애니2010. 2. 6. 15:26

지진을 주제로 다룬 일본 애니메이션. 지난해 방송된 작품이다. 지진 피해를 자주 입는 일본에서 '주제'로 삼을 수 있는 테마라고 생각한다.
 
섬세하면서도 깔끔하게 잘 그려진 풍경이 마음에 들었고, 화려하지 않은 등장인물 묘사(그림)도 좋았다. 오랜만에 '작화'면에서 만족스러운 작품을 만났다. 다만 스토리 면에서 생경한 주제, 지루한 전개 때문에 흥미가 반감되었다. 큰 지진발생 후 여진 상황이 자주 연출되면서 식상했고, '주제'의 특성한 시종일관 '어두운 분위기'로 일관한 점이 아쉬웠다. 물론 무성의한 시청이 흥미 반감의 가장 큰 이유다.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나 화려한 작화를 기반으로 하는 작품들을 제외한 일상을 다룬 작품들은 그만의 장점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2시간 이내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아닌 20분씩 10여편 이상을 상영하는 장편 애니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경우 '일상'의 경험을 뛰어넘는 특별한 캐릭터와 스토리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원령공주'와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에서는 자연(숲)이 가진 영험한 기운을 중심으로 풍부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창조 캐릭터'를 등장시켰다. 실제로 일본 각 지방의 전설을 다룬 애니메이션들이 많은 이유도 그 '주제' 자체만으로 영화나 드라마 같은 '리얼 콘텐츠'와의 차별성이 부각되기 때문일 것이다. 

컴퓨터 그래픽의 발전으로 애니메이션의 '입지'가 갈수록 위협을 받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영화 '아바타'의 등장과 성공은 과거 영화에서 구현해내지 못했었던 '애니메이션의 영역'을 영화나 드마라에서 자유자재로 침범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3D 애니메이션의 경우 그것이 또다른 기회로, '영화+애니메이션'의 형태로 그 영역을 확대할 수 있지만, 2D 애니메이션만으로는 경쟁력이 약할 수 밖에 없다. '2D 애니메이션'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일본의 '애니메이션계'가 과연 이 변화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자못 궁금하다. 

내가 좋아하는 2D 애니메이션의 두 작품은 '초속5센티미터'와 '허니와 클로버'이다. 두 작품 모두 보편적으로 흥행한 작품은 아니지만, 나름의 시청자층을 확보하면서 사랑을 받았다. '허니와 클로버'의 경우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지만, 애니메이션보다 못하단 느낌을 받았다. '초속5센티미터'의 강점은 바로 현실보다 더 아름답게 그려진 '작화'와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는 '내면 독백'에 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두 가지 장점을 조합함으로써 자신만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허니와 클로버'는 다분히 일상적인 스토리와 평범한 작화 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누구나한테나 해당될만한 대학생들의 일상적이면서도 진지한 고민을 유쾌한 유머를 곁들여 보여줌으로써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주지 못하는 애니메이션 특유의 '작화 유머'를 잘 활용했다. '작화 유머'라고 하면 실제 인물이 지을 수 없는 '유머스러운 표정'이나 '행동'을 활용한 유머를 지칭하는 셈이다.

여튼 '도쿄매그니튜드8.0'의 보기좋은 작화와 잔잔한 스토리 덕분에 기분이 좋아졌다.        
:
Posted by retriever
2009. 10. 4. 21:52

스케치북, 히라이케 요시마사 애니2009. 10. 4. 21:52

'아'라는 짧은 탄성은 귀여운 주인공 여자아이의 가장 매력적인 대사이다. 말을 하는 쪽보다는, 하지 않는 쪽을, 마주치는 쪽보다는 피해가는 쪽을 좋아하는 여자아이를 주인공으로 삼아 별볼일 없는 일상을 다룬 '치유계 애니메이션'이다. 어떤 비현실적이거나 판타지적 요소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입장이어서 '일상'을 소재로 삼았다는 말에 기대가 컸었다. 하지만 그 일상이 너무 '무미건조'하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랄까.

'허니와 클로버'와는 다소 성격이 달랐다. '허니와 클로버' 역시 일상적인 소재를 다루는건 비슷하지만, '스케치북'의 일상보다는 다소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들이다. 사랑, 아픔, 고민, 방황 등의 다양한 정서들이 버무러져 있다. 그 정서를 바탕으로 스토리가 구성되어 각 편마다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하지만 '스케치북'은 그저 길을 가다가 고양이를 만난다거나, 소풍을 갔는데 비가 오고 무지개가 생겼다거나... 문득 어떤 순간에 의미를 부여해볼 수도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무심코 지나치는 아주 사소한 일상이다. 극적 요소가 전혀 없는, 마치 바람한 점 없는 해수면을 바라보는 듯한 '무료함'이 뒤따른다.
 
평범한 일상을 사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주인공 여자 아이는 꼭 만나보고 싶을 만큼, 호기심이 생기는 캐릭터다. 주변의 풍경을 담고 싶어 스케치북을 항상 제 몸의 일부처럼 달고 다닌다. 각 편의 인트로 주제음악이 흘러나오는 중에 보여주는 풍경은 이 애니메이션을 '몇 장면'으로 압축하고 있는 것 같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것 같고, 덥지 않을 만큼 따사로운 햇살이 머리카락을 어루만지고, 단잠을 충분히 자고 일어난 잠자리들이 논 둑위를 날아다니는 그런 풍경. 스케치북 안에 꼬옥 담아두고, 간직하고픈. 

사람들은 과장하여 말한다. 눈으로 보는 그 아름다운 풍경 속에는 우리가 느끼고 싶어하든 풀내음이 있고, 바람을 맞이하는 촉감이 있다고. 마치 눈을 감으면 그 풍경 속에 서 있는 것처럼. 
:
Posted by retriever
2009. 8. 17. 17:25

코렐라인 : 비밀의 문, 헨리 셀릭 애니2009. 8. 17. 17:25

개인적으로 기대한 것에 미치지 못했으나, 네이버 평점 및 리뷰를 보니 적어도 영화를 본 관객들의 공감을 많이 얻은 작품. 상상과 현실의 두 세계를 경험하는 코렐라인의 이야기를 그렸다. 다코타 패닝이 코렐라인의 목소리 연기를 했고, 크리스마스의 악몽의 '헨리 셀릭'이 감독한 작품이다. 크리스마스 악몽을 감독했다고 하시니, 또 달리 보이는게 사실이다.


아무생각없이 무심코 본게 사실이지만, 그렇게 볼 애니메이션은 아닌 것 같다. 크리스마스 악몽과 유령 신부와 마찬가지로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이라고 한다. 스톱 모션이라는 제작 형식에 들어가는 그 정성과 시간은 놀라울 따름이다.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그저 보는 것만으로 경탄했을 것이다. 다만 상상력 시나리오. 그 부분도 놀랍지만 아직 그 정도까지 이해의 폭과 공감의 깊이를 보여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 다시 한번 보게 될 애니메이션.
:
Posted by retriever
잔잔한 애니메이션으로 2기을 먼저 보게 되었다.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형식이 분명하지만, 극적인 반전이나 긴장감이 없는 탓에 흡인력은 다소 떨어졌다. 더불어 '허니와 클로버'처럼 특별히 감정적 교감을 느낄만한 부분도 없었을뿐더러, '요괴'를 소재로 한 다소 비현실적인 내용 때문에 재미가 반감되었다. 깔끔한 작화는 마음에 들었고, 특히나 요란스럽지 않게 등장인물도 잘 그려진 것 같다. 고양이 센세와 주인공이 서로 장난칠때의 유쾌한 장면들도 있었다. 좋은 풍경이 많아 캡쳐 장면 몇개만 올리겠다.


주인공 나츠메가 어렸을 적 아버지와의 추억을 회상하는 그림이다. 


좋아하는 해질녘 풍경 그림. 시골 마을의 정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물감이 번지듯 아름답게 묘사된 눈덮인 정경. 나란히 늘어선 전봇대며 가지런한 전깃줄에 마음이 편안하다.
 

또다른 해질녘 풍경 하나. 노을빛에 반사되어 물빛이 진한 붉은빛이고, 다리는 길게 그림자를 늘어뜨리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보았을 법한 한적한 시골의 늦은 오후이다. 


잘 그려진 주방 풍경. 붕어빵을 구워내는 요리기구인 듯 싶다. 서랍이며 가스레인지이며 심플하게 잘 배치된 손잡이가 정결한 느낌을 준다. 


여행을 가는 세친구를 먼 그림으로 잡은 장면이다. 투명한 물빛에 반사된 세 사람의 그림자가 인상적이다. 


고양이 선생을 데리고 밤에 연못 앞에 선 주인공 나츠메. 그림 밖의 여운에 차분해지는 장면.


주인공 나츠메와 고양이 선생을 담은 마지막 그림이다. 10여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111장면을 캡쳐했다. 더없이 마음에 드는 풍경들이라 계속한다면 한정없을 것 같다. 그림체 덕분에 前편도 기회가 된다면 꼭 봐야겠다. 
:
Posted by retri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