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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6. 15:26

도쿄 매그니튜드 8.0, 타치바나 마사키 애니2010. 2. 6. 15:26

지진을 주제로 다룬 일본 애니메이션. 지난해 방송된 작품이다. 지진 피해를 자주 입는 일본에서 '주제'로 삼을 수 있는 테마라고 생각한다.
 
섬세하면서도 깔끔하게 잘 그려진 풍경이 마음에 들었고, 화려하지 않은 등장인물 묘사(그림)도 좋았다. 오랜만에 '작화'면에서 만족스러운 작품을 만났다. 다만 스토리 면에서 생경한 주제, 지루한 전개 때문에 흥미가 반감되었다. 큰 지진발생 후 여진 상황이 자주 연출되면서 식상했고, '주제'의 특성한 시종일관 '어두운 분위기'로 일관한 점이 아쉬웠다. 물론 무성의한 시청이 흥미 반감의 가장 큰 이유다.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나 화려한 작화를 기반으로 하는 작품들을 제외한 일상을 다룬 작품들은 그만의 장점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2시간 이내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아닌 20분씩 10여편 이상을 상영하는 장편 애니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경우 '일상'의 경험을 뛰어넘는 특별한 캐릭터와 스토리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원령공주'와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에서는 자연(숲)이 가진 영험한 기운을 중심으로 풍부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창조 캐릭터'를 등장시켰다. 실제로 일본 각 지방의 전설을 다룬 애니메이션들이 많은 이유도 그 '주제' 자체만으로 영화나 드라마 같은 '리얼 콘텐츠'와의 차별성이 부각되기 때문일 것이다. 

컴퓨터 그래픽의 발전으로 애니메이션의 '입지'가 갈수록 위협을 받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영화 '아바타'의 등장과 성공은 과거 영화에서 구현해내지 못했었던 '애니메이션의 영역'을 영화나 드마라에서 자유자재로 침범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3D 애니메이션의 경우 그것이 또다른 기회로, '영화+애니메이션'의 형태로 그 영역을 확대할 수 있지만, 2D 애니메이션만으로는 경쟁력이 약할 수 밖에 없다. '2D 애니메이션'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일본의 '애니메이션계'가 과연 이 변화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자못 궁금하다. 

내가 좋아하는 2D 애니메이션의 두 작품은 '초속5센티미터'와 '허니와 클로버'이다. 두 작품 모두 보편적으로 흥행한 작품은 아니지만, 나름의 시청자층을 확보하면서 사랑을 받았다. '허니와 클로버'의 경우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지만, 애니메이션보다 못하단 느낌을 받았다. '초속5센티미터'의 강점은 바로 현실보다 더 아름답게 그려진 '작화'와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는 '내면 독백'에 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두 가지 장점을 조합함으로써 자신만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허니와 클로버'는 다분히 일상적인 스토리와 평범한 작화 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누구나한테나 해당될만한 대학생들의 일상적이면서도 진지한 고민을 유쾌한 유머를 곁들여 보여줌으로써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주지 못하는 애니메이션 특유의 '작화 유머'를 잘 활용했다. '작화 유머'라고 하면 실제 인물이 지을 수 없는 '유머스러운 표정'이나 '행동'을 활용한 유머를 지칭하는 셈이다.

여튼 '도쿄매그니튜드8.0'의 보기좋은 작화와 잔잔한 스토리 덕분에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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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ri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