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5

« 2024/5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2010. 8. 16. 22:46

픽사이야기, 데이비드 프라이스 도서2010. 8. 16. 22:46

픽사. 정말 놀라운 회사다. 애니메이션에 대한 그들의 열정도 놀랍고, 그런 결과로 탄생한 작품들도 놀랍다. 보다 일찍 픽사와 그 애니메이션들을 알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다. 일찍 알았더라면 내 삶에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쳤을 것도 같다. 벅스라이프나 인크레더블, 니모를 찾아서 같은 애니메이션을 접했지만, 사실 그 당시에는 그것을 제작한 회사가 픽사라는 것은 그다지 중요한 사실이 아니었다. 내가 애니메이션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오히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초속 5센티미터'였다. 실사와도 같은 섬세한 작화에 강한 인상을 받았었다. 인간의 손끝에서 그런 창조물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에서 '예술의 경지'를 체감한다고 느꼈다. 그래서 다른 창조물들에도 관심이 생겼다. 알고보니 그 전에 이미 많은 작품들이 만들어졌었고, 하나같이 놀라운 그 작품들의 뒤에는 항상 '픽사'가 있었다. 신카이 마코토도 픽사도, 그들의 넘치는 열정을 쏟아서 그들의 생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그 족적을 통해 개인적으로도 자기 만족을 했고, 또한 세상 사람들까지 감동시켰다면 더없이 보람찬 일이 아닐 수 없다. 

'픽사이야기'에서는 픽사라는 회사가 설립되는 시기부터 디즈니에 인수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부터 영광의 시절까지 20여년간의 역사가 마치 하나의 영화처럼 펼쳐져 있다. 픽사의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픽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난다는 기분을 느낀다. 애니메이션의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감성과 유쾌한 언행은 단순히 영화를 위한 시나리오가 아니라 작품을 만든 주인공들의 삶에 녹아있는 철학 같은 느낌이 든다.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책과 영화에는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방식,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담겨 있다. 오랫동안 축척된 경험과 고민의 흔적, 지적 자산이 모여서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애니메이션의 기술적 정교함을 위해서 꾸준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완벽성을 기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미세하더라도 조금씩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이다. 회사든 개인이든 무형의 자산을 꾸준히 축적해나갈 필요가 있다. 회사라고 하면 인재관리나 프로세스 노하우, 서비스 밸류 등일테고, 개인이라면 자아계발, 인적 네트워크 등이 해당될 것이다. 토이스토리를 내놓고 벅스라이프라는 애니메이션을 내놓는데는 불과 3년밖에 안걸렸지만, 그것은 픽사가 토이스토리를 세상에 내놓기 위해서 투자한 10년이라는 시간이 합하여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축척된 자산과 노하우가 지금의 픽사를 만든 셈이다.

픽사는 컴퓨터 그래픽을 통한 3D 애니메이션 분야를 개척하고,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애니메이션 회사들에게도 동기를 부여해주었다. 오랫동안 2D 애니메이션 세계에서 절대 강자의 자리를 지키던 디즈니도 3D를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고, 드림웍스나 21세기 폭스와 같은 회사들도 부단히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 2-3년간 이들 회사가 시장에 내놓은 작품들을 보면 하나같이 완성도가 높다. 픽사가 만들어놓은 높은 '스탠다드' 덕분에 관객들은 질높은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셈이다. 

애니메이션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인형, 자동차, 동물 등 다양한 존재들에게 생명과 언어, 사고를 불어넣는다는 점이다. 픽사는 스스로가 만든 애미메이션의 주인공들처럼 역경과 위기를 극복하고, 멋진 헤피엔딩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더불어 주인공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었던 것처럼, 내 삶에도 어떤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Posted by retriever
2010. 8. 7. 16:19

여자의 일생, 기 드 모파상 도서2010. 8. 7. 16:19

한 여인의 불행한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주인공 잔의 일생이 불행하게 여겨져야 하는 이유는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서 여성들이 갖는 '한계'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녀들에게 행복한 일생이란 다분히 '교과서'적이었을 뿐이니까. 당시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많은 소설들은 '답답한 여자의 일생'을 담고 있다. 입장은 바뀌었지만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에서도 그 점이 역력히 드러난다. 일생을 행복으로 이끌어줄만한 동력... 시대와 자신을 비로소 배반해야만 다양한 선택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가정이라는 조그만 울타리 안에서 그녀들이 애정과 열정을 바쳐 매달릴 수 있었던 것은 기껏해야 남편의 성공과 아이들의 성장, 개인의 고상한 취미 정도였을 것이다.

매번 고통스러우면서도 현실에 수긍해 나가는 주인공 잔의 모습은 답답하면서도 애처로운 모습이었다. 스스로가 덫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매번 그 덫으로부터 빠져나갈 궁리를 하면서도, 늘상 그 벽을 넘지 못한다. 체념에서 포기로, 포기에서 또다른 집착으로 그녀의 삶은 매번 수렁을 향해 간다. 자연과 일상에 대한 벅찬 감동으로부터 벗어나 현실의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순간부터 그녀의 삶은 비극을 예고한 셈이다. 결혼에서부터 생의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삶은 오로지 '사람'이 전부였다. 자신의 삶을 다른 이에게 저당잡힌다면 그것만으로도 스스로의 인생을 '감옥'에 가두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 요즘은 시대적 상황이 많이 변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무엇보다도 '자유 의지'의 발현 기회가 더없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아직도 많은 이데올로기와 사회적 제도가 인간을 구속하고 있고, 최소한의 공동체적 기능을 위한 틀을 제외하고 자유스러워질 부분은 많지만, 잔의 시대에 비하면 이른바 '자유의 시대'다. 개인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 가꾸어나가는데는 무엇보다도 개인의 '의지'가 중요하다. 구시대의 가치관이나 다른 사람과의 지나친 관계로부터 독립이 그런 자유의 토대가 된다. 프름은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톱니바퀴처럼 정해진 역할과 위치에 익숙해져버린 현대인들의 나약함을 묘사한 바 있다. 오랫동안 가정 주부로 살아오신 우리나라의 50대 어머니들이 자녀들이 모두 성장한 후에도 지난 삶의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일지 모른다. 자유를 꿈꾸지 않는다면, 무엇이 '자유'인지 규정하기도 쉽지 않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알 길이 없다. 지나치게 세분화되고, 물질만능의 경쟁사회에서 현대인들은 또다른 이유로 자유를 두려워한다. 자유를 얻기 위해 치러야할 대가가 번거롭고, 무섭기 때문이다.

자유로워지기 위해서 우리는 과거와 미래로부터, 그리고 타인으로부터, 그리고 일정부분 공동체로부터 멀어질 필요가 있다. 우리를 속박하는 것은 대부분 우리의 관념과 기억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사회적인 제도 등이다. 하나의 삶에 길들어진 잔은 용기있게 현실을 거부하고 다른 삶으로의 이탈을 꿈꾸지 못했다. 지금의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여러가지 삶을 대비하고, 상황이 변했을때 반갑게 그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의 환경이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갈때, 그것을 바꿀 수 없다면 과감하게 떠날 수도 있어야 한다.   
:
Posted by retriever
2010. 8. 1. 21:58

화폐전쟁, 쑹훙빙 도서2010. 8. 1. 21:58

최근 세계 경제를 바라보고, 또 중국 경제를 걱정하는 중국 경제학자들의 책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중국이 향후 미국을 위협할만한 경제 대국 또는 세계 패권국가로 성장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 경제학자들의 여러 시선들은 대개 중국 내부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화폐 전쟁'에서 저자 쑹훙빙의 논조는 자본을 거머쥐고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세력들이 누군지 명확하게 파악을 하고, 그에 대비해서 중국 경제를 그들로부터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화폐권력을 미국으로부터 빼앗아와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것은 곧 중국의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삼자는 이야기인데, 현재 기축통화인 달러의 힘이 미국을 지탱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언제나 절대 통화가치로서의 위상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금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고, 전쟁이 끊이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도 답을 주고 있다. 

인류는 오랜 역사를 거쳐 왔지만, 그 오랜 시간동안 지구상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던 날은 아주 미미하다고 한다. 인류가 보다 진보했다고 믿어지는 현대 사회라고 해서 더 평화롭고 화목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명을 대량으로 살상할 수 있는 위협적인 무기들의 생산을 부추겨서 결과적으로 대규모 전쟁이나 참사를 야기한 면이 없지 않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여러 속성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기도 할테고,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근절되지 않을 것만 같은 '도돌이표'다. 그러한 가정에서 출발을 하다보면, '화폐전쟁'에서 제시하고 있는 일면 음모론과도 같은 주장은 나름 일리있는 면이 있다. 누구나 인간이라면 그럴 수 밖에 없다는 당연한 가정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통화량'에서 시작해서 '통화량'으로 끝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러고보면 세상에서 가장 생기지 말아야 했을 분야가 바로 '금융'이 아닌가 싶다. '금융'이라는 것이 탄생함에 따라 사람들은 이제 정직한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게 되었다. 노동을 해서 가치를 창조하는 것보다 '금융'을 통해서 자본의 가치를 부풀리는 것이 훨씬 더 생산적인 일이 되었다. 더욱이 '금융'은 극단적으로 빈부의 격차를 유도하는 면이 있다. 소수 자본은 항상 거대 자본의 먹이가 된다. 그것은 주식시장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거대 자본은 자본의 움직임을 통해서 얼마든지 소수자본을 먹어삼킬 수 있다. 성공한 소수 자본은 얼마나 거대자본의 뒤꽁무니를 잘 쫓아가느냐에 달려 있다. 외국인 투자 성향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투자하라고 개미투자자들에게 주문하는 것은 바로 그런 점을 염두해둔 권유인 셈이다. 책에서도 '자본'과 '금융'을 지배하는 자들의 속셈을 면밀히 드러내고 있다. 금본위제의 화폐 제도에서는 통화 팽창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이른바 '돈 놓고 돈 먹기' 장사를 할 수가 없다. 따라서 통화를 팽창시킴으로써 현재 시중의 화폐 가치를 하락시키고, 또다른 작전을 통해서 시중 자본을 흡수하는 작전을 취한다. 신자유주의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는 현대의 자본주의는 마냥 '저축'을 통해서 자산을 축척하는 개인들을 비웃고, 자꾸만 그들을 '금융'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거대 자본은 먹이를 노리고 있다가 기회가 왔다 싶으면 맹공을 퍼부은다. 저자 쑹훙빙은 일본의 버블 붕괴와 아시아의 경제위기 모두 그런 의도된 시나리오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 나라와 또 세계의 일부 지역의 경제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들로 인해서 때론 흥하고 때론 침체하기 마련이지만, 명확한 자본의 속성과 실체를 논거로 제시하다보니  저자의 주장이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역자는 책의 서문에서 저자의 말을 반만 믿고 반은 버리라고 한다. 즉, 절반은 사실이고, 절반은 소설이라는 이야기다. 물론 모든 이야기들이 미리 정해놓은 시나리오처럼 척척 아귀가 맞는 것은 소설 속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다. 하지만, 자본주의의와 거대 자본의 속성에 대해서는 꼼꼼하게 잘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인간과 자본의 이기적인 속성을 고려하면, 그 주체가 누가 되었든 비슷한 결론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현대 자본주의에서도 현재진행형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일 것이다. 과연 경제라는 것이 절대적인 '시장의 힘'에 좌우되는 '인간의 의지 그 너머의 영역'에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몇몇 소수 거대 자본을 거느린 '인간의 의지'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인지 의아할 수 밖에 없다. '소수자의 의지'에 따라 변하고 달라지는 것이 경제라면, 바라보는 관점부터 달라지기 때문이다. '경제'라면 일가견이 있는 '엘리트'들을 중심으로 경제 정책이 만들어지고, 나름 '금융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미래의 시장을 예측하느라 여념이 없지만, 과연 그들도 한낮 '자신의 운'에 의지하고 있는 것일 뿐일까. 한때 주식도, 펀드도, 부동산도 '지적 우위'의 바탕 위에서 훨씬 성공적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것만도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Posted by retriever
2010. 7. 29. 22:59

지식채널e 1~3권 도서2010. 7. 29. 22:59

군대에서 알고 지냈던 동생 때문에 EBS의 지식채널이라는 TV프로그램을 일찍이 알고 있었지만, 관심있게 챙겨보진 않았었다. 그러다가 광우병 파동이 일었을때 지식채널 프로그램이 일약 전국구 스타가 되었다. 사연인 즉 프로를 담당하던 PD가 '보복성 인사'의 피해자라고 인터넷에 글을 띄운 것이다. 당시 지식채널에서는 영국의 광우병 소동을 예로 들면서, 미국산 소고기 수입의 위험성에 초점을 맞추어 프로그램 구성을 했고, 이에 미운털이 박힌 탓에 프로그램 하차 압력을 받았다는 것이다. 사실이라면 권력을 가진 사람 입장에서 참으로 옹졸한 짓을 한 셈이다. 방송이 '공정한 보도'를 하지 못한다고 지탄을 받아야 한다면, 지탄을 하는 주체는 '시청자'가 되어야 하고, 그 '시청자'의 여론이라는 것도 다수라는 것이 확실히 입증될 때만이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 무조건 보수 아니면 진보라는 이분법적인 극단성은 우리나라 정치 및 사회의 고질병이 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한 이분법적인 극단의 첨답 위에서 '공정'을 논한다 한들 편향된 시각일 뿐이다. 결국은 모두가 '공정'을 논하지만 궁극적으로 모두에게 '공정'한 언론은 없게 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언론사 또는 언론 종사자들이 사안에 따라서 개별적으로 '성향'을 갖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모든 역사엔 '가치 판단'이 저변에 깔려 있다. 어떤 식으로든 제작자의 의중이 결과물에 반영될 수 밖에 없다. 

'공정 보도'를 명목으로 언론사들의 주리를 틀어막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 더불어 언론의 자유를 지금보다 더 확대해야 한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공정 보도나 편파 보도란 단어 자체에 집착하는 것을 떠나 취사 선택을 통해 균형잡힌 시각을 갖도록 해야 한다. 극단적인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국가와 공공기관은 방송회선을 관리하는 역할에 충실하고, 각 프로그램의 제작 및 편집은 민간에 맡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모든 분야에 있어서 '민영화'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론이 다양해지고 우리 사회의 목소리 역시 풍성해지는 것은 좋은 방향일 뿐만 아니라 인터넷 등 여론형성 통로가 광범위해짐으로서 '언론의 통제력'이 약화되고, 누구나가 정보의 생산자와 소비자를 겸하는 추세는 굳이 누군가의 바램에 의해서 이루어진다기 보다 거대한 시대적 흐름으로 보인다. 이 하늘 아래 유일하게 '공정'해야 하는 집단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정부'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러한 '공정함'은 '제도'와 '정책'을 통해서 그 토대를 단단히 할 수 있다.

'보복성 인사 논란' 때문에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흘렀다. '지식채널'은 5분짜리 짧은 영상과 음성 메세지를 담은 프로그램인데 제작진이 그 5분을 위해서 자신들의 '23시간 55분'을 담았다고 할만큼 응축적이고, 함축적인 메세지를 담고 있다. 진하고 밀도가 있으며 5분을 보고 한시간을 생각하게 되는 근래에 보기 드문 '훌륭한 프로그램'이라는 찬사가 많다. 더불어 평소에 생각해보지 못하고, 미처 살펴보지 못한 우리 주위의 소외받는 모든 것들을 애정어린 시선에 담았다. 휴머니즘이 가득하고, 일면 '무정부주의'적이기도 하다. '지식채널'을 보게 되는 순간 우리는 치열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응축된 메세지인 탓에 그 메세지를 풀어서 더 깊은 내막을 알고 싶기도 하고, 궁긍적으로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깊이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KBS에서 하는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1%의 하층민의 삶을 조명하면서 우리 사회의 온정을 함께 나누자는 취지로 매주 한편씩 방송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식채널처럼 그 프로그램을 보고 있을때도 비슷한 느낌을 갖게 된다. 사회 한 구석에서 가난하게 살아가고 있는 그 모습에서 '공동체의 비애'를 느낄 수 밖에 없다. 그 시간만큼은 '내 삶'이 아닌 '타인의 삶'으로 대치된 느낌을 받는다.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이 맞는 길인지, '자신의 삶'과 '타인의 삶'이 잘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지... 개인은 오직 자신만의 이익에 목을 매다보면 그것으로 공동체의 최대 이익이 실현된다는 '자본주의'에 살고 있는 우리게에 선택의 여지란게 있는걸까.

책은 5권까지 출판되었지만, 의도적으로 3권까지만 샀다. 단순히 소설처럼 읽고 넘어가려고 해도 담고 있는 소재와 메세지가 그것을 허락치 않는 탓이다. '내 삶'이 '타인의 삶'으로 대치되는 불편한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자칫 '내 삶'을 잃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
Posted by retriever
2010. 7. 15. 18:27

주식 천재가 된 홍대리, 최승욱 도서2010. 7. 15. 18:27

그동안 읽은 '개미들을 위한 주식투자서'에서 한결같이 장기투자와 인내심을 최고의 투자 요건으로 꼽았었다. 차트를 믿지 말 것이며, 우량주 중심으로 안전 지향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고 권고했다. 실제 주식 공부좀 했다고 하는 사람들, 전문 투자자가 되었다는 사람들, 재야에서 한껏 이름을 날린 사람들... 하지만 거의 모든 개미들은 언제나 기관과 외국인의 밥벌이에 일조했을뿐, 패가망신은 물론이고 자살에까지 이른 사람들도 많다. 실제 개미투자자들이 즐겨찾는 '팍스넷'이라는 주식사이트의 자유게시판을 보면 별의별 이야기가 많다. 그 중에서도 '우울한' 회한이 주를 이룬다. 그것을 생각하면, 왜 주식투자 입문서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책들이 하나같이 '조심하세요'를 외치는지 납득이 간다. 

'주식 천재가 된 홍대리'는 주식투자에 관한 이야기를 소설 형식으로 꾸며 큰 반향을 얻은 책으로, 꽤나 널리 알려져 있다. 증권회사에서 근무하는 젊은 커리어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아 준비에서부터 실전까지의 과정을 그렸고,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투자 기법 및 요령을 다루고 있다. 기존에 읽은 책들과는 사뭇 다른 논조로 차트를 비롯, 여러가지 기술적인 투자기법을 강조하며 우량주 중심의 중장기 투자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어 투자 전략을 세우라고 말한다. 실제로 투자기법 교육을 받은 홍대리가 단기간(6개월)만에 자산을 세배 가까이 늘리게 된다는 결론은 여러모로 독자를 현혹시킨다. 이를테면 '위험'을 경계하라는 이야기보다 '기회'를 잡으라는 식이다. 

더불어 책 속의 주인공인 시우의 남자친구로 '석기'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한마디로 전형적인 '성실모범형' 인물이다. 교수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또 소설을 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인물로 '물질적인 가치'보다는 '정신적인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 소박한 삶의 목표가 책에서는 다소 무능하게 비추어지는 경향이 없지 않았다. 정당한 노동의 댓가에 만족하고 살아가는 것보다 '투기적인 재테크'가 당연하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 다소 씁쓸했다. 나 역시 '물질적 가치'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람이지만.  

책 속의 이론들이 실제 상황에서 모두 잘 들어맞는 것은 아니겠지만, 나름 일리있는 기법들이 많이 소개되었다. 더불어 투자의 성격을 떠나 시장의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내용도 소개되어 유익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다시 곱씹고 싶은 내용들을 간추려 보았다.     


기업가치 판단시 고려사항

* PER : 주가 / 주당순이익
*부채비율 : 부채 / 자본금
* 유보율 : 유보현금 / 자본금
* 자기자본이익률 : 1년간 당기순이익(자산매각, 유가증권 평가익 포함) / 자기자본
* 영업이익률 : 순수 영업이익 / 매출액
* 배당율 : 배당금(주가) / 주식액면가(액면가)
* 배당수익율 : 배당금(배당총액) / 시가총액
* 자사 주 매입 후 소각하는 기업 주목
* 적자 감소 추세가 흑자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지 주목할 것.
* 전체주식 가운데 5% 이상 보유하면 5일 이내에 신고(M&A 가능성 여부 주목)
* 거래량이 많은 거래가에서 10% 이상 오른 지점에서 노는 종목(거래량 많은 지점에서 지지가격대 형성)
*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계단식 상승하는 종목
* 외국인 매수 종목을 찾아내고, 장이 상승 쪽으로 턴하면 분할 매수
* 외국인 거래가 없다가 외국인이 처음으로 입질하는 종목(미끼 물량인지 구분)
* 해외IR을 준비하는 종목
* 외국인 지분율과 역배열 주가를 보이는 종목
* 10일 이상 계단식으로 천천히 20~30% 상승이 진행된 종목
* 거래량이 점증적으로 증가하는 종목(평균거래량 기준 100% 증가)
* 매도 타이밍에 대한 원칙 필요(갭하락 회복시간, 20일 이동평균선, 3일 연속 하락 등)
* 드라이브 이론 : 위기시점에서 무조건 안전, 기회시점에서 최대한 가속

:
Posted by retri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