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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7.16 2014.07.16 / 허삼관 매혈기 / 위화
2014. 7. 16. 23:29

2014.07.16 / 허삼관 매혈기 / 위화 도서2014. 7. 16. 23:29

요즈음 책에서 마음의 평온을 얻고 있다. 독서는 마음의 안식처이다. 

열정적으로 열중하고 조급했던 지난 몇년도 의미가 있었지만 지금의 변화는 보다 큰 뜻이 있는 것 같다.

지나치게 힘을 쏟다가 지쳐 쓰러질 수 있었다.

자의는 아니지만 여기가 어디인지.. 나는 무언인지.. 다시금 생각할 계기를 갖게 되었다. 

최근에 힘든 가족사를 겪고 난 후에 결혼을 해서 아기까지 갖게 된 가수 장윤정의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일.. 다른 사람들에게는 너무도 평범한 일일 수 있지만.. 그녀에겐 매일이 행복하다고.

힘든 시간들을 거치지 않았다면 장윤정은 그런 소소한 행복을 당연하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또한 소소한 행복에 길들여져 힘든 시간들이 기억속 저편으로 사라질때쯤 무감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삶은 럭비공처럼 예고없이 튀기도 하지만 트랙의 레일처럼 돌고 도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인생을 이야기하는 위화의 또다른 소설을 만났다. 첫번째 만남은 '인생'이었고 흡족한 경험이었다.

내가 한국 사람으로서 한국의 보편적 정서에 자연스럽게 부합하는 사람이라는 가정 하에,

푸구이 노인의 담담한 회고를 바탕으로 했던 '인생'은 우리의 정서와 많이 부합한다고 느낀 반면..

'허삼관 매혈기'는 중간중간 극단적 언행에 뒤따르는 불편감이 존재했다. 

푸구이 노인이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고 느꼈다면 허삼관은 삶 뿐만 아니라,

캐릭터 자체도 극적인 느낌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허삼관 역시 삶을 받아들이고 순응하며 결국 극복하여.. 그네들의 인생을 만들어냈다. 

푸구이 노인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과정은 힘이 겹지만 결과는 담담해서 허무해지기까지 한다. 

불가항력의 운명과 불행..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도 결국 중요했던 것은..

'치열한 생명력'이었던 것 같다. 순간순간에 충실했던 삶이 결국 그들에게 미래를 보장했다. 


새옹지마.. 인생의 빛과 그림자가 네 글자 안에 담겨 있다. 

삶은 참 극적이다. 두달 전만 해도 무료하기만 했던 나는 지금 그때가 미치도록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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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ri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