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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6. 15. 21:44

KBS 일요스페셜 '북한의 식량위기' 방송2008. 6. 15.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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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 is Person

우연히 저녁을 먹다가 KBS 일요스페셜을 보게 되었다. 북한의 식량위기와 남북관계에 관련된 소재를 다루었다. 여전히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한 수준이고, 경색한 남북관계로 인해 최근 남북간의 식량원조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고 했고, 중국과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 또는 표면적으로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식량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북한의 식량위기도 사실 쉽게 이야기할 문제는 아니다. 국가간의 문제이기도 하고, 이런저런 국제적인 이해관계도 얽혀 있다. 북한의 체제와도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고, 우리나라 국민들의 여론도 중요할 것이다. 미국, 중국, 일본 등의 주변 국가들이 북한의 식량난을 우려하고 또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식량과 에너지를 제공한다고는 하지만, 그것 역시 이면에 다른 목적과 의도를 지니고 있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가 지금 '소고기'로 어지러운 만큼, 북한의 주민들 역시 '먹거리'의 문제가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얽혀 있다는 것이 꽤나 불쾌한 일일 수도 있을 것이다.


퍼주기 논란

지난 10년간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햇볕정책'을 고수했다.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대북 식량 원조에 적극적이었고, 북한과 대화를 하고 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다. 어떻게 보면 다소 낮은 자세로 임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이 북한을 개방의 길로 이끌고, 또 그 과정에서 남한이 보다 중추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향후 '통일 프로젝트'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런 만큼 퍼주기 논란도 심했다. 일방적으로 원조한 식량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사용되지 않을 수도 있고, 또 그런 식으로 퍼준다고 해서 북한의 체제가 변한다거나 또는 전향적인 자세로 남한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일방적인 짝사랑으로는 사랑을 이룰 수 없는 것처럼. 우리가 주는만큼 너네도 성의를 보여라, 고압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한 우리도 모르쇠하겠다.

'햇볕정책'의 10년이 끝나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일방적인 퍼주기를 주장하며 우리나라의 대북정책이 변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야당이 여당이 된 셈이다. 신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100여일이 지났고, 이런저런 다른 국내 문제 때문에 남북관계가 부각되지 못하였지만, 식량 문제와 관련해서도 남북관계는 경색되어가고 있고, 대화마저 단절되고 있다. 말 그대로 북한이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자세이다.

그 과정에서 중국은 조건없이 북한에 식량지원을 했고, 핵 문제와 관련해서 미국과 직접 협상을 벌이고 있는 북한은 미국으로부터도 식량지원을 받았다. 양국간의 관계도 날로 개선되어 가는 형국이다.


식량지원, 그 끝은...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맞물려 있고, 또한 땅덩어리는 맞대고 있는 분단된 반쪽이자, 또 한편으로는
서로 다른 체제를 유지하면서 총칼을 겨누고 있는 입장에서 '오로지 인도주의적'이라는 말은 어불성설일지 모르겠다. 단순히 소말리아와 같은 아프리카의 한 나라에 식량지원하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굶주린 국가에게 식량지원을 한다고 해서 정부를 탓하는 국민은 별로 없다. 하지만 북한은 경우가 다르고, 국민들의 생각들도 다른 것 같다.

첫번째 문제는 북한을 동포로 규정하느냐, 적으로 규정하느냐이다. 적에게 먹거리를 제공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동포나 주민은 불쌍하나 체제가 다른 이상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체제와 주민을 굳이 분리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그럴 경우 논의는 평행선을 달리게 되고, 시간만 허비하게 되기 때문이다. 장기적이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통일'을 목표로 삼을지, 아니면 완전히 다른 국가와 체제로 인식해 '남의 일'로 치부할지에 대한 결론부터 나와야 한다.

최근 통일에 대해 '꼭 해야한다'고 생각하는만큼 '안해도 된다'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위 문제에 대한 여론이 어떨지 자못 궁금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식의 입장을 취하든 미래는 누구나가 고민할 수밖에 없다. 남북간의 문제는 향후 동북아 정세와 국제 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입지와 경쟁력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를 키우고, 또 향후에 더 잘사는 나라를 후대에 물려주고 싶은 이 땅의 아버지, 어머니 들이라면 '통일'이 향후 우리나라의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합리적인 판단을 해야만 할 것이다.

남북간에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에서 북한 문제를 놓고 주도적인 입장에 설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변 국가들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남북간의 직접적인 관계가 어느 정도 중요성을 지닐까에 대한 문제이다. 안타까운 것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그 어느 나라도 우리나라의 입장을 딱히 고려해주지는 않는다는 데 있다. 외교력을 발휘하여 주변국가들의 '합의'를 이끌어내고, 6자회담과 같은 자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낸다면 상관없지만, 지금의 상황을 볼때도 미국과 중국은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태도로, 북한과 직접 협상에 임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조그마한 북한이라는 나라를 얼르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면서 왜 그렇게 지극정성을 쏟는지 생각해볼만 하다.

지속적으로 식량원조를 해주었을때 북한이 점진적으로 '개방'의 길로 나서게 되며, 그 과정에서 남한을 '한 민족'으로 인식하고 우호적인 입장을 유지해줄지를 생각하고, 또 식량지원을 해주지 않고 단절된 관계를 유지했을때, 북한이 그것으로 향후에 나라 살림이 어려워지고, 체제 위협을 느끼며 남한에 손을 내밀어 '항복'을 호소하게 될지도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지금의 KBS

요즘 소고기 문제 이후로 KBS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지고 있다. 정부가 공공연히 언론 장악 의도를 드러내왔고, 사의가 없는 KBS의 정연주 사장에 대해 퇴진 압력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KBS의 관계부터 생각해볼 문제라 그 부분은 그냥 나중에 생각하자.

그냥 일요스페셜을 보면서 들었던 느낌이다. 결국은 우리나라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한에 식량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어서. 만일 그런거라면 어느정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입장을 취한 셈이 되고, 뉴라이트와 같은 보수단체에서는 방송을 보면 굉장히 광분하지 않을까 싶다. 공정성을 상실했다는 이유로. 한쪽의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대변했다는 이유로.

흔히들 방송과 언론은 공정해야 한다고들 한다. 도대체 그것이 가능하기는 한 걸까? 모두의 입장을 존중하고, 또 모두의 목소리를 똑같은 비중으로 수용하는 것이 '공정'일까.. 철학의 한 고민처럼 극단적인 이야기지만 '사람을 죽여도 된다.'라고 주장하는 소수가 있다면, 그 의견도 같은 논리로 존중되어야 하는걸까...

여튼, 최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KBS의 성향을 드러내주는 것 같기도 해서 끄적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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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ri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