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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9. 14. 12:52

[Game Review] Tampa Bay Rays vs New York Yankees 야구2010. 9. 14. 12:52

사바씨아와 프라이스는 기대 이상이었다. 멋진 경기였다. '미리 보는 어메리칸리그 챔피언쉽'이라고 할만큼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이 넘쳤다. 팬들에게 멋진 승부를 선사한 양팀의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Two Big Guys on the Mound

MLB 중계방송을 보다 보면, 하나의 중계 문화겠지만, 종종 라이브 설문조사를 하거나 'Trivia Question'이라고 하는 사소한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많다. '올해 팀에서 가장 공헌이 높은 선수는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은 전자에, '팀 역사상 가장 병살타를 많이 친 선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은 후자에 해당될 것이다. 오늘 두 선발투수의 호투가 펼쳐지는 와중엔 과연 어떤 설문이었을까. 리그에서 두 선수의 위상을 엿볼 수가 있다.
 
향후 5년간 더 많은 승수를 올릴 것 같은 선수는? 사바씨아 vs 프라이스

사바씨아는 2미터의 키에 몸무게는 131.5kg에 달한다. 프라이스 역시 2미터 가까운 키에 102kg 이다. 오늘 이 두 거구의 선수들은 그라운드의 가장 중앙, 가장 높은 곳에서 3시간동안 경기를 지배했다. 전광판에 두 선수의 이름이 사라지기 전까지 3루 베이스는 굳이 필요가 없었다. 각각 119개와 114개의 공을 던지며 8이닝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1위 자리를 놓고 반게임차로 박빙의 정규시즌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양팀은 두 에이스들이 마운드에서 내려오자 가장 믿을만한 불펜 투수들로 하여금 그 자리를 잇게 했다. 양키스는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케리 우드를, 레이스는 클로저 라파엘 소리아노를 올렸다. 두 선수는 이렇다할 위기없이 깔끔하게 1이닝씩을 마무리했고, 0의 행진은 연장으로까지 이어졌다. 양팀 모두 불펜자원을 총 동원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이제 이 경기는 양팀에게 그저 1승, 1패의 의미를 뛰어넘고 있었다. 동부지구 우승을 향한 양팀의 '건곤일척'의 외나무다리 승부는 끈질기고도 오랜 혈전을 예고하고 있었다.  양키스는 좌타자 승부를 위해 분 로건을 등판시켰고, 레이스는 평소 승리방정식의 역순으로 소리아노에 이어 베노이트로 맞섰다.

각본없는 스토리의 정점, 끝내기 홈런


10회말에 2사 만루의 긴장감 있는 상황이 연출되었지만, 채드 고딘이 댄 존슨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벗어났다. 탬파베이에선 그랜트 발포어가 11회에 등장해서 1이닝을 잘 막았고, 양키스에선 세르지오 미트레가 마운드에 올랐다. 11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했던 칼 크로포드는 심판의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고, 대타로 등장했던 레이드 브로냑이 풀카운트에서 미트레의 몸쪽 낮은 공을 받아쳐 우측 솔로 홈런으로 '한편의 드라마의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했다.
 
크로포드의 퇴장으로 레이스의 11회말이 무기력하게 끝났다면 게임의 흐름은 양키스로 넘어갈을 것이다. 레이스는 불펜의 뎁쓰가 그다지 깊은 편이 못된다. 소리아노와 베노이트, 발포어를 제외하고든 중요한 경기에서 결정적인 1이닝을 맏길만큼 믿을만한 불펜 자원이 없다. 반면 양키스 불펜에는 후반기 페이스가 좋은 조바 챔벌레인이 남아 있었고, '미스터 오토매틱' 마리아노 리베라가 버티고 있었다.  탬파베이로서는 천금같은 홈런이었다. 레이스는 맞대결의 승리로 지구 1위를 탈환했다. 양키스는 최근 원정시리즈에서 경기 후반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9월에 5승 7패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채드 고딘과 세르지오 미트레

양팀 코치진이나 선수들 모두 승리에 대한 열망은 대단했을 것이다. 하지만 경기 중 의아한 점 하나는 지라디 감독의 용병술이다. 채드 고딘과 세르지오 미트레가 마운드에 오르기 전에 당연히 조바 챔벌레인이 먼저 등장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고딘이 마운드에 오르자, 심지어 어떤 팬은 '질려고 작정한거 아닌가'라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비록 위기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고딘은 위험한 상황을 초래했다. 고딘이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며 만루를 허용했을때도 지라디 감독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고딘에 이어 등장한 미트레는 선두 타자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했다. 

2차전 미리보기

1차전의 극적인 승리는 레이스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는데 기여했을 것이다. 양키스의 원정 피로는 배가되었다. 그렇다고 하여 섣부르게 2차전의 승리팀이 레이스가 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리바운드'하는 것이 바로 강팀의 면모이며, 늘상 양키스가 해왔던 일들이다. 레이스가 심리적 측면에서나, 선발마운드의 높이 면에서 유리한 건 사실이지만, 다분히 확률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탬파베이의 내일 예상선발은 맷 가자이고, 양키스는 이반 노바이다. 지난 등판에서 보스턴을 상대로 4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던 가자는 내일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다. 가자는 5실점 이상 대량실점을 한 이후엔 언제나 멋진 피칭으로 그것을 만회하곤 했다. 반면 이반 노아는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오늘 사바씨아에게 억눌렸던 탬파베이 타선에게 괴롭힘을 당할 수도 있다. 탬파베이 타선이 부진했던 것이 아니라 사바씨아가 그 이상으로 잘 던졌다. 오늘 승리가 탬파베이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만일 경기가 오늘처럼 불펜싸움으로 진행된다면, 오히려 양키스가 유리하다. 조바 챔벌레인이 등판하지 못할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양키스는 리베라를 포함하여 100% 불펜 자원을 가용할 수 있게 된다. 반면 탬파베이는 베스트 불펜자원을 오늘 모두 소비했다. 물론 내일 또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연투 상황'은 감안할 수 밖에 없다. 이반 노바의 어깨에 양팀의 2차전 운명이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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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ri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