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7. 19. 02:13
'Big Fish' 미기에 대한 짧은 단상 야구2007. 7. 19. 02:13
![]() 미기 이야기에 느닷없이 초장부터 왠 아지 기엔? 지난 6월말 미구엘 카브레라가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인터리그를 위해 시카고를 방문했을때, 그를 가장 환영한 사람은 다름 아닌 화이트삭스의 감독 아지 기엔이었다. 기엔은 미기와 같은 베네주엘라 출신의 감독이었고, 2003년 플로리다가 월드시리즈를 우승하고, 미기가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발을 디뎠을때 말린스의 3루 베이스 코치를 맡고 있었다. 카브레라에 대한 기엔의 사랑은 그 누구보다도 각별하다. 그는 미기를 'like my own son'이라는 표현으로 친 자식과도 같다고 표현을 했고,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항상 미기 찬양을 늘어놓는다. 한두가지의 예를 들면, '미기에게 정면 승부를 거는 팀들을 이해할 수 없다, 뉴욕과 같은 팀에 있었다면 바로 MVP가 되었을 것, 베네주엘라 역사상 최고의 선수가 될 자질이 있다' 등등이다. 물론 기엔처럼 미기의 팬인 나의 입장에서도 그 사실이 전혀 엉뚱하지 않다. 기엔은 미기가 베네주엘라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성장해주기를 바라고 있고, 베네주엘라라는 조국을 사랑하는 두 사나이에게 그만큼 각별한 일이기도 하다. (갑자기 2005년 화이트삭스 우승 당시 베네주엘라 국기를 감싸안고, 우승 퍼레이드 무대에 나타났던 기엔이 떠오르네요). ![]() 2003년 6월 20일, 카브레라는 팀의 승리를 결정짓는 중요한 홈런포로 메이저리그 신고식을 치렀다. 카브레라는 그때의 그 기대대로, 말린스 역사상 최고의 프랜차이즈 선수로 성장하고 있으며, 리그에서 손꼽히는 슬러거가 되었다. 그가 메이저리그에 몸담고 있는 동안, (내셔널리그에서) 그보다 더 타점을 많이 올린 선수는 알버트 푸홀스가 유일하다. 이 사실은 다소 놀랍다. '팬들의 외면속에서도 플로리다 남쪽의 한켠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선수'라고 표현하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미기와 같은 선수가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는 기엔의 말처럼, 미기는 팀으로부터 어떠한 장기계약 제의도 받지 못한채, 연봉중재신청 끝에 팀에 승리해 올시즌 7.4M의 연봉을 받고 있다. 물론 그의 활약은 2000만불급이다. 요즘 미기에게는 한가지 고민이 있다. 모든 팬들의 염려처럼, 미기 자신도 비대해진 자신의 몸이 슬슬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봉숭아 학당의 뚱뚱교 교주 '출산드라' 김현숙이 지금과 같은 고민을 들으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눈을 번쩍 뜨는 특유의 표정으로, '날씬한 미기는 가라~, 이제 뚱뚱한 자들의 시대가 오리니~'라고 그 걱정을 일축했을지도 모르겠다. 카브레라는 지난 겨울 뚱뚱교에 심취했는지, 올시즌 비대한 몸을 이끌고 등장해서 플로리다의 팬들은 물론이고, 메이저리그의 팬들을 경악시킨 바 있다. 겨울동안 다소 체중이 불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시즌이 지나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 반, 그의 성적에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는 우려 반, 시즌 개막이 되고, 카브레라가 오히려 펑펑 맹타를 휘두르자 그의 체중 논쟁은 잠시 사그라드는 듯 했다. 올시즌 카브레라는 그 누구보다도 더 열심이다. 타고난 승부욕은 물론이거니와 '팀의 리더'로서의 역할을 잘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을 스스로 느끼고 있다. 물론, 그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기엔 역시 언제나 카브레라에게 '2003년의 이반 로드리게즈와 마이크 로웰이 어떻게 자신을 도왔는지'를 잘 상기하고, 언제나 어린 선수들에게 모범이 되어 존경을 받을 수 있게 하라고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카브레라는 팀이 득점을 올릴때는 누구보다도 더 기뻐하는 제스쳐를 취해 보이고, 홈런을 치는 선수가 덕아웃으로 들어올때면 언제나 앞서서 맞이한다. 올시즌 '체중 감량'이라는 또하나의 개인적인 목표를 안고 뛰어야 하는 미기지만, 정말 '특별한'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그는 5월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시즌 성적면에서 최고의 시즌을 또다시 향해가고 있으며, 경기장 내외에서 젊은 말린스호의 '젊은 선장' 역할을 잘해내고 있다. ![]() 내년 1000만불 이상의 연봉을 받을 것이 확실시되는 카브레라는, 내년시즌 말린스의 재정에 심각한 부담을 줄지도 모르지만, 그 자신은 여전히 말린스와 마이애미를 사랑한다. 베네주엘라 출신으로 아직도 베네주엘라에 집이 있는 카브레라는 조금이라도 집에서 가까운 곳에 머물고 싶어하며,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온 말린스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카브레라의 천재성을 조금더 자주 접하고 싶은 메이저리그 팬들이나 미기를 누구보다도 아끼는 팬들의 입장에선, 그가 좀더 큰 프랜차이즈에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를 원할지도 모른다. 아직 어떤 예측도 금물이지만, 어느 곳에 있든 'Miggy is just Miggy'를 증명해내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잡설) 카브레라가 체중 감량에 실패하는 이유에 대한 여러가지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가장 유력한 추론이 포착되었습니다. 아지 기엔이 평소에 카브레라가 먹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고 말한 것을 볼때, 바로 체중 감량을 방해하는 유력한 원인 중 하나는 돈트렐 윌리스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윌리스는 카브레라의 락커룸 약 3m 떨어진 자신의 락커룸에다가 캔디를 쌓아놓고, 카브레라에게 '마케팅'을 한다고 하는데요, 미기는 도저히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고... 윌리스가 락커룸에서 캔디를 팔고 있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웃기는군요. 그런 부업 때문에 자신의 성적도 곤두박질치는 것은 아닌지... 이상 믿거나 말거나였습니다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