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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0. 13. 16:29

2010 내셔널리그 챔피언쉽시리즈 스케치 야구2010. 10. 13. 16:29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010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쉽시리즈에서 만났습니다. 아시다시피 필리스는 2008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으로 3년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을 노리고 있고, 자이언츠는 배리 본즈가 팀을 이끌던 2003년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죠.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를 차지한 필리스는 디비전시리즈에서 신시내티 레즈를 스윕하며 상대적으로 손쉽게 올라왔고, 반면 자이언츠는 브레이브스와 매경기 1점차 짜릿한 승부를 펼치며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챔피언쉽시리즈행 티켓을 거머쥐었습니다. 여러 기대와 예측들이 난무하지만 언제나 그라운드에서 '공이 둥글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들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끝난 레인저스와 레이스의 디비전 시리즈 역시 시작 전에는 레이스의 우세를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결과는 그것과 달랐습니다. 강력한 빅게임 피쳐인 클리프리가 완벽한 투구로 팀에 2승을 선사하며 사실상 팀을 챔피언쉽시리즈에 진출시켰죠. 강력한 에이스의 존재가 포스트시즌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실감할 수 있는 시리즈였습니다. 

필리스와 자이언츠는 1명도 데리고 있기 쉽지 않은 에이스급 선수들을 각각 3명씩이나 보유하고 있는 강력한 우승후보들입니다. 두 팀의 승자가 월드시리즈에서도 우승할 것이라는 성급한 예상들이 벌써부터 나오는 것은 포스트시즌이 '투수놀음'이라는 그동안의 경험과 패턴으로부터 유래하는 추측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역대 가장 기억에 남는 월드시리즈로 손꼽히는 2001년 다이아몬드백스와 양키스의 맞대결에서 다이아몬드백스는 빈약한 타선을 보유하고도, 강력한 원투펀치인 랜디존슨과 커트쉴링을 앞세워 당시 월드시리즈 4연패를 노리던 거함 양키스를 침몰시켰습니다. 이번 내셔널리그 챔퍼언쉽시리즈는 아마도 '에이스들의 힘' 대결에서 아무래도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거기서부터 출발해보도록 하죠.

선발 투수진의 높이를 두고 야구팬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설전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자이언츠의 4인방이 강하냐, 아니면 필리스의 3인방이 강하냐. 하지만 야구는 상대적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시리즈의 향방을 가늠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팬들은 양팀 선발진의 질적, 양적 비교를 하고 있지만, 배팅 회사에서의 배당율 책정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일방적입니다. 필리스의 시리즈 승리 확률을 약 7:3 정도의 우세로 판단하고 있는 모양세입니다. 사실, 선발진 비교에 있어서는 어느팀이 우세하다고 선뜻 판단을 하지 못하는 분들도, 막상 어느 팀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것이냐고 질문을 받는다면, 대략 70%가 넘는 분들이 필리스의 손을 들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예상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분들이 그 이유를 잘 알고 계실겁니다. 과연 베팅회사가 30%의 확률을 제시한 자이언츠에 기대를 걸어볼만한 걸까요.

디비전시리즈 스케치에서도 비슷한 논조로 말씀드렸지만,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팀이 시리즈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1차전 승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신시내티는 1차전에서 키플레이어였던 볼케즈가 초반 난조로 무너지면서 첫경기를 내줬고, 결과적으로 시리즈 스윕을 당했습니다. 브레이브스와 자이언츠의 경기는 3차전 변수가 있었지만, 린스컴이 첫경기에서 호투했다는 사실이 시리즈 내내 자이언츠에게는 자신감, 브레이브스에게는 부담감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메디슨 범가너는 담력있는 루키지만, 시리즈 2승 1패의 리드상황과 린스컴이 뒤를 받치고 있다는 사실이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주었을 테니까요. 자이언츠 입장에서 린스컴과 할러데이의 대결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디비전시리즈와 비슷한 흐름으로 챔피언쉽시리즈를 끌고 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시내티의 에디슨 볼케즈의 중책을 이번에는 팀 린스컴이 맡은 셈입니다. 물론 린스컴이 볼케즈에 비해 보다 확실한 카드라는 점에서 팬들의 기대가 더 크죠. 자이언츠의 불펜이 필리스의 불펜에 비해 절대적으로 우세한 건 사실이지만, 양팀의 타력을 감안했을때 그 차이는 별 의미가 없어집니다. 디비전시리즈에서 자이언츠의 경기 후반 득점은 상대방 실책에 편승한 것이 많았습니다. 브레이브스의 수비진은 시리즈 시작전부터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되던 사항이었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자이언츠를 도와주었던 셈입니다. 필리스의 수비는 브레이브스와는 다릅니다. 채이스 어틀리가 터무니없는 악송구를 몇개 저질러주지 않는 이상, 힘을 비축한 필리스의 불펜진을 자이언츠 타선이 공략해내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로 남을 것입니다. 자이언츠 입장에서 좋은 시나리오는 선발 싸움에서 승리하고 불펜이 그 점수를 지키는 방향으로 게임을 풀어가는 것이죠. 

양팀의 시즌 전적이 3승 3패이고, 자이언츠의 타자들이 필리스의 선발 3인방을 잘 공략했다고 해도 단기전에서만큼은 지난 성적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디비전시리즈 4경기에서 11점을 얻은 자이언츠의 빈곤한 득점력은 챔피언쉽시리즈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큰 반면에, 애틀랜타의 타선을 상대하던 투수진에게 필리스 타선은 큰 부담입니다. 아마도 필리스의 짜임새있는 라인업이, 경험도 경험이지만, 양팀의 시리즈 승리 확률 격차를 만드는 가장 큰 요인입니다. 결국 시즌막판과 디비전시리즈에서 보여준 자이언츠의 선발과 불펜의 완벽한 조합이 필리스 타선을 상대로도 이어지느냐 때로 크리티컬한 에러를 보이는 수비진이 얼마나 잘 뒷받침해주느냐가 시리즈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오랜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자이언츠는 한경기 한경기가 도전이고 목표지만, 3년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필리스는 오로지 우승이 목표입니다. 자이언츠가 몇경기를 취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지, 전체적으로 필리스 사이드에서 볼 수 있는 시리즈입니다. 양팀이 특급 선발 투수들을 줄줄이 마운드에 올린다는 점에서 역시나 이번에도 투수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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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ri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