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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0. 6. 00:23

2010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스케치 야구2010. 10. 6. 00:23

응원하는 팀에 따라서 팬들은 울고 웃지만, 스포츠의 세계는 참 재미있습니다. 메이저리그 디비전시리즈가 하루 남짓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한국 프로야구는 준플레이오프전이 끝났는데요. 두산이 2연패 뒤 3연승의 극적인 리버스 스윕을 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습니다. 먼저 원정에서 2연승을 거두고 부산에서 끝내고자 했던 롯데는 3차전에서 집중력을 잃으며 그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던 것이 패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홈에서 포스트시즌 8연패라고 하니, 부산 팬들의 속상함을 내년엔 선수들이 꼭 풀어드릴 수 있길 바랍니다. 김경문 감독이 승장 인터뷰에서 물의를 빚은 이용찬 선수를 플레이오프 기용 의사를 밝힘으로써 벌써부터 이에 대한 이해와 비판의 여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힘겹게 5차전까지 경기를 펼치고, 2위 삼성을 대하는 두산의 입장을 고려해 보면, 이용찬 정도의 구위를 가진 불펜 자원의 존재감이 남다를 것입니다. 그동안 뚝심과 원칙의 야구를 보여주었던 김경문 감독도 이제 '포스트시즌 들러리'가 지긋지긋한가 봅니다. 과연 이용찬 선수가 플레이오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런지요.

우리나라 시각으로 목요일 새벽 2시 37분부터 텍사스 레인저스와 탬파베이 레이스의 경기를 시작으로 메이저리그 디비전시리즈가 시작됩니다. 첫날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를 제외한 3개 시리즈의 첫경기가 열립니다. 브레이브스와 자이언츠가 두 자리를 놓고 시즌 마지막날까지 혈전을 펼치고 올라온 반면, 첫날 1차전을 펼치는 6개팀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일찌감치 결정지어 놓고, 나름 컨디션 점검을 하면서 디비전 시리즈를 준비해 왔습니다. 5전 3승제의 단기전이니만큼 1차전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팀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고, 믿을만한 선발투수들을 내세워서 기선제압을 노릴 것이 분명합니다. 

포스트시즌 시리즈 경기들은 정규시즌과 달리 팀간의 전력차가 가감없이 그라운드 위에 펼쳐지는 치열한 승부의 현장입니다. 경기 초반에 승부의 추가 지나치게 기울어지지 않은 이상, 매경기 총력을 다해야만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주루 플레이나 수비 등 사소해 보이는 작은 플레이에서 승부가 나는 등 팀과 선수들의 집중력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것입니다. 큰 경기에서 경험이 중요하다는 말은 그만큼 심리적인 요소가 팀 전력에 큰 변수가 될 것임을 드러내주는 경구입니다. 에이스급 투수들은 시즌 중에 종종 컨디션이 안 좋으면 난타를 당하기도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만큼은 그럴 확률이 더 적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하고, 에이스끼리 맞붙는 맞대결이 투수전으로 전개될 경우 양팀이 승리조 불펜을 투입한다는 점에서 경기 끝까지 많은 점수가 나지 않을 가능성도 많습니다. 승패를 떠나 경험이 많은 선수들일수록 그런 상황에서 우르르 무너지지 않는다는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죠. 오늘은 상대적으로 쉽게 시리즈가 끝날 가능성이 있는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를 가벼운 마음으로 스케치해 보겠습니다.


Cincinnati REDS vs Philadelphia PHILLIES

2년연속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던 필리스는 클리프 리를 잃었지만, 로이 할러데이를 영입하면서 지난해의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올시즌을 맞이했습니다. 다소 기대에 못미치는 전반기를 보냈지만, 로이 오스왈트를 영입하고, 콜 하멜스가 자신의 페이스를 찾음으로써 오히려 지난해 2시즌보다 더 막강해진 선발진으로 포스트시즌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디비전시리즈에 나서는 내셔널리그의 다른 3팀들의 팬들이 얼마나 간절한 심정으로 필리스를 피하기를 바랬을까요, 그 심정 이해가 갑니다. 
 
두 팀간의 시리즈 승패에 대한 예상은 각 베팅회사에서 책정한 배당율에도 잘 드러나 있습니다. 필리스는 1.3~1.4 정도의 배당율이지만 레즈 승리에는 3.2~3.4 정도가 책정되었습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두 팀간의 전력차를 축구 경기에서나 어울릴 법한 배당율을 책정했다는 게 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뜻 레즈에 시리즈 승리를 베팅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단기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선발 마운드와 경험 면에서 두 팀의 격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 위와 같은 배당율의 차이를 가져왔고, 단일 경기가 아닌 시리즈 승리에 저 정도의 배당율은 놀랄 일이 아닙니다.
 
레즈가 원정에서 1차전을 가져가지 못한다면, 자칫 스윕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될 것입니다. 레즈의 목표가 원정에서 1승 1패를 하고 돌아가는 것이라면, 1차전이 2차전보다는 수월해 보입니다. '수월'하다는 표현도 상대적인 것이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이 유력한 로이 할러데이를 넘어서야 하는 상황입니다. 에디슨 볼퀘즈가 후반기에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과 레즈의 타선이 시즌내내 꾸준한 득점력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레즈가 기대해 볼 희망입니다. 볼퀘즈의 호투로 투수전으로 끌고 가고, 중요한 상황에서의 타선의 응집력, 적절한 계투의 3박자가 잘 갖추어져야겠죠. 1차전 승리로 여유가 생긴다면, 그 흐름으로 2차전에 임하면 오히려 예상외의 좋은 결과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결국 에디슨 볼퀘즈의 어깨에 레즈의 디비전시리즈 운명이 달려 있습니다. 필리스는 할러데이가 실패하면, 오스왈트가 있고 하멜스가 있으며, 4차전에 다시 할러데이가 등판할 예정입니다. 브론손 아로요와 죠니 쿠에토는 큰 경기에서 필리스 타선을 상대로 얼마나 호투해줄지 의문이죠. 볼퀘즈가 무너지면, 2,3차전 선발의 부담감이 막중해질테니까요. 전체적으로 비교했을때, 필리스의 무난한 시리즈 승리를 예상해볼 수 있는 매치업입니다.


Atlanta BRAVES vs San Francisco GIANTS

시즌 마지막날 포스트시즌 진출을 결정지은 두팀은 짧은 휴식을 취하고 바로 디비전 시리즈에 임합니다. 매경기 총력을 다하느라 9월에 양팀의 불펜 자원이 꽤 고생을 했습니다. 두 팀의 전력차와 경기 스타일을 보면, 디비전시리즈에서 꽤 치고박고할 여지가 있습니다. 만약 양팀이 5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벌인다면, 어느 팀이 올라가든지 챔피언쉽시리즈에서 고전은 각오해야 할 것입니다. 

자이언츠는 메이저리그 전체 방어율 1위팀입니다. 그 기록은 8,9월의 후반기에 가면 다른 팀과의 비교를 불허합니다. 이처럼 완벽한 방패를 가지고도 자이언츠가 일찍 지구우승 및 포스트시즌 진출을 결정짓지 못한 건 오로지 빈약한 타선의 응집력 때문입니다. 단순히 자이언츠의 선발 마운드의 높이와 불펜 자원의 깊이만 보고 포스트시즌에서 어느팀과 맞대결을 펼쳐도 밀리지 않을 '가장 무서운 팀'으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허용하는 점수가 적은 만큼 그 이상으로 점수를 내야만 승리하는 것이 스포츠의 승부입니다. 타자 개개인의 역량을 떠나 타선의 응집력이 시즌내내 조금도 나아지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 자이언츠의 아킬레스건입니다. 정규시즌처럼 플레이를 한다면, 팽팽한 투수전에 큰 거 한두방으로 균형을 무너뜨리는 패턴이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 

앞서 두 팀의 스타일을 언급했는데요, 브레이브스 역시 최근에는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입니다. 브레이브스는 시즌내내 타선의 응집력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엔 전체적인 타선이 슬럼프에 빠져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래서 질때는 무기력하고, 이길때도 아슬아슬한 경기가 많았죠. 1차전에서 린스컴을 상대로 타선이 무기력하다면, 배리 지토나 올라오길 기다리고 있어야지, 선발 불펜을 막론하고 어느 투수 하나 공략하기 쉽지 않은 상태로 시리즈가 진행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브레이브스의 선발진은 자이언츠에 비해 네임벨류에서 떨어지지만, 자이언츠를 상대로 매우 강했던 선수들이고, 특히나 올해 자이언츠 타선의 집중력을 감안하면, 데릭 로우와 팀 허드슨, 토미 핸슨으로 이어지는 선발투수들이 호투할 가능성이 꽤 높습니다.
 
매경기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시리즈입니다. 브라이언 윌슨과 빌리 와그너라는 리그 최정상급 클로저를 보유하고 있어 뒷문도 튼튼합니다. 전체적으로 전력차가 크지 않지만, 자이언츠가 브레이브스에 비해 강점을 갖는 부분이 바로 불펜 자원의 넓이와 깊이죠. 투수전으로 전개되는 시리즈에서 이 차이가 자이언츠에게 꽤나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변수라는 것을 감안해야 합니다. 팀 린스컴이 1차전에서 팀에 승리를 안겨준다면, 자이언츠에게 상당히 유리한 시리즈가 되리라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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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ri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