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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 28. 01:06

2.0.0.9. NICE TO MEET YOU!! 일상2009. 1. 28. 01:06

2009년 4일 이상의 연휴는 이번 설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한다. 올해 더이상 이와 같은 연휴가 없다는 슬픔보다, 지난 4일이 초속 5만미터로 흘러가 버렸다는 것이 더 안타깝다. 3일만 출근하면 또다시 주말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으로 아픈(?) 마음을 달래본다. 1월 1일이 훌렁 지나가 버린탓에 2009년을 맞는 새로운 각오 하나 변변찮게 마련하지 못했는데, 구정을 계기로 나의 블로그에게도 신년인사를 건네볼까 한다. 물론 각오나 다짐을 해도 그것이 실현될 가능성은 턱없이 낮다는 것을 알지만.

안녕? 2009년아, 난~ 현이라고 해! 예쁘게 봐주셈. 

개그콘서트 설특집을 하는데 요즘 인기드라마에 등장하는 F4를 빗대었던 개그프로가 나왔다. 오지헌이 손가락을 턱밑에 갖다 대고 특유의 잇몸을 드러내며,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인상을 구기면서(물론 웃는 표정이다), '난 민이라고 해~'. 하하. 전체적으로 지난 10년을 되씹어보고, 예전의 유행어나 인기코너도 한번씩 되짚어보면서 재미있었다. 나 같은 오랜 개그콘서트의 팬이라면 누구나가 공감할 만하고, 추억을 상기할만한 좋은 시간이었다.

어쨌든 그건 그렇고, 2009년이라. 일단 나이가 계란한판하고도 한개가 더 추가되었고, 거창하게 접근하면 세계 경제와 나라 경제가 어려운 탓에 회사는 사상 초유의 구조조정 전략을 세우고 있고, 여전히 결혼이라는 인륜지대사는 시험공부하기 싫은 학생에게 기말고사 같은 느낌을 준다. 뭐 별다른 건 없다. 생각지도 못한 사이에 주위 사람들이 나이를 많이 먹어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때론 가치관에 혼란이 오고, 어느 편에 서야할지 아득해지는 그런 느낌? 인생에 있어 일종의 제2의 과도기라고나 할까. 

2008년 역시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나에게는 의미있는 한해였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인생도 많이 배웠다. 행복한 날들도 많았고, 슬픈 날들은 좀 적었고, 고민하는 날들은 그 전과 비슷했다. 나라는 사람을 보다 편하게 마주할 수 있었고, 또 친하게 지낼 수 있었고, 많이 이해하기도 했다. 좋은 책도 몇권 만났고, 좋은 영화, 공연, 애니메이션도 만났다. 산다는 것은 역시 '좋은 만남'의 연속일지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나름 비장한 각오로 시작했던 주식에서 손해를 본 것. 경제를 좀 알고자 내딛었던 '아장아장 발걸음'이 첫걸음부터 삐걱삐걱이다. 문제는 여전히 무지하다는 것. 어떻게 하면 흥미를 좀 갖을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할 것 같다. 흥미와 관심, 그리고 배움과 자기 발전을 접목시키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한정된 자원과 불합리한 현실 속에서 그나마 행복과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고자 한다면.
 
2009년에도 그런 노력을 하려고 한다. 가치있는 것에서 보람을 느끼는 일. 그것에서 즐거움을 찾는 일. 얼마전에 읽은 파페포포라는 그림책에서 '어린이들은 뛰지만, 어른들은 느릿느릿 걷는다'고 이야기했다. 공감이 가는 이야기지만, 요즘 이상하게 나의 발걸음은 빨라졌다. 다시 어린이로 돌아가고 싶냐고? 물론 그렇게만 된다면 땡큐지만 이미 그렇게 스스로 느끼고 있다는 것은 내게 주어진 하루를 보다 더 '많이' 살아야 한다는 바램 때문이 아닐까 싶다. 결코 추워서 그런건 아닐꺼야. 한정된 시간 안에 많은 일을 하려다 보면 마음이 앞서고, 괜히 발걸음만 빨라지기 마련이다.
 
이번 설에는 새해를 맞아 천안에 있는 사촌 큰 형님댁에 다녀왔다. 84세가 되셨다고 하는 큰어머님도 뵙고, 큰형님, 작은형님, 그리고 조카들.. 모두 반가웠다. 물론 재미는 없었다. 또래가 있지도 않았고, 어떤 관심도 달리 주고받을만한 건 없었다. 반면 엄마에게는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좋은 곳에 여기저기 다니지는 못할 망정 기회가 있을때마다 누군가를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좋은 일일테니까. 그것으로 만족한다.

또 자양동에 사는 이모집에도 다녀왔다. 요즘 이런저런 일로 심신이 지쳐있으실 것이다. 그런 일들을 하나하나씩 파고들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픈 관계로 생략. 이모부와 이모, 그리고 사촌 동생들을 만났고, 이모가 정성껏(?) 준비해주신 돼지갈비를 흐뭇하게 먹으면서 '먹는 것의 행복'을 만났다. 덕분에 마지막 날 집에서 폭 쉬지는 못했지만 노 프라블럼. 애브리씽 이즈 오케이! 그리곤 집에 돌아와서 밤에 통화를 하면서 죄없는 상명이를 상대로 말못해서 죽은 귀신마냥 떠들어댔다. 허허.

어째 2009년을 맞이하야 블로그에게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는 것이 그만 연휴동안의 일과를 몰아서 일기로 쓴 느낌이 드네. 올해도 하루하루 열심히 즐겁게 살아보자. 오늘 하루는 어제 생을 마감한 분들이 그렇게도 갈망하던 하루라고 하니까. 그렇게 감사하면서 내 하루를 소중하게 생각하자. 쓰려고 한 내용은 별로 담아내지 못한 껄쩍찌근한 텁텁함이 남아있긴 하지만 오늘은 이것으로 그만!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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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ri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