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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0. 5. 10:34

2007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야구2007. 10. 5. 10:34

어김없이 찾아온 10월

'가을의 전설', 올해도 어김없이 포스트시즌의 계절이 찾아왔다. AL에서는 변함없는 단골손님 뉴욕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애너하임 엔젤스가 한 자리씩을 차지했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만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2년간 어메리칸 중부에서 챔피언쉽을 차지했고, 올해 인디언스까지 3년간 각기 다른팀이 중부지구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만큼 역동적이라는 이야기다. 반면 내셔널리그는 애리조나, 콜로라도, 컵스, 필라델피아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모두 몇년만에 '폴 클래식'에 참여하는 팀들로, 그만큼 올해 내셔널리그의 경쟁이 치열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필라델피아는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뉴욕 메츠를 제치고 지구 우승을 차지했으며, 샌디에이고와 콜로라도는 와일드 카드를 놓고 '타이 브레이크 게임'까지 치루었다.

대학입학 이후 메이저리그는 언제나 나에게 있어 둘도 없는 친구와도 같은 존재였다. 그 말인즉, 미치도록 사랑하는 건 아니었지만, 언제나 필요할때 부를 수 있고,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그런 존재였다고나 할까. 대학 생활에서 큰 즐거움을 찾지 못한 나로서는, 그만큼 야구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았고, 주위에서는 야구에 미친 것 아니냐며 때로는 야구에 대한 나의 열정이 도가 지나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물론, 모르는 이야기다. 그저 난 오랜 친구를 찾는 마음으로 그저 함께할 대상이 필요했으니 말이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그 시작이 어떠하였든, 나와 야구는 이제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갈길이 달라 만나는 시간은 조금씩 뜸해지지만, 그래도 만나면 반가운 그런 친구같은 관계 말이다.

어떤 팀을 응원하느냐는 문제는 언제나 나에게 있어서는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 응원을 하는 팀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야구를 통해 얻는 임팩트, 환희나 실망으로 드러나는 그런 감정의 격함을 경험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야구에 대한 관심을 끊임없이 유지시켜주는 원동력이 된다. 어렸을 적 해태 타이거즈가 꾸준히 나에게 야구에 대한 열정을 주었던 것처럼. 처음의 시애틀 매리너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플로리다 말린스 등 많은 팀들에 애정을 가지고 또 응원도 해 보았지만, 해태 타이거즈 시절의 열정을 주는 팀은 만나질 못했다.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를 접한지 올해도 10년이 되어가지만, 그러한 집착은 이제 그만두기로 했다.


'영원한 제국' 뉴욕 양키스

아이러니컬하게도 내가 어떤 팀을 응원하려고 했던 그런 노력과는 별개로, 언제나 나에게 긴장감과 야구에 대한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게 해준 팀은  바로 '영원할 것처럼 보이는 제국' 뉴욕 양키스다. 메이저리그의 팬이라면 뉴욕양키스의 팬이 아닌 이상 안티양키스가 될 수밖에 없다. 많이 가진 자의 독점 행위에 대한 반감은 인류의 보편적 감정이며, 그것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무적'의 양키스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감동적인 드라마라고 회자되는 2001년 월듯시리즈에서 애리조나에게 왕좌의 자리를 내주었던 순간의 느낌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김병현의 소속팀이 애리조나였기에 우리나라에서도 당시 한창 열기를 뿜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렇다, 나는 언제나 양키스의 반대편에 서서 지난 6년간 '가을의 전설'을 마음껏 즐겨 온 사람 중 한명이다. 2002년에는 엔젤스, 2003년에는 말린스, 2004년에는 레드삭스, 2005년에는 엔젤스, 2006년에는 타이거스.. 양키스는 지난 6년간 모두 '포스트시즌'에 얼굴을 내밀었지만, 번번히 발목을 잡혔다. 많은 이들의 말처럼 양키스가 존재하기에 메이저리그는 빛이 나지만, 또 그래서 감사해야 할 일이지만, 나는 또다시 올시즌은 누가 양키스를 무너뜨려줄지 잔뜩 기대하고 있는 중이다.

메이저리그와 나 관계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또 하나는 바로 '컬러', 바로 색이다. 미술과 디자인에 완전 문외한이지만, 유난히 '자신만의 색'을 찾는 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영향으로 오랜 시간 '오렌지 색상'에 집착했던 나는 플로리다 말린스로 선회하면서 한때 '청록색'과도 인연을 맺었다. 그러한 '색'에 대한 집착에 대해서는 긴 언급을 하지 않겠다. 이제는 '브라운'이다. 메이저리그 어느팀을 찾아봐도 없는 색이다. 그렇기에 메이저리그 '팀 컬러'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2007 디비전시리즈

AL 중부지구 1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vs AL 와일드카드 뉴욕 양키스

언제나 '2인자' 보스턴 레드삭스를 뒤로 하고 동부지구 왕좌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곤 했던 양키스에게 2007년은 아찔했던 한해였다. 시즌 중반만 해도 양키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하는 이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화끈한 타격은 메이저리그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팀이 없을 정도지만, 허약한 투수력이 번번히 걸림돌이 되었다. 하지만, 후반기에 저력을 발휘하며 보스턴을 위협했고, 결국 넉넉하게 와일드카드를 거머쥐었다. 양키스의 포스트시즌을 즐겨 보지만, 또 양키스의 우승을 바라지 않는 나로서는, 반가운 일이면서 한편으로는 실망스러운 일이기도 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2007년은 단장 샤피로의 눈부신 운영이 빚어낸 작품이다. 취임때부터 리그의 재능있는 유망주들을 팜으로 불러모아 먼 미래를 내다보았던 샤피로는 올해 드디어 빛을 보게 되었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보다도 전체적인 짜임새가 있다. FA에서 영입된 선수들이 없이 대부분 인디언스의 팜을 거쳐서 올라온 선수들이기에 그 성과가 더욱 빛난다고 할 수 있다.

오늘 오전에 1차전이 12-3 클리블랜드 대승으로 끝이 났다. 양팀 선발 사바시아와 왕첸밍이 난조를 보이면서 조기 강판을 했다. 선발 사바시아가 난조를 보였지만, 적시에 어김없이 득점을 올려준 타선 덕분에 인디언스가 손쉬운 승리를 가져갔다. 덕분에 인디언스 불펜 투수들은 넉넉한 리드 속에서 포스트시즌 시험 등판을 한번씩 해볼 수 있었다. 내일 아침에 벌어지는 2차전은 시리즈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다. 아직도 '양키스의 저력'을 두려워하는 나로서는, 2차전을 인디언스가 놓칠 경우 무게의 추가 양키스로 많이 기울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AL 동부지구 1위 보스턴 레드삭스 vs AL 서부지구 1위 애너하임 엔젤스

포스트시즌은 투수 놀음이다. 2001년 커트 쉴링과 랜디 존슨이 양키스의 타선을 농락할때, 2003년 조쉬 베켓이 월드시리즈에서 강타선을 압도할때, 200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강력한 선발진을 바탕으로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등극할때... 그 사례를 들자면 수도 없이 많다. 지난 6년간 최강의 타력과 저력을 지녔으면서도 양키스가 번번히 포스트시즌에서 실패했던 이유가 바로 투수력의 부재에 있었다.

레드삭스와 엔젤스의 경기는 강력한 투수진을 가진 두 팀의 '붉은 전쟁'이다. 지난해 붉은 유니폼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우승으로, 격년으로 이어오고 있는 우승의 징크스가 올해는 붉은 유니폼이 아닌 팀을 향하고 있다고 하지만, 두 팀이 올해 포스트시즌에 오른 팀들 중에서 우승 확률이 가장 높다는 것은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1차전을 보스턴이 4-0으로 가져갔다. 2003년 월드시리즈에서 베켓의 두번의 호투를 잊지 못하는 나로서는 탄성을 자아낼만하다. 포스트시즌에서 3번째 완봉승을 거두며 포스트시즌 방어율을 1.74로 낮추었다. 진정한 가을의 사나이라고 일컬어지는 커트 쉴링과 존 스몰츠도 포스트시즌 방어율은 2점대 초, 중반이다. 물론 남은 경기에서 베켓이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수도 있지만, 2003년에 이어 베켓의 눈부신 투구는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의를 표할 만 하다. 정말 좋은 선수다. 언젠가 '당신이 감독이라면, 월드시리즈 7차전의 선발로 누구를 기용할 것인가?'라는 설문이 있다면, 조쉬 베켓이라고 대답할지도 모르겠다.

래키가 큰 힘을 쓰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지만, 아직 엔젤스에게 기회는 있다고 생각한다. 어찌보면 래키보다 위협적일 수 있는 에스코바가 2차전에서 쉴링을 잡아준다면, 시리즈가 미궁으로 빠질 것 같다. 3차전 양팀의 선발로 나서는 제레드 위버와 다이스케 마쓰자카의 경우, 난 오히려 위버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인상적인 위버의 루키시즌의 여파가 아직 채 가시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두팀 중 한팀을 응원할 생각은 없지만, 쉴링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2차전에서는 엔젤스의 편에 서고자 한다.

내셔널리그는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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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