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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 5. 12:30

2월 5일에 떠다니는 이런저런 상념들 일상2009. 2. 5. 12:30

1. 요즘의 나는 책 읽는 것이 즐겁다. 얼마전까지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 지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흥미있는 TV프로를 골라 즐겨보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논어의 옹야 편에서 공자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 인생을 즐겨야 하지만, 시간을 가치있게 보내는 것에 대한 숙고가 없어서는 안된다. 마냥 마음이 즐거우면 삶을 가치있고 즐겁게 사는 것이라는 주관적 판단이 항상 옳다는 결론에 이르러서도 안된다. 아는 자, 좋아하는 자, 즐기는 자 모두 '배움'이라는 테두리 안에서의 이야기다. 스스로 인생이 즐겁다고 하더라도, 배우지 않는 삶이라면 훨씬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을 전제로 깔고 있는 셈이다. 문구를 다시 정리하면, '알기 위해 배우는 자는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배움을 좋아하는 자는 배움을 즐기는 자만 못하다'가 된다. 쓸데없이 각설이 길었으나, 얼마전에 평소 좋아하시는 분이 해주신 말씀처럼 항상 무언가를 배우고, 노력하는 삶을 즐길줄 알아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나, 배움에 즐거움이 있는 이상 눈을 크게 뜨고, 찾으려 든다면 발견하게 될 것이고, 열려고 한다면 열릴 것이다.

2. 이런 질문을 받았다. 요즘 고민이 무엇이냐고. 잠시 멍하니 한참을 생각해야만 했다. 나의 고민이 무엇일까. 그리고 애써 한가지를 생각해서 말했다. 회사에서 나태해진 내 자신을 추스리는 것이라고. 고민을 말하라니까 왠 다짐? 하하. 예전에 알던 아이가 내게 푸념을 하면서 '고민이 없는 게 고민'이라면서 쓸쓸하고 외롭다고 했다. 치열하게 산다면, 살면서 한두개쯤 장애물이 생길 수도 있고, 그 장애물을 뛰어넘으려다 보면 자연스레 고민 한두개가 생길만도 한데, 내 삶이 조금더 치열해질 필요가 있는지 살펴볼 일이다.
 
3. 뜻하지 않게 엄마의 마음을 상하게 한 것이 하루종일 마음에 걸린다. 요즘 한창 예민하신데 미처 그걸 생각하지 못했다. 다른 사람이라면 이토록 마음쓰지 않았을텐데, 엄마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 다시한번 '가족이라는 것'에 대해 이런저런 상념이 든다. 오늘 뿐만이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엄마와 나 사이에 있을지도 모를 '간극'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4. 위기는 기회다, 라는 말은 성공은 실패의 어머니다, 라는 말보다는 관대하다. 위기를 기회로 돌리지 못한다면,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그때 우리는 '실패'라고 규정지을테니까. 전 지구촌이 위기라 하다 보니, 나라도 위기요, 회사도 위기요, 고로 나도 위기다. 변화는 항상 두려움과 기대 그리고 흥분을 동반한다. 물론 뜻하지 않게 도태될 수도 있고,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하지만 변화에서는 오는 흥분과 기대를 만끽하고, 도전하는 것에서 열의를 찾는다면 결과와 상관없이 '보람'을 논할 수 있을 것이다. 성공의 자양분이 되기도 할 것이고. 

5. 이틀연속 술을 마시고, 잠을 별로 자지 못했더니 아침에 정신줄을 놓고 늦잠을 푹 잤다. 다소 바쁜 마음에 집을 나서 버스 정류장까지 가벼운 걸음으로 뛰었다. 그리고 막 출발하려던 버스를 잡아탔다. 그리곤 숨이 가빴다. 고구마를 먹고 소화가 잘 안된다거나, 감기가 예전처럼 일찍 물러가질 않는다거나, 조금만 뛰었는데도 숨이 많이 가쁘다거나...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으레 젊은 나이에도 겪을 수 있는 흔한 일들이지만, 기분좋은 변화가 아니라서 씁쓸하다. 나이드는 것은 곧 몸과 마음이 병들어 가는 것일까. 
 
6. 사무라이 챔프루 7화. 아프신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착한 아들이 어머니 약값을 위해서 소매치기를 한다. 행복이 꼭 돈은 아니라는 말은 돈 있는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부르짖는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도망갈 길을 찾지 못하고, 아프신 어머니를 홀로 남기고 죽었다. 삶이란? 다람쥐 쳇바퀴를 돌듯 돌고도는 질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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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ri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