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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8. 25. 10:53

텅빈 아침 일상2009. 8. 25. 10:53

버스가 텅 빈 덕분에 편하게 앉아서 출근을 했다. 버스에 사람이 없으면 왠지 다른 사람들을 제치고 일찍 출근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때가 있다. 물론 다른 사람들보다 한참이나 늦어서 그런 경우가 더 많겠지만, 이럴때면 평소에 찾기 힘든 긍정적인 시각이 항상 고개를 들이밀고 있다.

삶은 '작은 일상' 하나만으로도 큰 변화를 맞이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마음에 기인한다. 지난 몇년간 일년에 몇차례씩은 설레고 조마조마한 마음을 간직했던 시기들이 있었다. 시간이 흘러서 되돌아보는 그 풍경들은 언제나 정제되고 평화로워서, 정신을 잃고 마냥 헤매기만 했던 나의 과거가 마냥 부끄러워질때도 있다.
 
야구를 보다 보면, 일명 '새가슴증'이라고 큰경기나 많은 관중이 들어선 경기장의 마운드에 서면 평소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있다. 물론 그것을 극복해서 훌륭하게 대성하는 선수들도 있지만, 매번 똑같은 실수를 반복함으로써 '2류 선수'에 머무르는 경우도 많다. 좋은 재능을 가지고도, 실전에서 활용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케이스이다. 뜬금없지만, 나 역시 '새가슴증'을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큰 선수가 되려면, 어떤 마운드에 오르더라도 '자신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잃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한다. 느끼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반드시 경험을 통해서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고흐의 편지들을 보면서 조금씩 그가 세상을 향해 가졌을 이런저런 상념들이 전해져온다. 순간순간 번민과 고민을 하겠지만, 시무일관 세상을 향한 긍정적인 시선, 예술을 향한 변함없는 열정,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고 있다. 예술가로서, 동시에 한 인간으로서 그의 담담한 심정들이 담겨 있다. 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와 같은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누군가를 이해하고자 할때 항상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다.
 
마음을 표현하고 솔직해지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스스로도 감당하지 못할만큼 가는 길을 재촉한다면 반드시 넘어지기 마련이지만, 다른 이의 마음을 재단하고, 결과를 가늠하면서 내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자기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을 사랑하면서, 스스로에게 충실해지는 길이다. 

가을이 왔다. 책을 더 많이 읽고 싶다. 어렸을때부터 책을 더 가까이 하지 못했던 것이 후회가 된다. 한권한권씩 내 마음속에서 책의 숫자를 세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 안에서 사색하고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더 보람찬 일이다. 배가 부른데도 먹는 것을 멈추지 않는 폭식증 환자처럼, 자꾸만 욕심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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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ri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