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림4편 맹자편, 선함에 이르는길, 최인호 도서2008. 2. 3. 18:16
책을 읽고 나서 시간이 꽤나 흘러버린 탓에 구체적인 내용을 기반으로 한 독서평은 올리기 어렵게 되었다. 물론 그 전에도 꽤나 상세한 평을 올린 적은 없지만. 여하튼 유림 4편의 내용은 맹자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4편에 나온 내용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이미 '구절'란에 따로 올려 소개했지만, 역시 맹자의 경세철학에 관한 부분이다.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인과 예의 실천이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인들은 모두들 '먹고 사는 데' 바쁘다. 그 과정에서 의와 예의 실천에 더없이 인색하다는 비판과 염려도 많이 받는다. 맹자의 경세철학에 의하면, 현대인들은 어느정도 면죄부를 받는 셈이 된다.
2편과 3편의 내용을 두고 친구 녀석과 열띤 논쟁을 벌였던 것과는 다르게, 4편은 무난하게 소화했다. 어느정도 책의 방향성에 부합하도록, 작가의 편의대로 각색한 부분 또는 임의적인 해석이 있었다고 인정한다면, 그다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볼 필요도 없는 일이다.
맹자철학의 최고의 화두는 바로 성선지설이다. 순자의 성악설과는 극단에 서 있는 이론으로, 누가 옳다고 판단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하지만, 그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작가의 결론대로 한 쪽의 손을 들어주기가 쉽지 않다. 맹자의 이야기처럼 모든 인간은 불쌍한 사람을 측은하게 여길 줄 아는 동정심과 나쁜 일보다는 착한 일을 하고서 보람을 느끼는 심리를 가진 것도 사실이지만, 반대로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 또한 인간의 본성에서 논외로 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결국 맹자와 순자는 모두 틀렸다.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 악하다로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그 본성 자체로 이해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선한 면과 악한 면이 공존하고, 또 성장 배경과 개성에 따라서 각기 다른 인격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만 한다.
졸린 와중이라 너무 두서가 없다. 이해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