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 : 인디언스 DS 2차전 관전기 야구2007. 10. 6. 14:38
역시 양키스
포스트시즌에서 양키스를 보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물론 양키스를 응원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언제나 흥미진진한 게임을 한다. 언젠가 양키스가 항상 이기는 것에 답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어, 그만 양키스 팬이라도 하는 게 마음편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물론 그것만큼은 의지대로 되는 일이 아니다.
오늘 경기를 보기 위해 일부러 일찍 일어났다. 양키스의 경기라면, 포스트시즌 경기는 매경기가 명승부지만, 주말밖에 볼 시간이 없기 때문에 이런 기회를 놓치는 게 아쉬웠다. 결과적으로 경기는 11회 연장까지 가는 접전끝에 인디언스가 2-1로 승리했다. 사실 오늘 인디언스의 플레이를 보면, 져도 할말이 없는 경기였다. 다행히 하늘이 인디언스를 도왔는지, 날것(벌레)들이 날아들어 양키스의 신예투수 조바 챔벌레인을 괴롭혀준 덕분에 천신만고끝에 패배의 문턱에서 벗어났다. 다른 투수들이 나름 잘 던진 것을 생각하면, 챔벌레인의 문제는 단지 벌레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신인으로서 큰 경기에 대한 부담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양키스에 저런 놀라운 루키투수가 있으면 안되는데... 왠지 그런 생각으로, 간절히 무너지길 바랬다ㅋ 몹시 비뚤어진 마음이긴 하지만, 그래야 신이 공평한거 아닌가ㅎ 그런 투수는 역시 로열스에 필요하다.
결국 챔벌레인과 리베라, 필승 라인을 모두 써버린 양키스는 비즈카이노가 등장하자마자 실점하면서 패배. 2연패를 하며 탈락의 궁지에 몰리게 되었다. 3차전은 클레멘스와 웨스트브룩의 대결인데,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팀에 싫어하는 투수의 선발이라... 인디언스의 스윕을 기대한다.
오늘 인디언스의 웨지 감독의 운영은 좀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팀이 풀리지도 않고, 앤디 페팃과 리베라의 노련한 투구에 타자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희생번트라는 정석 플레이만 고집하더니 결국 수많은 득점권에서 거의 안타를 쳐내지 못했고, 패배의 위기에까지 몰렸다. 발빠른 주자가 출루를 했을 경우에는 과감하게 스피드를 활용할 생각도 해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큰 경기에서는 투수력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스피드라고 생각한다. 2003년 포스트시즌에서 후안 피에르의 인상적인 활약은 여전히 잊혀지지 않는다. 물론 실패했을 경우, 팀 분위기가 침체될 수도 있다고 하지만, 적극적이면서 능동적인 플레이를 함으로써, 선수들이 실패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카모나와 페레즈
인디언스의 선발 카모나와 구원 페레즈는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특히 카모나가 이렇게까지 호투를 해 줄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다. 올시즌 혜성처럼 등장을 해서 19승을 거두긴 했지만, 정규시즌에서 그의 BB:K를 보았을때 상대팀을 압도할 정도의 스터프를 지니지 못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그라운드볼을 유도할 수 있는 자기만의 장기를 지니고 있는 선수였다. 양키스 타자들이 카모나의 공을 제대로 중심에 맞추지 못했고, 알렉스 로드리게즈는 속수무책으로 그에게 두번이나 삼진을 당했다. 페레즈 역시 90마일에 못 미치는 공이지만,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는데 굉장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틀연속 2이닝을 던져서 팔에 무리가 가는 것은 아닌지 다소 걱정스럽긴 하다. 어제 경기에서 굳이 2이닝까지 던지게 할 필요가 있었나 하는 의문이 다시 잠깐 고개를 들었고, 선수를 보호해야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의 감독의 입장은 참으로 난처하기만 할 것이라는 생각이 다시 한번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