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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6. 20. 17:16

서른살 경제학, 유병률 도서2009. 6. 20. 17:16

경제와 재테크에 한창 관심을 쏟으려고 작정(?)했었던 작년에 접한 책으로, 내용도 정리할겸 이번에 다시 읽게 되었다. 빌린 책인데, 근 1년간을 소장하고 있으니 도둑놈이 따로 없다. 책을 훔치는 것은 도둑질이 아니라고 어디에서 읽은 거 같기도 하고... 하루빨리 있었던 원래 그 곳으로 다시 돌려주어야겠다. 

저자는 중앙일보에서 7년정도 경제부에서 근무한 기자분이시다. 나와 같은 경제 문외한이 읽기엔 너무 알맞게 잘 써주신 것 같다. 따분한 경제 논리와 데이터보다도 여러가지 경제 현상의 원인과 흐름, 그리고 특정 기업들의 지배구조와 생존 전력 그리고 평범한 우리들이 간과하기 쉬운 정부 정책이나 경제 논리의 헛점과 방향성 등을 여러가지 사례와 비유를 들어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생각이 달랐던 부분은 증권회사에 근무한 경험이 있으셔서 그런지 직접 투자보다는 간접 투자를 권고하셨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그 부분은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발을 더 깊숙히 들이느냐의 문제인데, 경제에 대해 어느정도의 지식을 지속적으로 함양하는 것을 전제한다면, 우량주를 중심으로 한 직접 투자가 간접 투자에 비해 개인에겐 더 낫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1장에선 기업 전략 수립에 필요한 경제학 개념과 사례를 이야기했다. 그 첫번째로 제시한 사례가 메가박스의 극장 관람료 요일별 차등화 전략이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실제로 그것을 도입하는 자가 승자라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그 쉬운 걸 왜 몰랐을까, 라고 후회할 정도로 당연한 이치를 메가박스는 잘 활용한 셈이다. 주말엔 관람료를 좀 올리더라도 관객의 수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사실. 게임이론과 죄수의 딜레마 이론도 꽤 흥미롭게 읽었다. 특히 게임이론을 예로 들면서 세명의 총잡이가 트라이앵글을 형성하고 맞서 있고, 서로에 대한 정보를 잘 알고 있을때, 가장 저격률이 낮은 사람이 생존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이론을 거론할때는 다소 놀랍기까지 했다. 

2장은 삼성과 엘지, 그리고 SK의 지배구조에 대한 설명이었다. 책의 전체적인 주제와 다소 거리감이 있지 않나 싶었지만, 여러 회사들의 경영 방식을 들여다보는 것도 신선했다.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삼성은 출자를 통해서 그룹의 여러 회사들의 지분을 소유하고, 구조본을 통해 지배력을 유지하는 전략이다. 엘지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서 모회사와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고 있으며, SK는 이사회의 권한을 강화해 투명경영을 펼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나라 대기업의 출생 비밀과 기업가 정신을 거론하면서, 자신의 관점에 대해서도 슬몃 언급을 했는데, 정부의 규제강화와 높은 법인세가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저하시킨다는 대기업들의 주장은 다소 엄살이라는 것이며, 기업들이 투자에 조심스러워진 것은 과거 성공이 보장된 환경이 끝났기 때문이며, 시대적인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의 요구가 들어진다고 해봐야 그것은 기업들의 뱃속만 채워주는 것이지, 투자를 활성화시키는데 한계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기업들의 지배구조에 대해서 꽤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3장은 금리와 환율에 대한 설명으로, 경제학이나 재테크를 다루는 책에서 필수적으로 다루는 내용들이다. 기본적으로 금리 중에서는 콜금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과 저금리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 금리가 경제활동 자체에 주는 영향이 굉장히 크다는 것을 여러 방면에서 조명하고 있다. 환율 역시 일방적으로 오르고 내리는 것이 마냥 좋은 것이 아니라 오를 때와 내릴 때 여러 경제활동들에 다양하게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일러주고 있다. 특히나 환율을 수출기업에 주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에, 직접 투자자들은 환율의 변화와 기업의 수익성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4장은 저자의 이야기처럼 가장 따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각종 지표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 저자가 거론한 지표란 지표를 모두 언급해보면, 길거리 지표, 소비자전망지수(CSI),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산업활동동향, 산업생산지수, '출하', '재고', '도소매판매', '내수용소배재출하', '설비투자추계', '국내기계수주', '경기종합지수', '경기선행지수' 등이다. 결국 숫자놀음은 빼놓을 수 없으니, 재테크의 길은 그토록 험난할 수 밖에 없다. 더불어 추가경정예산과 불경기 정부 정책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였는데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불경기시 정부가 돈을 풀어 경기진작을 하는 것인데, 과거 '뉴딜정책'처럼 케인즈의 이론을 받아들여 정부가 수요를 창출하는 방법을 추진할때 그럴 필요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반면 '레이거노믹스'라고 불리는 공급경제학파의 경우에는 세금을 줄이고,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시켜 기업의 투자의욕과 근로자의 근로의욕을 고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정부에서도 지난해 그런 이유로 대규모 감세정책을 내세운 바 있다. 저자는 실제 레이거노믹스가 성공하지 못한 결과를 들며 실제 세금감면이 부유층과 기업인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는 사실을 꼬집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세금을 안내는 국민이 전체의 40%라고 한다. 단돈 얼마 세금이 감면되었다고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좀 더 큰 그림과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 

5장에서는 고령화 시대, 저성정 시대의 미래를 이야기하며 위기 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다. 누구에게도 기댈 생각을 하지 말고 노후를 대비해야 하거늘, 당신은 잘 하고 있는가, 곧 이런 의미이다. 돈을 축척하기도 힘들고, 기업은 구조조정을 칼날을 디밀고, 금리는 낮아서 지속적인 노동이 없이는 생계를 이어가기조차 힘든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이야기다. '돈도 힘도 없이 오래사는 것'만큼 불행한 일은 없다는 이야기다. 더불어 2027년에 결혼적령기 남녀 성비가 124:100이라고 하니, 예전엔 무심코 지나친 통계지만 갑자기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 기업은 시니어 비니지스를 신경써야 할때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GM 사례를 들고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복지혜택이 좋았던 기업이었으나, 결국 그것이 회사의 발목을 잡아 도산하고 말았다는 예를 들었다. 근로자 입장에선 슬픈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역사의 결과들로 인해 요즘의 기업들이 근로자에게 보다 더 가혹해지는 셈이니까. 성공적으로 경제적인 삶을 설계하고 있는 세명의 일반인들의 노하우를 실으며, 끝을 맺었는데 스스로랑 비교가 되어 가슴 한쪽이 뜨끔했다. 

마지막 장에서는 중국과 미국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결론적으로 미국은 향후 20년간 세계1위의 경제대국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이며, 중국은 미국을 턱밑까지 추격하겠지만 추월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내용. '노동 생산성'에 대해서도 언급을 빼놓지 않았는데, 유럽과 미국을 비교했다. 역시 수정자본주의의 영향으로 복지 우선의 정책을 폈던 유럽의 추락은 피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복지 정책보다는 사회의 고령화를 더 큰 이유로 들었지만, '노동생산성'이라는 측면에서 보았을때 둘 모두 영향이 없을 수 없다. 경제는 곧 철학이기에, 어떤 방향을 선택하느냐는 국민의 손에 달려있다. 복지혜택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는 돌파구를 찾아내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몫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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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ri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