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30. 07:16
삼국지 오디세이, 다카시마 도시오 도서2010. 12. 30. 07:16
삼국지의 여러 인물들이나 사건들을 최대한 정사 '삼국지'에 기반하여 다루고 있다. 소설 '삼국지연의'의 어떤 부분이 허구적이며 실제 인물들의 모습과 평판은 어떠했는지 사료를 참고해가며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전체적으로 소설 '삼국연의'가 촉나라 관점에서 씌였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지적이 많았고, 위나라의 정통성을 인정하고 조조라는 인물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어떤 책이든 저자의 주관적인 가치 판단이 들어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다카시마 도시오라는 저자가 삼국지의 정세와 인물들에 대해 전체적으로 어떤 판단을 하고 있는지 가늠해볼 필요가 있다.
인간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인류의 역사 역시 불완전할 수 밖에 없다. 시간이 흐르면서 각색되고 윤색되다 보면 어떤 사람은 '영웅'이 되고, 심지어 '신화'적인 존재로까지 격상되기 마련이다. 그런 연유에서 역사를 기술하는 사람은 그만큼 이성적이면서도,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하고, 냉철한 판단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저자도 언급했듯이 역사의 기술 역시 그 시대의 정황이나 저자의 입장, 주관적인 기호 등이 반영될 수 밖에 없다. 결국 판단의 몫은 독자의 몫이 되고 만다.
사람은 다양한 삶을 살고, 개개인마다 다양한 가치관을 갖고 있다. 조조든, 유비든, 손권이든 역사적인 인물을 판단할 때도 맹목적인 접근법은 굉장히 위험하다. 사람마다 장점과 단점을 겸하고 있는 만큼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시대가 난세였던만큼 그 시대에 필요한 사람이 영웅이 되었다. 저자의 말처럼 평화로운 시절에는 건달이나 해먹었을법 한 사람들이 큰 인물이 되기도 했던 것이다. 전쟁의 시대에 훌륭한 군인이 탄생하는 것처럼.
여전히 삼국지에 대한 나의 시각은 리동혁의 '삼국지'를 읽고 쓴 소감하고 크게 다르지 않다. 난세에서의 '처세'. 죽음은 두려워하지만 전쟁에 열광하고, 난폭한 것을 배격한다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목숨 따위는 파리 목숨 취급하면서 영웅이 되는 사람들에 열광하는 인간의 심리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논리 하나로 모든 것을 수긍할 수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