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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6. 21. 23:34

산에는 꽃이 피네, 류시화 도서2009. 6. 21. 23:34

이래저래 법정 스님의 말씀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오지만, 그 중에 가장 핵심은 역시 '무소유'라고 할 수 있다. 류시화 시인이 엮은 '산에는 꽃이 피네'라는 책 역시 법정스님의 무소유 정신에 대해 엮었다. 여러 강연이나 대화에서 법정 스님이 하신 말씀을 모아놓은 것인데, 욕심을 버리고 가난해야 행복할 수 있으며, 나눔의 온정을 항상 가져야 하며, 말을 아끼고 항상 실천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말씀하신다. 산골짜기에서 자연을 벗삼아 지내시기에 근본은 자연이기에 문명의 이기에 너무 모든 것을 맡기지 말고 자연과 가까워질 것을 권유한다. 몸이 아프고, 건강하지 못한 것도 흙으로부터 멀어졌기 때문이라고 하신다.

더불어 무엇이든 하나일때 가치가 있지, 두개가 되고 세개가 되면 하나일때의 살뜰함과 고마움이 사라진다고 한다. 가능하다면 그 하나도 불필요하다면 없애 마음쓰지 않는 것이 행복을 찾는 길이라고. 단순과 간소, 곧 침묵의 세계를 지향하며, 텅 빈 충만의 경지를 추구한다. 

'혼자 사는 즐거움'이라는 책을 쓰셨듯이 법정 스님은 '홀로' 있는 것에 대한 의미도 부여한다. 

올 봄은 순수하게 홀로 있는 시간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다.
홀로 있을수록 함께 있다는 말씀이 진실임을 터득하였다.
홀로 있다는 것은,
어디에도 물들지 않고 순진무구하며 자유롭고 홀가분하고
부분이 아니라 전체로서 당당하게 있음을 뜻한다.
살 만큼 살다가 이 세상을 하직할 때, 할 수 있다면 이런 오두막에서 이 다음 생으로 옮아가고 싶다. 

법정스님 수상집 <버리고 떠나기> 중에서 

더불어 요즘과 같이 무한경쟁을 추구하는, 승리 아니면 패배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 대해서도 일갈하신다. 

세상의 기업체나 정부 관료들은 '무한경쟁 시대다', '일류가 아니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등의 광고를 한다. 이런 구호들을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막연히 국제 경쟁력을 강조하기 위한 구호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사람이 어떻게 무한히, 끝없이 경쟁만 할 수 있는가. 그런 구호에 속아서는 안된다. 어떻게 경쟁만 하고 살 수 있는가. 물론 삶의 요소에 경쟁도 있지만, 경쟁하지 않고 사는 그런 경우도 있다. 일류가 아니면 살아남지 못한다니, 우리는 일류가 아니다. 나 자신도 일류가 아니다. 삼류 사류도 있고 아류로도 살고 있다. 다들 살아남고 있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일류는 빨리 죽는다. 빨리 넘어져 버린다. 어떻게 일류만 존재하는가. 어떻게 일류만을 용납하는가. 또 그들은 말한다. '정복할 것인가, 정복당할 것인가'. 이건 협박이다. 누구를 우리가 정복하는가. 왜 우리가 정복을 당하는가. 이런 말에 속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한때의 구호일 뿐이다. 이런 극도의 이기주의를 우리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것이 우리의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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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ri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