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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리츠의 팬들은 본즈를 '사랑해서' 미워한걸까, 아니면 '미워해서' 사랑한걸까?



파이어리츠의 팬들과 본즈의 '7년간의 사랑'은 본즈의 22년 메이저리그 인생에 비하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인연' 쯤으로 치부하기엔 긴 시간이었나 보다. 본즈는 그 이후 진정한 사랑을 만나 더욱더 뜨거운 사랑을 하고 있지만, 파이어리츠 팬들은 여전히 '솔로탈출'을 꾀하고 있을 뿐이다. 브라이언 자일스가 나타났지만, 더 나은 사람을 데려온다고 집안에서 샌디에이고로 보냈다. 그리고 제이슨 베이를 데려왔지만, 애석하게도 'Memories of bonds'를 지워버리기엔 턱없이 부족한 것만 같다.

본즈는 피츠버그에서 항상 '애증의 존재'였다. 92년 팀을 떠난 그 순간부터 그는 피츠버그에서 타석에 설때도, 수비를 할때도 환영을 받지 못했다. 하루아침에 남이 되어,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즐거운 생활에 빠져 있는 본즈가 괴씸하고, 야속했을 뿐이었다. 샌프란시스코에 대한 질투도 함께. '생각해보니 성격이 별로였던 녀석이었어', '돈이 좋다고 떠난 녀석인데 아쉬워할 게 없어'..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났지만, 본즈를 향한 피츠버그 팬들의 마음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것은 '스테로이드' 의혹이 불거진 이후의 샌프란시스코 이외의 도시들에서 벌어지는 본즈를 향한 '야유'와는 분명히 그 맥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었다.



올해 피츠버그에서 벌어지는 자이언츠와 파이어리츠의 경기는 단 3게임. 시즌 초 4월로 예정되었다. 이미 올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할지도 모른다는 언론의 보도가 나오고 있었기에, 2007년 봄 본즈의 피츠버그 방문은 선수로서의 '마지막 방문'일지도 몰랐다. 본즈는 피츠버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답지 않은 따뜻한 눈길과 어감으로 그의 '옛사랑' 피츠버그에 대한 애정을 회상했다.  

"난 피츠버그와의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고 있어요, 모두가 좋은 시간들이었죠..우리들은 모두 젊었었고, 처음엔 미지근했지만, 나중에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뜨겁게 타올랐어요.. 우리는 각자 갈길을 가고 있지만, 오랜 시간을 함께 뛰었고, 함께 했으며, 정말 행복했어요."



시리즈 두경기는 우천으로 연기되었다. 운명처럼 본즈는 시즌초 예정에 없던 두 게임을 치르기 위해 8월에 피츠버그를 다시 방문했을때, 'ALL-TIME' 홈런킹이 되어서 돌아왔다. 언제나 본즈의 성공에 질투어린 시선을 보낸 파이어리츠 팬이었지만, 본즈는 이번에도 팬들의 '야유'가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성공한 자의 여유일까, 본즈는 다시 피츠버그에 변함없는 애정을 보냈다. 자신 때문에 피츠버그가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도 부정했다.  

"여기는 내가 처음 시작한 곳이에요, 그리고 피츠버그는 나를 선택해주었죠. 정말 멋진 일입니다. 피츠버그는 잘해왔고, 또 변화를 꿈꾸고 있어요. 재능있는 친구들도 많죠, 지금은 시기가 안 좋을뿐, 때를 만나면 다시 좋아질겁니다"

파이어리츠 팬들은 결국 본즈를 '사랑해서' 미워했던 것일까,,



더블헤더를 치르기 위해 PNC 파크에 나타난 본즈, 팬들의 'Standing Ovation'을 보면서, 그리고 'Big Cheers'를 들으면서 그는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수비를 하기 위해 1회말 그의 포지션인 좌익수 자리에 섰을때, 그의 뒷편 관중석의 팬들은 일제히 일어나 그에게 박수갈채를 보냈다. 본즈는 20-30초간 손을 흔들며 그에 화답했다. 그리고, 게임중 피츠버그 시절의 본즈를 그린 동영상이 나왔을때 피츠버그의 팬들은 더 큰 갈채로 본즈를 축하했다.

"너무 기쁜,, 정말 기쁜 일이에요, 멋지고 대단하고....정말 행복합니다. 내가 몸담았던 곳에 돌아와서 이렇게 환영을 받는다는 건 정말 멋진 일입니다"  

파이어리츠의 경기를 좀처럼 보지 않는다는 피츠버그의 한 부부팬은 본즈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고 했다.

"4월에 본즈가 이곳에 왔을때, 우리는 웨스틴 호텔에 머물렀는데 본즈가 로비에서 우리들의 가족 사진에 사인을 해주었어요, 오랫동안 고대해왔던 일이었어요. 사진 속의 어린 우리 아이를 보고 그가 '이걸 위해 오랫동안 기다렸겠구나'라고 말하자, 우리가 그렇다고 대답을 했어요. 그는 '자, 그럼 신의 축복이 함께 하길 바래' 하면서 사인을 해주었죠."

샌프란시스코에 대한 사랑을 숨기지 않는 본즈는 여전히 그의 일부분은 'a pirate'라고 이야기한다.

"언제나, 언제나 그럴거에요. 파이어리츠는 대학을 졸업한 저에게 처음으로 기회를 주었습니다."  

 

글쎄, 이것이 마지막일지도 모르겠다. 이젠 그의 선수생활이 연장되어 다시 피츠버그에서 조우할 가능성은 커졌지만, 각자의 길을 가던 본즈와 파이어리츠의 팬들은 15년만에 비로소 '화해의 악수'를 했다. 정확히 말하면, 오랫동안 지속되었던 '본즈를 향한 애증'의 마음이 팬들의 가슴 속에서 어느정도 사라진 것이다.

오랜 '애정의 굴레'를 털어버린 파이어리츠의 팬들은 이제 새로운 사랑을 만날 준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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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