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7. 13. 02:10
나의 운명, 기아 타이거즈 야구2007. 7. 13. 02:10
타이거즈... 그 이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무언지 모를 상념에 젖어들었다. 그야말로 오랜만에, 족히 8~9년의 시간이 훌쩍 흘러버린 것만 같다. 그리고, 난 잠실야구장에 다시 찾았다. 생각지도 못한 아는 선배의 제의에 뜻없이 따라나선 길, 9년전의 기억을 품에 않은 채.. 그당시 김응룡 감독이 이끄는 해태 타이거즈의 모습을 벗고, 기아타이거즈라는 이름을 잠실야구장에서 접했다. 결과적으로 경기는 완패였다. 올해 기아가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를 알고 있었지만, 행여나 하는 마음이었지만 무기력한 경기 속에 힘한번 제대로 쓰지 못했다. 하지만 낯설기만 한 관중석에서의 '나'는 그동안 그저 외면하고만 싶었던, 그래서 모른척, 담담한 척 지나치려고만 했던, '타이거즈'의 존재를, 여전히 타이거즈를 향한 나의 애정을 다시 접했다. 어쩌면 그것은 타이거즈를 향한 것이기도 하고, 경기장을 찾은 모든 타이거즈 팬들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
나의 운명, 타이거즈.. 나는 언제나 이 팀을 나의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인간은 언제나 '선택하는 것'보다 '선택되어지는 것'에 더한 집착을 갖는다. 가족, 고향, 국가... 이미 '선택되어진 것'들은 때론 너무도 소중한 존재기에, 떠나려고 발버둥을 쳐도 늘 그 주위에 맴돌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학, 직장, 거주지.. '선택'은 그만큼 쉽다. 나의 '선택'은 동시에 그만큼 나를 자유롭게 해주기 때문이다. 일면 다소 비약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타이거즈는 내게 '주어진' 존재였다. 야구를 알고 타이거즈를 알게 된건지, 타이거즈를 알고 야구를 알게 된건지도 불분명할만큼, 언제나 그시절 그때엔 '해태'라는 이름을 가진 '타이거즈'가 있었고, 너무도 당연한 것처럼 그 승리에 열광하고, 도취했다. 어쩌면 그때는 내가 왜 그 팀을 응원하는지조차 모른채 '그냥'이었지 않나 싶다.
이미 선동렬은 일본 진출을 했고, 97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마지막으로, 이종범을 비롯한 스타 플레이어들이 하나둘씩 팀을 떠나면서 나 역시 '해태 타이거즈'에 무한한 애정을 갖는 '열성팬'을 그만두었고, 그해 난 태어나서 처음으로 고향을 떠나 낯선 곳으로 대학 진학을 했다. 학창시절 답답한 일상에 언제나 일편의 '해방구'가 되어주었던 타이거즈는 분명 '고마운 존재'였지만, 승리하지 못하는 팀이 더이상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내게 큰 매력으로 다가오지 못했다. 난 메이저리그를 알게 되었고, '타이거즈'의 존재는 그저 학창시절의 추억 쯤으로 묻혀져가고, 이제는 그때와는 '다른 팀'이 되었다고 스스로에게 되뇌며 외면했다. 나는 더이상 해태 타이거즈의 이종범에 열광하지 않았고, 그저 시애틀 매리너스의 '켄 그리피 주니어'에 열광했다. 가끔 타이거즈의 소식을 접할때의 그 안타까움은 어쩔 수 없었지만, 더 큰 무대 메이저리그를 즐기는 것으로 이내 그 아쉬움을 지웠다.
메이저리그를 본격적으로 접한 지 10년이 되어가는 지금, 그동안 여러 선수들을 좋아하고, 또 어떤 팀들을 응원해보고, 정말 메이저리그는 야구라는 것이 매력적인 스포츠라는 것을 여러번 일깨워 주었다. 물론 나는 꾸준히 켄 그리피 주니어, 델가도, 본즈, 소사와 같은 기라성 같은 선수들에 열광하고, 전율하며, 매력적인 팀들이 항상 승리하기를 기원하며 응원했다. 하지만 그 어떤 경우에도, 다시금 돌이켜 생각을 해봐도, 타이거즈만큼 '절실함'의 의미를 가져다주지는 못했다. 메이저리그의 무대에서 나는 언제나 매력적인 선수와 팀을 응원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졌고, 그 선수와 팀의 부진에도 다분히 이성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그 '절실함'이 가장 묻어났던 기억은 2001년 월드시리즈 양키스와 애리조나의 경기들이었다. 지금도 여전하지만, 그때 나는 '제국' 양키스의 독주에 제동을 걸어줄 만한 'any team'을 절실히 바랬었기 때문이다. 해태의 승리에 하루가 즐겁고, 또 기대되고, 매일매일 경기 결과에 일희일비하던 기억... 오늘 잠실 경기장에서 나는 10년전의 나 자신으로 돌아가 있는 기분이 들었다. 이미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9회초 최희섭의 '홈런' 한방을 열심히 응원하며, 패배를 받아들일 줄 아는 '성숙'한 모습이 되었지만, 타이거즈가 내게 '운명의 팀'이라는 생각은 여전했다.
나를 비롯해서, 이미 실망스러운 팀성적과 구단 운영으로 등을 올리거나 애써 외면하는 많은 팬들이 있음에도, 꾸준히 응원하고 또 단 1승이라도 그 승리를 즐길 줄 아는 팬들에게는 겸허하게 경의를 표한다. 하지만, 경기장에서 무기력하게 팬들앞에서 단 1점도 올리지 못하는 경기를 지켜보면서, 많은 팬들과 함께 더 많은 승리를 자축하며, 같은 팀을 응원하는 '공통의 정서'를 마음껏 만끽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10년전의 그 시절처럼, 한국시리즈 우승을 눈 앞에 두고, 그 분위기에 심취해보고 싶다는 생각, 우승했을 때의 열광.. 근 100년만에 우승을 달성한 레드삭스나 화이트삭스 팬들의 기쁨을 다시 한번 돌이켜 생각해보게 된다. 메이저리그 팀들을 응원하면서, 난 그 팀들이 합리적으로 구단을 운영하고, 생산적인 투자를 하기를 바랬다. 하지만 10년전의 나 자신으로 돌아가, '열성적인 타이거즈의 팬'이었던 그 시절의 나는 레드삭스의 팬들이 왜 '1억불의 사나이' 마쓰자카에 열광하는지를, 왜 파이어리츠의 팬들이 스몰 마켓의 피츠버그 구단주에게 무조건 돈을 쓰라며 '경기중 경기장을 떠나는 시위'를 펼치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1억불'의 합리성보다 '승리의 가능성'이 팬들에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팬들은 더 잘하는 팀, 더 매력적인 팀이 나타나도 언제나 나의 팀을 떠날 수 없는 숙명을 타고난 것만 같다.
나 역시 오늘의 타이거즈 패배를 받아들이지만, 더 강한 타이거즈를 바란다. 오늘 경기장을 찾은 많은 팬들, 그리고 기아 타이거즈를 응원하는 많은 분들이 아직도 80,90년대의 향수에 젖어 있고, 또 어떤 경우에는 '숙명'처럼, 어떤 경우에는 '일상'처럼 팬이 되었다. 하지만 90년대 후반 이후 야구를 접한 팬들에게 기아는 그저 화려한 시절이 있었던 전통의 명문구단일 뿐이고, 이제 그저그런 팀일 뿐인 타이거즈에 열광하지 않는다. 로베트로 클레멘테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빅 레드머신' 신시내티 레즈, '베이 브라더스'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모두 한시대를 호령했던 전통의 명문구단들이다. 하지만 팬들은 그 추억에 열광하지 않는다. 20년 후의 기아 타이거즈가 이 시대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되어도, 그때도 여전히 변함없이 '나의 운명, 타이거즈'를 떠날 수 없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 첫째로, 오늘을 기점으로 나는 애써 기아 타이거즈의 패배를 외면하는 '추억의 열성팬'을 벗어던지고, 다시 한번 그 우승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졌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로 내가 좋아하는 팀이라는 이유로(?), 과거의 그 시절처럼 멋진 경기와 좋은 성적으로 많은 팬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는 팀이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나의 운명, 타이거즈.. 나는 언제나 이 팀을 나의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인간은 언제나 '선택하는 것'보다 '선택되어지는 것'에 더한 집착을 갖는다. 가족, 고향, 국가... 이미 '선택되어진 것'들은 때론 너무도 소중한 존재기에, 떠나려고 발버둥을 쳐도 늘 그 주위에 맴돌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학, 직장, 거주지.. '선택'은 그만큼 쉽다. 나의 '선택'은 동시에 그만큼 나를 자유롭게 해주기 때문이다. 일면 다소 비약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타이거즈는 내게 '주어진' 존재였다. 야구를 알고 타이거즈를 알게 된건지, 타이거즈를 알고 야구를 알게 된건지도 불분명할만큼, 언제나 그시절 그때엔 '해태'라는 이름을 가진 '타이거즈'가 있었고, 너무도 당연한 것처럼 그 승리에 열광하고, 도취했다. 어쩌면 그때는 내가 왜 그 팀을 응원하는지조차 모른채 '그냥'이었지 않나 싶다.
이미 선동렬은 일본 진출을 했고, 97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마지막으로, 이종범을 비롯한 스타 플레이어들이 하나둘씩 팀을 떠나면서 나 역시 '해태 타이거즈'에 무한한 애정을 갖는 '열성팬'을 그만두었고, 그해 난 태어나서 처음으로 고향을 떠나 낯선 곳으로 대학 진학을 했다. 학창시절 답답한 일상에 언제나 일편의 '해방구'가 되어주었던 타이거즈는 분명 '고마운 존재'였지만, 승리하지 못하는 팀이 더이상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내게 큰 매력으로 다가오지 못했다. 난 메이저리그를 알게 되었고, '타이거즈'의 존재는 그저 학창시절의 추억 쯤으로 묻혀져가고, 이제는 그때와는 '다른 팀'이 되었다고 스스로에게 되뇌며 외면했다. 나는 더이상 해태 타이거즈의 이종범에 열광하지 않았고, 그저 시애틀 매리너스의 '켄 그리피 주니어'에 열광했다. 가끔 타이거즈의 소식을 접할때의 그 안타까움은 어쩔 수 없었지만, 더 큰 무대 메이저리그를 즐기는 것으로 이내 그 아쉬움을 지웠다.
메이저리그를 본격적으로 접한 지 10년이 되어가는 지금, 그동안 여러 선수들을 좋아하고, 또 어떤 팀들을 응원해보고, 정말 메이저리그는 야구라는 것이 매력적인 스포츠라는 것을 여러번 일깨워 주었다. 물론 나는 꾸준히 켄 그리피 주니어, 델가도, 본즈, 소사와 같은 기라성 같은 선수들에 열광하고, 전율하며, 매력적인 팀들이 항상 승리하기를 기원하며 응원했다. 하지만 그 어떤 경우에도, 다시금 돌이켜 생각을 해봐도, 타이거즈만큼 '절실함'의 의미를 가져다주지는 못했다. 메이저리그의 무대에서 나는 언제나 매력적인 선수와 팀을 응원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졌고, 그 선수와 팀의 부진에도 다분히 이성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그 '절실함'이 가장 묻어났던 기억은 2001년 월드시리즈 양키스와 애리조나의 경기들이었다. 지금도 여전하지만, 그때 나는 '제국' 양키스의 독주에 제동을 걸어줄 만한 'any team'을 절실히 바랬었기 때문이다. 해태의 승리에 하루가 즐겁고, 또 기대되고, 매일매일 경기 결과에 일희일비하던 기억... 오늘 잠실 경기장에서 나는 10년전의 나 자신으로 돌아가 있는 기분이 들었다. 이미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9회초 최희섭의 '홈런' 한방을 열심히 응원하며, 패배를 받아들일 줄 아는 '성숙'한 모습이 되었지만, 타이거즈가 내게 '운명의 팀'이라는 생각은 여전했다.
나를 비롯해서, 이미 실망스러운 팀성적과 구단 운영으로 등을 올리거나 애써 외면하는 많은 팬들이 있음에도, 꾸준히 응원하고 또 단 1승이라도 그 승리를 즐길 줄 아는 팬들에게는 겸허하게 경의를 표한다. 하지만, 경기장에서 무기력하게 팬들앞에서 단 1점도 올리지 못하는 경기를 지켜보면서, 많은 팬들과 함께 더 많은 승리를 자축하며, 같은 팀을 응원하는 '공통의 정서'를 마음껏 만끽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10년전의 그 시절처럼, 한국시리즈 우승을 눈 앞에 두고, 그 분위기에 심취해보고 싶다는 생각, 우승했을 때의 열광.. 근 100년만에 우승을 달성한 레드삭스나 화이트삭스 팬들의 기쁨을 다시 한번 돌이켜 생각해보게 된다. 메이저리그 팀들을 응원하면서, 난 그 팀들이 합리적으로 구단을 운영하고, 생산적인 투자를 하기를 바랬다. 하지만 10년전의 나 자신으로 돌아가, '열성적인 타이거즈의 팬'이었던 그 시절의 나는 레드삭스의 팬들이 왜 '1억불의 사나이' 마쓰자카에 열광하는지를, 왜 파이어리츠의 팬들이 스몰 마켓의 피츠버그 구단주에게 무조건 돈을 쓰라며 '경기중 경기장을 떠나는 시위'를 펼치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1억불'의 합리성보다 '승리의 가능성'이 팬들에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팬들은 더 잘하는 팀, 더 매력적인 팀이 나타나도 언제나 나의 팀을 떠날 수 없는 숙명을 타고난 것만 같다.
나 역시 오늘의 타이거즈 패배를 받아들이지만, 더 강한 타이거즈를 바란다. 오늘 경기장을 찾은 많은 팬들, 그리고 기아 타이거즈를 응원하는 많은 분들이 아직도 80,90년대의 향수에 젖어 있고, 또 어떤 경우에는 '숙명'처럼, 어떤 경우에는 '일상'처럼 팬이 되었다. 하지만 90년대 후반 이후 야구를 접한 팬들에게 기아는 그저 화려한 시절이 있었던 전통의 명문구단일 뿐이고, 이제 그저그런 팀일 뿐인 타이거즈에 열광하지 않는다. 로베트로 클레멘테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빅 레드머신' 신시내티 레즈, '베이 브라더스'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모두 한시대를 호령했던 전통의 명문구단들이다. 하지만 팬들은 그 추억에 열광하지 않는다. 20년 후의 기아 타이거즈가 이 시대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되어도, 그때도 여전히 변함없이 '나의 운명, 타이거즈'를 떠날 수 없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 첫째로, 오늘을 기점으로 나는 애써 기아 타이거즈의 패배를 외면하는 '추억의 열성팬'을 벗어던지고, 다시 한번 그 우승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졌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로 내가 좋아하는 팀이라는 이유로(?), 과거의 그 시절처럼 멋진 경기와 좋은 성적으로 많은 팬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는 팀이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