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이 되고 싶어요(Brother Bear), 야니크 하스트럽 애니2007. 12. 16. 23:32
유쾌한 헐리우드 애니메이션
대체적으로 헐리우드 애니메이션의 특색은 유쾌하다. 특히나 동물을 주인공으로 그린 애니들을 보면, 귀여운 동물들의 세계를 유머와 해학으로 아주 잘 그려낸다. 그것이 일본 애니메이션과 대비되는 면으로, 조금더 생동감이 있고, 동선이 잘 그려진다.
반면,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는 정적이면서도 서정성이 깃든 것들이 많다. 물론 그것은 '내가 본 작품들'로만 한정되는 이야기일 뿐이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 벽도 무너질 것이며, 일본 애니메이션에게서 특히나 더 느끼는 '정서적 근접성' 역시 헐리우드 애니메이션에서도 점차로 느껴지게 될 것이다. '개미', '벅스 라이프', '헷지', '라따뚜이', '마다카스카', '서핑 업' 등 동물을 전면에 내세운 애니메이션은 수도 없이 많다. 바로 그런 것들이 애니메이션의 매력이기도 하고, 다른 장르가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다.
동물과의 교감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또 귀여워해마지 않는 나로서는 그러한 애니메이션은 너무도 반갑다. 때론 마치 인간들과 같은 행동 양식을 보여주는 집단 행동과 상식을 넘나드는 유쾌한 반란에 기분이 상쾌해지기도 한다.
일본소설 '영웅삼국지'에서 '여포'와 '적토마'가 느꼈던 교감 이래로 난 항상 그것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곰이 되고 싶어요
내용 자체만 놓고 봤을때 큰 특이 사항은 없는 교훈적인 내용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이것이다. 큰 곰이 한해의 가장 인상적이었던 일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동굴 앞에 시야를 가리는 나무를 베어버린 이야기를 했다. 그 곰은 그 이야기를 하면서 '덕분에 다람쥐와 한 가족이 되었다.' 라고 이야기를 했고, 그 화면에 바로 이어 그 다람쥐 가족(4마리)이 화면에 잡혔다.
말이 가족이지, 나무가 없어져서 집을 잃어버린 다람쥐들의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곰은 웃었지만, 옆에서 아니꼬운 듯 쓰디쓴 표정을 짓고 있는 다람쥐 가족을 보고 있자니, 그만 폭소가 터져 나왔다. 내가 좋아하는 장면들이라는 것이 대체적으로 그런 것들이지만ㅎ 그리고 곰 두마리를 쫓아다니는 젖소(?) 두마리의 흥미로운 대화도 재미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