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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2. 16. 12:06

[경향신문] '좌파 적출'과 동아일보 명언2008. 2. 16. 12:06

[정동탑]‘좌파 적출’과 동아일보
입력: 2008년 02월 05일 00:36:03
 
역주행 시대다.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시대의 퇴행이다. 대선때 몰아쳤던 ‘묻지마 이명박’은 건강한 반론조차 허용치 않는 ‘일렬 앞으로’의 세상을 만들겠다는 듯 윽박지르고 있다. 이견을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사회 불만세력인 양 몰아가는 행태는 되돌이켜 보고 싶지 않은 과거를 떠올리게 한다. 
 
예감이 불안했지만 그저 기우에 그치기를 바랐다. 대선 당일인 지난해 12월19일 한나라당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는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제부터 좌파정권이 남겨놓은 흔적들을 하나씩 벗겨내는 좌파 적출수술을 하겠다”고 했다. 혹여 대선 승리 가도에 마(魔)가 낄까봐 주워담긴 했지만 요즘 심재철이 그냥 해본 소리가 아니었음을 절감하게 된다.

1980년 군사 쿠데타 세력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 출신들이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하고, 이명박정부의 초대 총리 후보로 지명되더니 시계가 거꾸로 가는 모양이다. 곳곳에서 국보위 흉내를 내고, 5공때 사회정화운동을 다시 벌여야 한다는 투의 광풍이 불고 있다. ‘정치개혁국민연대’라는 곳은 “호남 패권주의를 앞세운 좌파 정권에 의해서 대한민국이 유린, 추행당했다”며 친북좌파 반역정치인 청산작업을 시작했다. 5·6공 군사정권의 버팀목이었던 하나회 출신 등이 참여한 ‘대한민국 정체성 회복 국민협의회’도 ‘좌파정권 10년 청산’을 선언했다. 또 ‘국가쇄신국민연합’은 “온 국민이 동참하여 좌파인사들을 척결하자”고 했다. 좌파정권 청문회를 개최하고, 반국가 행위자를 가려내 형사고발도 하겠다고 한다.

신자유주의의 주술에 걸린, 얼치기 진보로 불리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불문곡직 좌파정권이라 우겨대고 ‘잃어버린 10년’을 외고 있는 것은 이들만이 아니다. 바람잡이로 광기를 부채질하기에 바쁜 ‘일부 신문’도 있다. 지난 1월8일자 사설 ‘좌파 문화권력의 폐해를 도려내야’를 포함해 좌파 청산을 국민적 운동으로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동아일보가 대표적이다.

그러고보니 동아일보가 최근 국내 일간지로는 처음으로 이명박 당선인의 인터뷰 대상 언론으로 낙점을 받은 사실이 오버랩된다. ‘한국의 대표신문’으로 공인받았다는 동아일보의 자기자랑, “논조가 우리측에 우호적이었던 것이 참작됐다”는 당선인측의 설명을 듣자니 며칠전 일이 떠올랐다. 언론계를 떠나는 대선배의 위로연 자리에서 이른바 조·중·동 출신 전직 기자가 “요즘 동아일보를 보면 80년대 전두환 정권때 꼭 서울신문이나 경향신문을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순간 참석자들은 한바탕 웃음으로 안주를 삼았다.

진실을 두려워 하는 집단들의 퇴행은 몰염치하다. 대한민국의 시계는 지금 과연 몇 시인지 묻게 한다. 언론사주의 안위와 이익을 위해 권력의 ‘사냥개’가 되고 ‘애완견’이 되었던 시절이 또다시 반복되는 현실에 할 말을 잃는다. 사회통합을 위한 공론의 장,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다시금 새기는 시절이다.

〈 이재국/정치부 차장 〉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일간지가 바로 동아일보가 아닌가 싶다. MB와 고려대 라인을 타고 있고, 지난 대선전부터 노골적인 MB 편들기를 했다는 평이 많았다. 본문에 나와있는 것처럼, MB는 처음으로 동아일보와 단독인터뷰를 하는 등
차기정권과 동아일보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이런 와중에서 동아일보의 행보에 직격탄을 날린 경향신문이 참 흥미롭다. 동아일보는 어렸을때 집에서 구독하는 신문이었고, 경향신문은 종종 일간지를 살때 가장 우선하는 선택으로, 일간지를 구독한다면 그 선택은 경향신문이 될 것이다.  

최근 동아일보는 사설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 귀향행사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두 번이나 내세웠다.  언론마다 입장이 있고, 지지 성향이 있다고 하더라도 모름지기 공정한 사실을 바탕으로 논리적인 논조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동아일보의 보도 형태는 전혀 논리를 떠나 종종 감정적인 면에 치우친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귀향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 역시 그런 점에서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전혀 반대되는 내용을 다른 언론에서는 또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가. 무엇이 진실인지 판단해야 할 몫은 결국 독자 앞에 놓여 있는 셈이다.

언론의 역할이 어느때보다도 중요하고 시대 정신이 요구되는 이때에, 언론마저 특정 정치세력을 대변하고, 편향된 지지를 보이기 위해 언론특유의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비판 기능을 상실한다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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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ri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