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마지막 날을 오랜 친구들과 보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내가 태어난 4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태어난 달이라고 하는 4월, 이번 4월은 내게 유난히도 긴 시간이었다. 오랜만에 민호와 상명이를 만나니, 옛날 모습 그대로 돌아갔다. 밝지만, 또 어두운 우리들이다. 너무 우리들만의 젊은 시간들을 보내느라, 다른 것들을 잃기도 했지만, 만나면 또 똑같다.
어젯밤에는 또 지갑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난 민호에게로 돌아갔고, 민호 덕분에 적어도 지갑을 찾기 위한 몇몇 시도를 해보았다. 음료수를 사기 위해 들렀던 슈퍼마켓을 다시 돌아보고, 내가 탔던 마을버스를 타보고, 기사아저씨에게 물어보고, 마을버스 종점까지 가서 찾아보고... 나라면 체념부터 했을 일들을... 단 2%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왜 포기부터 하냐고 찾아나서는 민호를 나는 닮아갈 수가 없다. 그래서 또한 고맙고 부럽다. 오랜만에 만나서 또 느끼지만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많이 가지고 있는 녀석이다.
예전 지갑을 잃어버렸을때와 같은 똑같은 기분, 알 수 없는 무거운 느낌으로 4월을 보냈다. 신분증까지도 다 잃어버려서, 차라리 잘되었다는 생각으로, 다시 새롭게 다 시작하자고 스스로 되내어보지만, 어딘가 굴러다니고 있을 내 신분이 나름 불안하고, 다시 하나씩 재발급 받아야 하는 불필요한 수고가 달갑지 않게 느껴질 뿐이었다.
오늘 오전에, 이 녀석 전화 안하나 보자, 하고 어젯밤부터 단단히 벼르고 있었던 것 같은 목소리로 전화를 한 엄마에게 가벼운 질책을 들은 후, 반가운 전화를 받았다.
지갑을 습득한 사람이 지갑의 주인을 찾아주시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