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집에서 있을때, 작은 누나 방에서 우연히 찾은 카세트테잎 속에 이 노래가 들어있었다. 그저 노래가 좋아서 흥얼거리긴 했지만, 이 노래를 부를 입장이 되었던 적은 없었다. 활발했던 학생운동의 종말을 고하는 그 마지막 세대에 대학시절을 보내서 그런지, 나약한 자아를 탓하며 행동하는 양심으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자의든 타의든 내 역할을 없었다. 스스로도 믿음을 주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 그 어떤 용기도 기대하지 않았다는 게 더 옳은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스스로가 갑자기 용감해지기를 기대하는 것보다 그저 묵묵히... 천천히... 지금의 나는 그렇다.
스스로의 확고한 철학을 가지지 못한 내가 어떤 뚜렷한 방향을 가지고 미래를 설계할 수는 없지만, 이미 그러는 사이에 사회에 발을 디디었고, 조금씩 나아가면서 곧 그 방향을 찾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본다. 아직 풋내기 신입직원인 나에게 방향을 주시고자 하는 고마운 말씀을 들었다. 스스로가 아쉬운 하루하루를 살고 있지만, 여기서 굳이 끝까지 가고자 한다면 그 길이 가깝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