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2

« 2025/2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2009. 7. 13. 00:34

킹콩을 들다, 이범수, 조안 영화2009. 7. 13. 00:34

킹콩을 들다. 영화를 보기 전 알았던 사전지식은 단지 '웃음과 감동이 있는 영화'라는 것이었고,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 정도라는 것이었다. 역시 이번에도 '웃음'에 큰 기대를 걸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웃음과 감동을 준다'는 평가는 적절했다. 작품이라는 것이 늘상 그렇듯이, 감동이 다소 작위적인 면이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웃음, 우정, 감동, 스토리가 잘 버무려져 장르가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는내내 지루함이 없었다.


 

역도 선수들로 등장하는 주인공들이다. 화장이라는 것이 참 대단한 것 같다.


인상적인 명대사를 살펴보면, 관객들이 선정하는 베스트 명대사 4위에 교감선생님의 '수석합격!!!'이 올랐다. 다른 명대사들은 대체적으로 감동멘트들이 주를 이루었다. 개인적으로는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 듀엣의 활약이 좋았다. 처음에 방송실에서 한명씩 학생들을 호명하는 것에서부터 중간중간 표정연기의 교감 선생님이 으뜸이었다. 두분께 감사를 드린다.

마지막으로 영화속 배경인 보성의 어느 한 길인 것 같다. 달려보고 싶은 길, 한번쯤 걸어보고 싶은 아름다운 풍경이다. 도로 옆으로 흐르는 폭이 좁은 천(川)과 햇살을 받아 도로 위에 길게 드리워진 나뭇잎들의 그림자가 운치가 있다.  
:
Posted by retriever
2009. 6. 29. 09:04

거북이 달린다, 김윤석, 정경호 영화2009. 6. 29. 09:04

눈물을 생산해내는 감동적인 스토리만 아니라면 높은 평점을 찍어내는 한국 영화는 보증수표다. 다소 편견일지 모르나 나름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린 결론은 문화적 보편성의 바탕 위에서 제작되는 한국 영화는 관객의 평가를 어느정도 믿을만 하다. 


사실 '거북이 달린다'는 7급 공무원처럼 즐겁고 재미있는 영화인 줄 알았다. 재미있고 코믹스러운 영화는 집에서 혼자보는 것보다는 여러 사람이 함께 보는 것이 시너지 효과를 가져온다고 믿는다. 결과적으로 '거북이 달린다'는 올바른 선택이었다. 생각만큼 '코믹'을 테마로 삼은건 아니지만, 웃기는 장면도 여럿 있었고, 왠지 나사 하나가 빠진 느낌이면서도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시키면서 스토리를 전개했다. 정경호가 아무리 멋있는 범죄자라고 하지만 善人(김윤석)과 惡人(전경호)의 대비를 분명하게 두면서, 관객은 공동의 적을 인식하게 되고, 김윤석과 생각 및 행동의 궤도를 같이 하게끔 한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지만 김윤석은 후반부로 갈수록 개인의 공명심을 떠나 개인적인 복수심 또는 오기를 키워나간다. 마지막 공터에서 둘이서 최후의 결전을 펼칠때는 마치 '영화는 영화다'에서의 마지막 신을 연상시키기도 하면서, 박중훈과 안성기의 비내리는 배경의 포스터도 떠올랐다. 어지럽게 전개되어 무언가 마무리지어야 할 필요성을 느낄때는 '극적인 요소'가 개입되게 마련이다. 희극적인 요소가 다분한 영화이긴 하지만 스토리가 전개될수록 현실에서 조금씩 멀어져간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인터넷에서 명대사를 검색하다보니 가장 위트있었던 장면들에 대한 견해는 대체적으로 비슷한 것 같았다.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장면은 역시 일명 '5:5' 대사. 짧은 순간의 반전 대사. 마음에 들었다. 그 다음의 장면은 '혈을 찌른 장면'. 네티즌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진 못했지만 김윤석이 잡아들인 범죄자가 주기도문을 읊는 내용도 가벼운 언어유희 덕분에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등장인물. 처음에 김윤석의 아내인지 누나인지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던 견미리님은 그동안 간과했지만 중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미모를 지녔다. 반면 '내조의 여왕'에서 주목을 받았던 선우선은 나이에 비해 젊어보이긴 하지만 매력적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가장 주목할만한 배우는 정경호였는데, '자명고'에서의 카리스마 있는 모습이 엿보였다. 여러 면에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하는데, 생각만큼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 영화감상 후 시사회 사진 몇장을 보았는데, 자명고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머리 스타일을 보니 갑작스러운 거북함이ㅋ 더불어 즐거운 영화를 만드는데 큰 몫을 해주신 조연분들에게 관객으로서 특히나 감사를 드리고 싶다.

:
Posted by retriever
2009. 5. 6. 23:38

7급 공무원, 강지환, 김하늘 영화2009. 5. 6. 23:38

정말 재미있게 보았다. 지난 연말에 웃음을 지향하며 많은 관객을 끌어모았던 '과속 스캔들'보다도 재미가 더했다. 드라마 '경성 스캔들'에서 코믹 연기를 잘 소화해내며 웃음을 주었던 강지환이 영화 속에서 비슷한 색깔의 연기로 웃음을 만들어냈다. 어설픈 듯한 일상에 뜻하지 않는 순간에 뜬금없이 진지해진다거나, 치열해야 하는 순간에 알게 모르게 나사가 하나 빠져 있다거나. 언제나 느끼지만 웃음은 하나의 창조다. 그것은 사랑을 하는 감정과도 마찬가지로 예의를 갖출 문제도 아니고, 양보해야 하는 문제도 아니다. 그저 마음으로부터 웃어야 되는 것이니까. 

웃자고 만든 영화이기 때문에 스토리는 생략하고 몇몇 인상에 남는 장면들만 남기고 싶다. 무엇이 사람들을 웃게 했는지. 가장 폭소를 머금치 못했던 장면은 역시 핸드폰 촬영 순간이다. 적의 아지트에 무사히 잘 침입하여 비밀리에 협상하고 있는 장면을 사진에 담으려는 결정적인 순간에 그만 '여기 보세요~'라고 하는 핸드폰 멘트가 나온다. 영화를 찍으면서 그런 웃음의 포인트가 순간순간 떠오르기도 하겠지만,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의 작품이라면 평소에 소소한 일상의 여러가지 것들에 대한 관심이 많은 분이리라. 아니면 평소에 그런 난감함을 한두번쯤은 직간접적으로 겪어보았다거나.
 
대체적으로 그런 장면들이 몇군데 있다. 악당들이 포커게임을 하고 있는 곳에도 종업원으로 위장하여 잘 침입을 했으나 결정적인 순간에 삼천포로 빠진다. 명령을 내리는 상관도 굉장히 진지하고, 명령을 수행하는 요원 역시 더없이 진지하지만, 어이없고 또 초보적인 실수에 관객은 실소할 수밖에 없다.
 
웃음의 큰 매력은 의외성에 있다. 당연히 A라고 생각했던 과정과 결과들을 뒤틀어 버리면, 그 의외성 때문에 관객은 즐거워한다. 관객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도 마찬가지다. 물론 식상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과장과 의외성을 모토로 삼아서 잘 만든 영화였다.
:
Posted by retriever
2009. 3. 24. 08:37

[뮤지컬] 자나 돈트 영화2009. 3. 24. 08:37

공연을 보고 싶은 마음에 급하게 선택하여 서둘러 본 것 같다. 본지 오래된 것도 아닌데 기억이 가물한 것 보면 공연보는 동안 딴 생각을 잔뜩 했나 보다. 무엇보다 소재가 기발했고, 기발한 소재에 비하면 스토리를 충분히 살려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용인 즉 동성애자가 정상이고, 이성애자가 비정상으로 여겨지는 사회 속에서 이성애를 하는 아픔(?)을 그렸다. 일면 '동성애'라는 것을 소재로 어떠한 메세지를 전달하려는 시도일 수도 있겠으나, 다소 이색적인 상황 설정으로 관심을 유발하는 쪽으로 생각하는 편이 나을 듯 싶다. 다만 나이드신 분들이나 '동성애'에 대해서 관대하지 못하신 분들이 본다면, 시작부터 심기가 불편하거나 혹은 공감이 안되실 수도 있을듯. 어쨌든 이성애자가 정상이고 동성애자가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동생애를 그렸다면 오히려 더 분명한 메세지 전달의 오해를 받았을 것이다. 인간의 본능은 자연스럽게 이성에 끌리게 되어 있다... 라고 일면 결론을 내린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설정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동성애'는 개인의 자유이고, 그런 이유로 인해 사회로부터 배척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인간이라는 존재가 불완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니까. 남녀가 만나서 아이를 갖게 되고, 또 남녀의 신체적인 특성을 고려하면 이성애를 하는 것이 보다 더 보편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개개인에게 물을 순 없다. 이건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린다거나,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일이기 때문에.   
 
:
Posted by retriever
2009. 2. 23. 09:47

워낭소리, 이충렬 영화2009. 2. 23. 09:47

소가 사람보다 낫다

89세의 할아버지와 86세의 할머니. 이들의 삶은 그들의 키우는 한 마리의 소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단지 연관이 아니라 소가 없으면 생활을 영위할 수가 없다. 그만큼 절대적인 동반자인 셈이다. 다리가 불편하신 할아버지에게 소는 일생동안 할아버지의 다리가 되어준다. 나이들어 힘겨워하는 소의 모습과 소와 '동병상련'을 느끼며 나름의 불만을 토로하는 할머니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보았다. 많은 관객들은 이 영화에서 할아버지와 소의 관계에 주목한다. 서로에게 삶을 의지하는 모습에서 '인간 관계' 이상의 애틋함을 보는 것이다. 

영화를 보고 조금은 색다른 개인적인 소견을 내어놓다가 친구 내외에게서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은 적이 있다. 할아버지와 소의 관계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 나의 견해였다. 보통 우리가 '관계를 맺는다'고 함은 감정적인 교감이 빠질 수 없다. 동물이라고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애완견처럼 주인과 동물 사이에서 오고가는 '감정의 교류'가 있다. '영웅 삼국지'라는 책에서는 장수 '여포'와 적토마의 관계를 '교감'을 통해 다루었다.
 
영화 속 '할아버지'와 '소'는 어느 정도의 '감정적 교감'을 통해서 서로에게 의지하는 것일까. 할아버지에겐 더없이 소가 필요하고, 소가 없는 삶은 상상을 못할 것이다. 소의 죽음은 할아버지에게도 큰 충격이자 '가슴 아픈' 일이었음이 틀림없고, 헐값을 소를 내다파느니 차라리 데리고 있겠다면서 우시장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그리고 이제 소의 관점과 할머니의 관점에서 영화를 다시 보자. 할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소 역시 늙고 지쳤다. 움직이는 것도 더디고, 더욱이 농사일도 힘에 부친다. 소도 이제 그만 쉬고 싶었을지 모른다. 할머니 역시 마찬가지다. 계속 불만을 토로하셔서 다소 희극적인 캐릭터가 되어버렸지만, 할아버지의 고집을 시종일관 못마땅하게 생각하신다. 소를 향해서 '너나 나나 늙어서 무슨 고생이냐'고 '동류 의식'을 호소하는 그 말엔 진실이 담겨 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꼬치꼬치 영화를 향해 캐물음 감이 없지 않지만. 

영화와 관련해 소가 실제로 눈물을 흘리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두고 이야기꽃을 피웠던 기억이 난다. 우리가 흔히들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이라는 말을 쓰는 것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의 눈빛을 알기 때문이다. 인간과 동물과의 거창한 '관계 설정'은 차치하고라도,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인간과 다름없이 '죽음을 두려워하고, 죽음 앞에 한없이 나약해질 수 밖에 없는' 작은 생명들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
Posted by retri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