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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6. 29. 09:04

거북이 달린다, 김윤석, 정경호 영화2009. 6. 29. 09:04

눈물을 생산해내는 감동적인 스토리만 아니라면 높은 평점을 찍어내는 한국 영화는 보증수표다. 다소 편견일지 모르나 나름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린 결론은 문화적 보편성의 바탕 위에서 제작되는 한국 영화는 관객의 평가를 어느정도 믿을만 하다. 


사실 '거북이 달린다'는 7급 공무원처럼 즐겁고 재미있는 영화인 줄 알았다. 재미있고 코믹스러운 영화는 집에서 혼자보는 것보다는 여러 사람이 함께 보는 것이 시너지 효과를 가져온다고 믿는다. 결과적으로 '거북이 달린다'는 올바른 선택이었다. 생각만큼 '코믹'을 테마로 삼은건 아니지만, 웃기는 장면도 여럿 있었고, 왠지 나사 하나가 빠진 느낌이면서도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시키면서 스토리를 전개했다. 정경호가 아무리 멋있는 범죄자라고 하지만 善人(김윤석)과 惡人(전경호)의 대비를 분명하게 두면서, 관객은 공동의 적을 인식하게 되고, 김윤석과 생각 및 행동의 궤도를 같이 하게끔 한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지만 김윤석은 후반부로 갈수록 개인의 공명심을 떠나 개인적인 복수심 또는 오기를 키워나간다. 마지막 공터에서 둘이서 최후의 결전을 펼칠때는 마치 '영화는 영화다'에서의 마지막 신을 연상시키기도 하면서, 박중훈과 안성기의 비내리는 배경의 포스터도 떠올랐다. 어지럽게 전개되어 무언가 마무리지어야 할 필요성을 느낄때는 '극적인 요소'가 개입되게 마련이다. 희극적인 요소가 다분한 영화이긴 하지만 스토리가 전개될수록 현실에서 조금씩 멀어져간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인터넷에서 명대사를 검색하다보니 가장 위트있었던 장면들에 대한 견해는 대체적으로 비슷한 것 같았다.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장면은 역시 일명 '5:5' 대사. 짧은 순간의 반전 대사. 마음에 들었다. 그 다음의 장면은 '혈을 찌른 장면'. 네티즌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진 못했지만 김윤석이 잡아들인 범죄자가 주기도문을 읊는 내용도 가벼운 언어유희 덕분에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등장인물. 처음에 김윤석의 아내인지 누나인지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던 견미리님은 그동안 간과했지만 중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미모를 지녔다. 반면 '내조의 여왕'에서 주목을 받았던 선우선은 나이에 비해 젊어보이긴 하지만 매력적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가장 주목할만한 배우는 정경호였는데, '자명고'에서의 카리스마 있는 모습이 엿보였다. 여러 면에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하는데, 생각만큼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 영화감상 후 시사회 사진 몇장을 보았는데, 자명고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머리 스타일을 보니 갑작스러운 거북함이ㅋ 더불어 즐거운 영화를 만드는데 큰 몫을 해주신 조연분들에게 관객으로서 특히나 감사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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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ri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