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유오성, 장동건 영화2008. 1. 6. 18:30
1. 곽경택 감독의 영화 '친구'. 많은 관객을 불러모은 영화로 알고 있고, 나 역시 개봉했을때 극장에서 괜찮게 관람한 영화였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담는 도입부와 비록 험한 조폭 세계를 다루었지만, 그 속에서 드러나는 친구간의 의리 그리고 고뇌 등에 일견 공감했던 것도 같다. 영화를 다시 한번 보게 되면서 느끼는 것은 새삼스럽긴 하지만, 장동건의 포스다. 유오성도 유오성이지만, 영화 속 이미지에 걸맞게 100% 자기 변신을 해내는 장동건을 다시 접하며, 그 생김도 생김이겠지만, 열심히 하는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생각도 들고. 물론 이것 역시 단편적인 판단이기 때문에, 장동건이라는 배우의 인품과 성격까지는 알 바가 못되고. 그저 영화 속 그의 이미지가 주는 카리스마에 오는 배우에 대한 일순간의 '호감' 정도랄까.
2. 영화를 볼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보편성', 즉 대중으로부터 얼마만큼 '인정'을 받았느냐 하는 것이다. 그것은 내가 새로운 영화를 접하려고 할때 가장 먼저 확인해보는 점이다. 애니메이션이나 특정 주제를 다른 영화처럼 애초에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 자체가 다를때면 모르겠지만, 대중적인 상업영화를 고를때의 판단기준은 대체적으로 '대중성'을 얼마나 잘 따랐느냐를 본다. 어떤 이유에서든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다분히 군중심리에 기반한 기대심리 때문일 것이다. '친구'의 경우는 이미 그런 기준을 갖기 전에 극장에서 접한 영화이고, 그러한 경험에 비추어서 다시 보았기 때문에,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네티즌들의 평점을 보고 꽤나 놀랐다. 상당히 낮은 점수, 즉 영화를 모른 상태로 그 점수를 접했다면 영화보는 것을 중도에 포기했을 수준이었다. 휴, 대중의 마음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3. 역시 명장면은 유오성과 장동건의 독대 장면이다. 유오성의 차분한 어투와 달리, 약간은 삐딱선을 타면서 거만스러운 분위기를 풍겨주는 장동건의 대사는 정말 압권이었다. 배웅이야기가 나오자 '요즘에 그런 것도 하고 사나'라고 받아치는 비아냥, '내가 원래 키는 너보다 좀 컸다 아이가, 너 시다바리 할때부터.'라고 연타를 날리며 살짝 꺽어주는 목, '니가 가라, 하와이', 죽음을 자초하는 마지막 결정타. 장동건의 매력에 흠쩍 젖어들 수 있을만 했다.
4. 고등학교때 둘도없는 친구 사이였던 유오성과 장동건이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되는 것은 관람하는 관객 입장에게서 안타까움을 자아내는데, 장동건의 고뇌는 어느정도 이해가 되는데 반해, 유오성은 영화 중간중간에 알수 없는 히스테리, 물론 이것을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으리라 본다, 글쎄, 굳이 그런 부분들이 영화 속에 꼭 필요한 일부분이었는지에 대해 아직까지 의구심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