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2

« 2025/2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사용자 삽입 이미지

스포일링이 있을 수 있으니 주의 바람

몇번이나 볼려고 마음먹었었던 작품이었는데, 연휴라는 든든한 분위기를 등에 업고 관람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색다르고 독특한 소재 덕분에 시종일관 흥미를 잃지 않고 볼 수 있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급반전이 이루어지려다가 원래의 궤도로 돌아가는 장면은 흥미로웠다. 즉, 주인공 에반의 모든 기억들이 결국 자신이 만들어 낸 환상의 것으로 귀결되도록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에반은 최후의 승부수로서 자신에게 닥친 진실을 현실의 것으로 만들어 내고 종국엔 스스로 문제의 해결점을 찾는다.

사실 해결점이라기보다 에반이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비상구랄까. 결국 마지막 선택도 어떤 면에서도 다른 선택에 비해 바람직하다거나 더 옳다고 볼 수도 없다. 자기 자신의 삶도 삶이겠지만, 어머니의 삶에 또다른 상처를 안기는 것이기도 하다. 결국 어떤 선택도, 완벽한 선택일 수 없었다.

현실에서 벗어난 소재일수록 들여다보면 모순점을 많이 가지기 마련인데, 논리적으로 문제가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는 것도 우스운 것 같다.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에반의 관점에서, 그리고 에반의 기억에서 이루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인생극장'처럼 그것도 에반만의 삶 그 자체일 것이다. 무슨 소리냐--;

:
Posted by retriever
2008. 2. 4. 18:34

[연극] 커피프린스 1호점 영화2008. 2. 4. 18:34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연극이 재미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왠지 모르게 당분간 연극은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극 뿐만이 아닌 공연. 왠지 그 자리에 앉아 있는 내 자신이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그남자 그여자], [강풀의 순정만화] 이후에 가을엔터테인먼트에서 내놓은 연극만 벌써 세번째다. 강풀의 순정만화 2편과 고민을 많이 했지만, 드라마 커피프린스를 보지 못한 탓에 그 내용이 궁금하기도 해서 [커피 프린스 1호점]을 택했다.

배우의 말처럼 일요일 마지막 공연이라 그런지 관객석이 한산했다. 그것이 연극의 재미를 반감시켰다는 생각이 든다. 배우들의 연기가 아닌, 호응하는 차원에서 다른 관객들과 호흡하기가 어려웠다. 최근에 굉장히 재미있는 작품들을 접해서 작품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았던 것이리라 믿는다. 사실, 여러 면에서 무난하고 괜찮았던 연극이었다. 많은 배우들이 등장해서 각기 개성있는 연기를 펼쳤고, 중간중간 위트와 재치로 충분한 웃음을 자아냈다.

남장을 한 여자에게서 사랑을 느낀다라. 곧, 남성이라고 여기는 대상에게서 사랑을 느끼는 남성의 내용을 다룸으로써 엄연히 동성애에 관한 고민과 사랑을 관대하고 너그럽게 그렸다. 사회적 소수의 자유와 권리를 조명하고 짚어본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의미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괜찮은 여자배우가 등장하지 않았던 관계로, 오늘의 관심 배우는 '하림'역으로 등장했던 남자 배우였다. 여자보다 이쁜 남자? 현대 남성의 컨셉이기도 한 예쁘장한 외모의 소유자로, 오히려 여자주인공보다 더 여자주인공이 어울리는 배우였다.

더불어, 오늘은 연극관람 사상 처음으로 공연 후 '일반인의 고백 타임'이 있었다. 관객이 적었던 탓에 비교적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실제로 이벤트의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심히 의문이 가지만, 그런 용기를 보여줄 수 있었던 남자분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아직도 사랑을 위해서는 백만광년만큼의 거리를 가야만 하는 나에게 있어서는 좋은 귀감이 되어야 하나, 난 절대로 못한다ㅎ

:
Posted by retriever
2008. 1. 13. 18:33

말할 수 없는 비밀, 주걸룬, 계륜미 영화2008. 1. 13. 18:33

사용자 삽입 이미지

1. 요즘따라 참 음악에 관련된 영화나 공연을 많이 보는 것 같다. 더불어, 음악도 다른 때에 비해 많이 듣게 되는 시기이고, 또 음악을 듣는 것을 여느때보다도 즐기는 시기이고, 바야흐로 음악으로 인생을 즐길만한 나이가 된 것일까ㅎ. 영화 속 피아노의 선율과 (또 어느 지역을 배경으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풍경이 마음에 와 닿은 동화같은 이야기였다. 영화를 보는 중간에 첫사랑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몇몇 일본 애니메이션과 맥을 같이 한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물론 내가 보았던 몇몇 일본 애니메이션들은 별다른 갈등이나 클라이막스 없이 잔잔하게 스토리가 마무리되었지만, 이 영화는 극적인 반전을 통해서 재미를 끌어올린 셈이다. 영화는 그렇게 만화같은 전반부와 갈등이 고조되고 해결되는 후반부로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극중 주인공인 주걸륜이 계륜미의 실체를 파악하는 그 순간부터.

2. 피아노를 소재로 하는 영화답게 '쇼팽'의 음악과 이야기가 중간중간 등장한다. 덕분에 지금도 쇼팽의 음악을 틀어놓았는데, 병약한 몸으로 짧은 생애를 살다간 예술가답게 그의 음악에서도 외풍에 쉽게 날아갈 것만 같은 가녀리고 섬세한 정신이 드러나는 것만 같다. 쇼팽의 생애를 검색하던 중에, 그가 조용하고 내성적인 사람이라는 것과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아내와 9년동안 지내면서 결혼 생활이 순탄치만은 않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3. 주인공 주걸륜이라는 대만 배우는 원래 가수라고 하는데, 연기뿐만 아니라 이 영화의 감독을 맡았다는데서 한번 놀랬다. 그의 나이가 젊음에도 불구하고. 더불어, 그와 호흡을 맞춘 여배우 계륜미. 청순한 미소가 영화전반에 걸쳐 아름답게 빛났다.

4. 주걸륜은 빠른 템포의 피아노 연주를 통해서 20년전의 과거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살아 있었다? 영화 전체가 비현실에 기초를 두고 있기 때문에, 그 생각도 무의미하기에 접어 둔다.

:
Posted by retriever
2008. 1. 12. 18:32

영웅본색, 적룡, 주윤발, 장국영 영화2008. 1. 12. 18:32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웅본색 1편에서 얻은 재미를 그대로 이어서 2편까지 내리 보게 되었다. 석천, 적룡, 주윤발, 장국영... 지금 생각해보면, 앞의 두 명은 잘 모르는 배우들이었지만, 얼굴만 봐도 꽤나 유명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소 허황되고 왠지 80년대 영화가 그랬을 것이라고 능히 짐작이 되는 그런 분위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년이나 된 영화 속엔 즐거움의 요소가 얼마든지 있었다.

1편에서 죽은 주윤발이 어떻게 2편에서 다시 등장할 수 있었을까.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작가의 유치한 발상에는 헛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뭐, 그럴 수도 있는 일이겠지만 너무도 뻔한 수작이기에ㅎ

물론 홍콩 느와르가 대체적으로 그런 것 같지만, 어느 영화에서나 빼놓을 수 없는 흥행공식인 '사랑이야기'를 배제한 채 2시간에 가까운 긴 플레잉타임을 채운다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더구나 영화의 시간이 절반 가량밖에 안된 것 같은 흡인력을 갖는다는 것도.

:
Posted by retriever
2008. 1. 6. 18:31

[연극] 마쉬멜로우 영화2008. 1. 6. 18:31

사용자 삽입 이미지

1. 연극을 보기 전, 인터넷 리뷰란에 자주 회자는 '부엉부엉'이라는 말이 무엇인가 싶었는데, 연극을 보고 나니 다시 웃음이 나올 정도이다. '강풀의 순정만화'나 '뮤지컬 찬스' 역시 즐거웠고 재미가 있었지만, '그 남자 그 여자' 에서 느낀 연극의 매력, 그 느낌 그대로 다시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즐거움'과 '웃김'을 잔뜩 기대하고 앉은 관객에게 그 정도의 웃음을 선사할 수 있는 연극이 과연 얼마나 될까.

2. 코믹극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한 여름으로 따지면, 지상 21층 아파트의 베란다 창문으로 흘러들어오는 시원한 공기만큼이나 상쾌한 연극이었다. 한 겨울 뜻하지 않은 따뜻한 태양을 듬뿍 받는 느낌이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주절거리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형언할 수 없을만큼 즐거운 시간이었다. 충분히 과장하고, 충분히 허풍을 떨고 싶다. 연극에서 받은 그 느낌을 2배로 부풀려서.

3. 도둑. 전라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쓰는 도둑이 등장했다는 사실은, 그곳을 고향으로 하는 나같은 '사투리 애호가' (물론 의도적으로 즐겨쓰진 않는다) 에게, 더 큰 공감과 이해를 유도하기 마련이다. 다른 관객들 역시 충분히 그랬던 것 같지만, 연극의 재미를 갑절이나 올려준 그 배우에게 본인에게 전달은 안되겠지만,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끼와 재치가 가득했고, 특히나 예견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재치를 보면 천부적인 '웃음제조기'가 아닐까 싶다. 털모자를 벗고 마지막에 단정한 모습으로 등장했을때는, 정말 다른 사람인가 의심이 갈 정도였다. 연기를 할때의 카리스마와 적극성과는 달리 수줍은 미소와 어줍잖은 자세로 미루어볼때 오랜 연기경력의 소유자는 아닌 것 같은데, 앞으로도 좋은 연기와 웃음 제조로 앞길이 밝았으면 좋겠다.

4. 마지막으로 관객참여형 연극. 공연 '점프', 뮤지컬 '찬스' 등에서 이미 관객이 극에 참여하는 걸 보았고, 특히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에서는 불행하게도 직접 무대에 끌려가 춤을 추는 불상사가 벌어지기도 했었다. 마쉬멜로우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관객의 참여가 많았고, 관객의 참여는 항상 예상치 못한 반응을 감안해야 한다는 점에서 배우들의 재치가 더욱더 요구되는데, 그 재치에 백점만점을 주고 싶다. 예상치 못하게 무대에 끌려나가 열연(?)을 해야했던 두 '관객배우'에게도 역시 본인들에게 전달은 안되겠지만, 우뢰와 같은 박수를 마음속으로나마 보낸다. 두분에게도 즐거운 연극이었으면 좋겠다. 나였다면 어땠을까... 생각만 해도--;

:
Posted by retri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