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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 6. 18:31

[연극] 마쉬멜로우 영화2008. 1. 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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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극을 보기 전, 인터넷 리뷰란에 자주 회자는 '부엉부엉'이라는 말이 무엇인가 싶었는데, 연극을 보고 나니 다시 웃음이 나올 정도이다. '강풀의 순정만화'나 '뮤지컬 찬스' 역시 즐거웠고 재미가 있었지만, '그 남자 그 여자' 에서 느낀 연극의 매력, 그 느낌 그대로 다시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즐거움'과 '웃김'을 잔뜩 기대하고 앉은 관객에게 그 정도의 웃음을 선사할 수 있는 연극이 과연 얼마나 될까.

2. 코믹극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한 여름으로 따지면, 지상 21층 아파트의 베란다 창문으로 흘러들어오는 시원한 공기만큼이나 상쾌한 연극이었다. 한 겨울 뜻하지 않은 따뜻한 태양을 듬뿍 받는 느낌이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주절거리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형언할 수 없을만큼 즐거운 시간이었다. 충분히 과장하고, 충분히 허풍을 떨고 싶다. 연극에서 받은 그 느낌을 2배로 부풀려서.

3. 도둑. 전라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쓰는 도둑이 등장했다는 사실은, 그곳을 고향으로 하는 나같은 '사투리 애호가' (물론 의도적으로 즐겨쓰진 않는다) 에게, 더 큰 공감과 이해를 유도하기 마련이다. 다른 관객들 역시 충분히 그랬던 것 같지만, 연극의 재미를 갑절이나 올려준 그 배우에게 본인에게 전달은 안되겠지만,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끼와 재치가 가득했고, 특히나 예견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재치를 보면 천부적인 '웃음제조기'가 아닐까 싶다. 털모자를 벗고 마지막에 단정한 모습으로 등장했을때는, 정말 다른 사람인가 의심이 갈 정도였다. 연기를 할때의 카리스마와 적극성과는 달리 수줍은 미소와 어줍잖은 자세로 미루어볼때 오랜 연기경력의 소유자는 아닌 것 같은데, 앞으로도 좋은 연기와 웃음 제조로 앞길이 밝았으면 좋겠다.

4. 마지막으로 관객참여형 연극. 공연 '점프', 뮤지컬 '찬스' 등에서 이미 관객이 극에 참여하는 걸 보았고, 특히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에서는 불행하게도 직접 무대에 끌려가 춤을 추는 불상사가 벌어지기도 했었다. 마쉬멜로우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관객의 참여가 많았고, 관객의 참여는 항상 예상치 못한 반응을 감안해야 한다는 점에서 배우들의 재치가 더욱더 요구되는데, 그 재치에 백점만점을 주고 싶다. 예상치 못하게 무대에 끌려나가 열연(?)을 해야했던 두 '관객배우'에게도 역시 본인들에게 전달은 안되겠지만, 우뢰와 같은 박수를 마음속으로나마 보낸다. 두분에게도 즐거운 연극이었으면 좋겠다. 나였다면 어땠을까... 생각만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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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ri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