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커피프린스 1호점 영화2008. 2. 4. 18:34
연극이 재미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왠지 모르게 당분간 연극은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극 뿐만이 아닌 공연. 왠지 그 자리에 앉아 있는 내 자신이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그남자 그여자], [강풀의 순정만화] 이후에 가을엔터테인먼트에서 내놓은 연극만 벌써 세번째다. 강풀의 순정만화 2편과 고민을 많이 했지만, 드라마 커피프린스를 보지 못한 탓에 그 내용이 궁금하기도 해서 [커피 프린스 1호점]을 택했다.
배우의 말처럼 일요일 마지막 공연이라 그런지 관객석이 한산했다. 그것이 연극의 재미를 반감시켰다는 생각이 든다. 배우들의 연기가 아닌, 호응하는 차원에서 다른 관객들과 호흡하기가 어려웠다. 최근에 굉장히 재미있는 작품들을 접해서 작품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았던 것이리라 믿는다. 사실, 여러 면에서 무난하고 괜찮았던 연극이었다. 많은 배우들이 등장해서 각기 개성있는 연기를 펼쳤고, 중간중간 위트와 재치로 충분한 웃음을 자아냈다.
남장을 한 여자에게서 사랑을 느낀다라. 곧, 남성이라고 여기는 대상에게서 사랑을 느끼는 남성의 내용을 다룸으로써 엄연히 동성애에 관한 고민과 사랑을 관대하고 너그럽게 그렸다. 사회적 소수의 자유와 권리를 조명하고 짚어본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의미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괜찮은 여자배우가 등장하지 않았던 관계로, 오늘의 관심 배우는 '하림'역으로 등장했던 남자 배우였다. 여자보다 이쁜 남자? 현대 남성의 컨셉이기도 한 예쁘장한 외모의 소유자로, 오히려 여자주인공보다 더 여자주인공이 어울리는 배우였다.
더불어, 오늘은 연극관람 사상 처음으로 공연 후 '일반인의 고백 타임'이 있었다. 관객이 적었던 탓에 비교적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실제로 이벤트의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심히 의문이 가지만, 그런 용기를 보여줄 수 있었던 남자분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아직도 사랑을 위해서는 백만광년만큼의 거리를 가야만 하는 나에게 있어서는 좋은 귀감이 되어야 하나, 난 절대로 못한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