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씨가 꿈꾸는 평등한 사랑, 할머니의 연애시대 중에서 도서2007. 10. 3. 18:31
"난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알아. 넌 내가 편지를 쓸 거라고 생각하지? 내가 사귀는 사람이 너밖에 없으니까. 너는 나를 계속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건 네가 내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지. 넌 나를 불쌍하게 여기고 있는 거라고. 너는 또 네가 떠났다가 돌아올때까지 내가 이 곳에 남아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그 누구도 나를 원하지 않는다는 걸 넌 알고 있거든. 입 다물어, 내가 말하는 중이잖아."
마이크는 현관 구석에 있는 가장자리가 닳고 닳은 낙엽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는 목구멍이 바작바작 타들어가고 감정이 복받쳐 오르는 걸 느꼈다.
"난 네가 나한테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이제 확실히 알게 됐어. 네 마음은 오직 제니퍼한테만 쏠려 있다는 걸 말이야. 난 처음부터 모든 걸 짐작하고 있었어. 하지만 모른 척 했지. 가만있어. 짜증나게 하지마. 물론 우리는 이런 식으로 계속 만날 수도 있어. 넌 나를 불쌍하게 여겨서 만나주고, 나는 또 너를 놓치고 나면 몇 년이고 다른 사람을 못 만나게 될까 봐 전전긍긍 널 따라다니고, 너도 알잖아? 마이클, 우린 결혼까지 갈 수도 있어 그런 생각 해봤어? 너 뭣 땜에 홀짝거리니? 지금 이 자리에서 훌쩍거릴 수 있는 건 나밖에 없어. 우린 애들을 일렬종대로 나을 수도 있어. 너처럼 길고 구부정한 다리를 가진 애들이랑 나를 닮아 생선처럼 납작한 얼굴을 가진 애들을 말야. 그런 생각 해 본 적 있지? 난 해봤어. 솔직하게 말하자면, 마이클 브래들리, 지난 토요일 밤부터 다른 생각은 아예 하나 없었지. 그리고 이제 결심했어, 그런 짓은 하고 싶지 않다고 말야. 난 구부정한 겁쟁이 남자친구 따윈 필요없어. 날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겁이 나서 아무 말도 못하는 그런 남자는 싫다고."
"난 네가 좋아."
"입 다물라고 했지. 난 아무나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거든. 하지만 만일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다면, 그땐 시작부터 평등하고 정당하고 확실한 관계가 되도록 할거야. 네가 제니퍼를 쫓아다닌 것처럼 그가 나를 쫓아다니게 하지는 않을 거라고. 다른 남자애들도 그런 식으로 제니퍼를 쫓아다니지만 말이야. 또 내가 너를 따라 다녔던 것처럼 그를 따라다니지도 않겠어. 그건 정말 어리석은 방법이야. 이게 바로 사랑에 대한 내 생각이야. 평등하지 않다면, 그 사랑은 진짜가 아니야. 그리고 진짜가 아닌 사랑은 소유할 가치도 없는거지. 난 저 버스를 타고 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