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림2편 주유일국(사람에 이르는 길), 최인호 도서2008. 1. 12. 18:07
우리가 책을 읽으면서 얻는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그런 하나하나에 득실을 따진다면, 너무 계산적이라는 비판이 따를 수도 있겠지만, 양서라고 한다면 어떤 점에서는 독자의 구독목적에 부합한다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독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그런 점에서 유림2편을 읽으면서 내가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
1. 유학의 시초이자 동양철학의 위대한 성인으로 일컬어지는 공자의 생애와 사상
2. 여러 고사성어의 유래, 그리고 역사적 사실에 대한 역사 지식
3. 가벼운 구성과 쉽게 읽혀나가는 문체를 통한 독서의 재미
3가지 정도를 들 수 있겠다. 작가가 이야기하는 유학의 이념을 통해 현대 사회의 문제를 재조명하는 것과 같은 거창한 취지에 문자 그대로 동의하는 바는 아니다. 물론 그 취지를 이해는 한다. 다만 '내 사랑하는 조선 민족들에게 불행을 극복하기 위해서 이 글을 바치려' 한다는 작가 최인호의 집필 이유는 다소 요란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공자가 워낙 고대의 인물이고, 그의 학문인 유학이라는 것이 인간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기엔 다소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작가의 저 바램이 만일 본심이라고 한다면, 그의 욕심은 당시의 공자가 받은 비판을 똑같이 되받을 수밖에 없다. 과도한 형식과 명분 자체만으로 사람들의 의식을 바꾸고, 요즘 사회 전반에 다양하게 펼쳐져 있는 문제들을 해결 할 수 없다. 공자는 2500년전에도 그 당시 사회로부터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즉, 불행의 극복이라는 것이 사회를 구성하는 개개인의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일이라면, '도덕성'의 사회를 만드는데 있어 효과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사회는 그러한 '도덕성' 측면에서 역행하고 있다. 큰일을 하기 위해서는 똑똑해야 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똑똑해지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해답이 없다. 태어날때부터 그랬다고 해도 무방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이야기처럼 불행의 극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유학에서 이야기는 '군자의 길'이나 그 길에 이르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해답은 없다. 그러한 도덕성을 갖추는 인간의 성정이 타고난 것이라면 또 할 말이 없는 것이다.
이문열 삼국지를 읽을 때 그런 느낌이었을까. 공자편에서는 작가의 주관적인 해석이 많이 뒤따랐다. 사서에 나와있는 공자의 말 한마디를 가지고, 공자가 그런 표현을 통해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것이다... 라는 식으로. 게 중에는 다분히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었고, 어떤 부분에서는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기도 했다. 더불어 공자의 일화와 사상은 자주 예수와 부처와 비교가 되곤 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예수의 일대기와 부처의 일대기에 대한 관심이 생긴다. 다음에 읽어보아야 할 책들이다.
이제, 퇴계 이황에게로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