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진흥고의 초고교급 투수 정일영이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 LA 에인절스에 입단했다. 사실 기아팬이기도 한 나의 이기적인 마음으로, 최희섭, 서재응, 김병현 등 구단의 지명선수들이 아쉽게 메이저리그로 떠나 과거 '해태타이거즈'의 영광을 되살리지 못하기 때문에, 이번 정일영도 기아에 입단했으면 하는 바램이 컸다. 그렇게 팔은 안으로 굽는다...--;
고교야구에 별 관심이 없는지라, 이 선수가 스포츠기사 탑을 장식하고나서야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알게 되었지만, 고교생의 몸으로서 242개의 공을 던졌다는 것은 정말 믿기지가 않는다. 메이저리그에 관심을 접한지 꽤 되었는데도 그런 경우는 한번도 본 적이 없다. 난, 그런 사실에 조금도 저 친구가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242개의 공을 던지게끔 한 감독에게 그저 야구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너무 화가 날 뿐이다. 프로야구도 아닌, 절반은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할 고교야구 무대에서 그처럼 자라나는 어린 선수를 혹사시키는 짓(?)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답답한 노릇이다.
기아가 정일영을 무리해서 잡지 않은 것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팬의 입장에서 한명의 선수라도 더 데리고 와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모습을 보고 싶지만, 가치에 걸맞게 대우를 하는 것은 선례를 남기고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 문제에 있어서도 주의깊에 다루어야 할 문제이다.
단지 기아팬의 입장에서는 아쉬운 일이지만, 꿈을 크게 갖는 것은 꿈꾸는 자의 특권이고, 큰 무대를 향해 도전하고, 그런 열정을 갖는 것은 충분히 멋진 일이다. 기회의 땅에서 좋은 선수로 성장해서 성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