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레이첼 맥아담즈 영화2008. 10. 10. 01:20
영화 속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 저런 곳이 있으면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오랫동안 기다려 온 작품치고는 큰 반향을 불러오지는 못했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정도의 마음 따뜻한 영화를 기대했는데, 약간은 방향이 다른 작품이었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 다분히 현실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면서 그 와중에서 오는 희망과 좌절, 인간애를 그린 '내 생애...'와는 달리 현실로부터의 기분좋은 일탈을 그린 영화다. 영화 마지막에 어설프긴 하지만, 현실과의 타협이랄까... 적당한 선에서 일탈로부터 다시 현실로 돌아가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일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득 인관이가 추천해준 김광교 시인의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라는 시가 문득 떠오른다. 물론 영화 속 세 주인공이 과거 학창시절에 적극적인 사회 개혁을 꿈꾼 건 아니었지만, 대학으로 대변되는 '젊음'과 '패기'로부터 멀리 동떨어져 어느덧 일상에 찌들고, 피곤함에 한없이 지쳐버린 중년의 나이가 되어버렸다는 점에서 그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역시 음악 중 압권은 '한동안 뜸했었지'.
음악과 친구의 죽음이 다시 세사람을 의기투합하게 하고, 현실로부터의 일탈을 과감하게 꿈꾸게 된다. 저마다 다른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그 시작은 어려웠지만 모두가 현실에 '불만족'하고 일상의 '답답함'이라는 공통적 동기를 갖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조연으로 등장하는 어린 배우들. 여자친구 1,2,3 이라고 하는데 누가 누군지 알길이 없다. 왼쪽에 있는 분은 이쁘장하게 생겼고, 오른쪽 분은 귀엽게 생겼는데, 누군가를 연상시키는 눈매를 지녔다ㅋ 그래서인지 왠지 친근감이 간다는... 훗날 또 비중있는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분들이니 잠시 기억해두자고ㅋ
넷이 나란히 앉아서 서로 말도 안되는 농담을 주고 받는다. 자존심을 긁기도 하지만, 용케도 참고 잘 넘어간다.
공연장에 결국 나타나는 성욱의 처. 중간에 내용이 생략되었는지 알길이 없지만, 성욱은 너무도 분명하게 가정보다는 일탈을 택했다. 많은 관객들이 당연히 성욱의 처가 너무 과했고, 직장까지 잃은 남편의 심정을 충분히 헤아려주지 못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내 입장에선 가정이 중요한 관계로, 성욱의 발언과 행동이 다소 무책임하게 느껴지기도 했었다. 에고, 잘 모르겄다--;;
마지막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는 주인공들. 사방에서 현란하게 비추이는 빛들 덕분에 화면이 한층 더 멋있게 사는 것 같다.
한편의 만화같은 영화로,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결론은 즐겁게 한번 살아보자고ㅋ
올해 나 극장 좀 간다. 하하. 벌써 올해들어 세번째?--; 광수생각을 마지막으로 연극에 대한 관심은 잠시 접어둔 상태. 소극장 비좁은 의자에서도 90도 차렷 자세로 잘도 버텼건만, 요즘은 그다지 달갑지 않은게ㅋ 자세를 바르게 하고 살도록 하자. 영화 '영화는 영화다'. 기대가 꽤나 컸던지라 상대적으로 다소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지만, 그런대로 볼만했다. 무엇보다 영화는 2시간을 지루하지 않게끔 긴장감을 유지해내는 것이 최고니까, 늘상 조폭 영화는 그런 장점은 있는 것 같다.
스포일링 주의
이 작품은 뭐니뭐니해도 소지섭이 메인이다. 소지섭만의 간지나는 조폭 연기 볼만했다. 이 작품을 계기로 성공하는 영화배우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마지막에 영화촬영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난 후, 소지섭의 행동에서 느낄 수 있었다. 역시 '영화는 영화다'. 아니나다를까. 감독 역시 그 타이밍에 영화는 영화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분이 이 영화를 실제로 만드신 장훈 감독님이신듯 싶다. 사실 영화를 본 것도 이 분 때문이고, 계속 관심을 가지게 될 것 같다. 본격적으로 감독에 데뷔한 후 첫 작품이라고 하는데, 여러모로 관객들이 평가가 좋아서 덩달아 기분이 좋다. 쭈욱 좋은 영화 만들어 주시길~
이 분은 영화에서 큰 웃음을 주신 영화 속 영화감독님. 영화배우 고창석님, 기억해야겠다. 푸근한 인상과 재치있는 입담이 정겹다. 무엇보다 내가 보는 영화는 이런 분을 필요로 한다. 더불어 오랜만에 보는 ARMY티. 반갑다.
영화 속 여배우로 나온 홍수현. 갈수록 이뻐지는 것 같다. 이상. 특별출연하신 장희진님도 이쁘게 잘 나오셨다.
이 분은 강지환님. 경성스캔들에서 큰 웃음을 선사해주셨기에 캐릭터가 마음에 드는 배우. 소지섭 때문에 멋있는 장면도 비록 초라해보이는 면이 없지 않았으나, 무난했다. 경성스캔들의 연기가 남아 있는듯ㅋ
오바스럽기 그지없는 갯벌 혈전? 이것도 영화는 영화니까. 서로의 삶을 동경하는 두 주인공의 마음보다 영화이기에 가능했던, 영화밖 현실에서 거리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내가 영화를 보고 느꼈던 것이 그 괴리감이고 마지막 감독의 배려로 인해 그 괴리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면 역시 괜한 오바스러움일까.
영화 속에서 큰 역할을 해주신 관계로 한컷 더ㅋ 사람들의 평가와 내 자신의 만족도와 이해력 사이에 다소의 갭이 있었기에 영화를 보고 나서 다소 어리둥절했으나,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재미있게 보고 나왔으면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