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허니와 클로버(1), 카사이 켄이치 애니2008. 6. 22. 11:37
평생 잊을 수 없는 애니메이션. 무엇이든지 처음이라는 것은 기억속에 오래도록 자리잡기 마련이다. 초속 5센티미터라는 애니메이션이 나에게 애니메이션의 새 지평을 열어주었다면, 허니와 클로버는 초속 5센티미터를 여러편 보는 것 같은 감동을 주었다. 일상 속에서의 사랑과 행복, 고민과 슬픔을 담아 때론 담담한 독백체로, 때론 진지하면서도 가벼운 대사로 주제를 담았다. 무엇보다 작화가 마음에 들었고, 그것이 바탕이 되어 정말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났다. 주인공 다케모토군과 자전거. 애니메이션의 시작과 함께 등장한 이 자전거는 다케모토군의 자아찾기 여행으로 결국 그 정체성을 찾게 된다. 혼자서 떠나는 자아찾기 여행을 통해 다케모토군은 자아와 대면하게 되고, 현실을 받아들이고, 수긍하고 도전하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터득이라는 말이 어울리기는 한걸까 싶지만. 애니메이션 한편을 보면서 머리속에, 또는 마음속에, 하드디스크 속에 담고 싶은 장면은 너무도 많다. 시리즈물은 더욱 그렇다. 어떤 날은 애니메이션에 너무 열중하느라 일일이 캡쳐를 못하기도 한다. 그래서 중간중간 담아놓은 몇장면들만을 골라서 올렸다. 다시 보고 또 다시 보면서 담고 싶은 그림들은 계속 올리려고 한다. 캡쳐한 사진 속에 등장하지 않은 하구짱, 마야마, 야마다와 같은 등장인물도 있다. 하구도 하구지만, 마야마를 마음에 담고 마음아파하는 야마다는 안쓰러운 면이 없지 않다. 마야마의 사랑과 야마다의 사랑이 똑같은 깊이가 있을텐데, 왜 야마다의 사랑이 더 아프게 느껴지는걸까. 그녀가 여자라서?. 야먀다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기만 하면 되는 그 간단한 문제가 왜 그렇게도 힘이 드느냐고 푸념한다. 그러게ㅋ.
이 사람은 모리타상. 엉뚱하면서도 천재적인 기질을 발휘하는 사람이다. 자유로운 영혼이며, 구속을 거부한다. 그래서 멋있다.
이쯤에서 해질녘의 멋진 배경샷. 허니와 클로버의 전체적인 배경 느낌은 항상 묽다.
비오는 거리 기찻길 풍경을 담은 배경샷. 오늘도 비가 와서 그런지 이 풍경이 낯설지만은 않다.
엄청 귀여운 다케모토군의 어린시절. 어머니가 간호사였던가. 사랑을 나누어주는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지 못해 왠지 우울한 눈빛을 하고 있다. 집안의 환경 때문에, 다케모토군의 마음속엔 항상 슬픔이 있는 것도 같다. 그 마음이 허니와 클로버라는 애미메이션 전체의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있다.
다케모토군의 어린시절 회상모습. 아버지와 함께 연을 날리는 장면. 누군가 그랬다.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과거 속에서 살고 있다고. 그것이 다케모토군의 모습이고, 또 나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아버지라는 존재에 있어서 또 그렇게 닮아있기도 하다.
시골 버스 정류장과 버스를 그린 배경샷. 어린시절 살던 시골의 모습과 흡사하다. 일렬로 길게 늘어진 전봇대도 정겨운 마음이 든다.
방울방울. 도시의 야경이다. 성냥각처럼 덕지덕지 붙어있는 모습이 하나의 모형같다. 도시는 번잡하지만, 야경만큼은 아름다운.
에메랄드 빛 푸르른 바다. 놀라운 감동이다.
모두가 사랑을 하고, 또 모두가 아픔을 겪고, 모두가 고민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때론 행복한 분위기를 자아내어 그 모든 것들을 덮기도 한다. 이래저래 보면서 여러번 행복한 마음이 드는 애니메이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