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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7. 16. 09:24

올스타 브레이크 플로리다 말린스 잡설 야구2008. 7. 16. 09:24

역사는 순환한다

진리다. 1993년 리그에 참여한 후 5년만에 우승을 달성했고,  그리고 6년이 흘러 두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그리고 5년이 다시 흘렀다. 올해 아니면 내년에 말린스가 다시 우승을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연하게도, 어쩌면 당연하게도 말린스는 다시금 그 주기에 맞추어 강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몇년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두드릴 정도로 거창하진 않지만 , 지금 우리는 양키스와 레드삭스를 논하는 게 아니다. 리그에서 가장 저예산으로 꾸려가고 있는 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말린스가 지난 오프시즌에 미구엘 카브레라와 돈트렐 윌리스를 트레이드했을때, 말린스의 팬들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의 야구팬들 사이에서도 원성이 자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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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리빌딩도 아니고, 아무 것도 아니여.... 이게 다 로리아 때문이여...

배부른 아해들은 가라, 연봉 1000만불이 넘을라 치면 바로 다른 집으로 입양시켜 버리고, 아직 세상물정 모르는 배고픈 아이들을 데려다 키우는 게 말린스의 주특기였다. 물론 큰맘 먹고 카를로스 델가도라는 배부른 아해를 영입한 적도 있었다. 그리고 델가도는 받은 만큼 일했다. 하지만 일하는 것과 돈버는 것은 다른 문제, 돈을 쓴만큼 효과가 없자 바로 시장에 내다 팔았다.

말린스의 팀운영 방식은 과거 오클랜드의 '머니볼'과는 또다른 관점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리고 그 성공스토리는 종종 '오! 머니' 사회에 신선한 즐거움을 주며, 언제나 약자를 선호하는 팬들의 감성을 자극하기도 한다. 그것이 말린스의 팀컬러이고 또 매력이기도 하다. 10년 후의 말린스는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지금의 '럼블 피쉬'의 모습이 사라져 버리는 걸 본다면 일면 안타까울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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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의 말린스를 보자. 언급했듯이 투타의 메인 카브레라와 윌리스가 팀을 떠났다. 2007년 71승 91패로 지구 최하위를 기록했던 팀에서 당장 즉시전력에 도움이 될만한 선수는 한명도 받지 못한채로 팀의 투타 핵심 선수들을 떠나보냈으니, 2008년은 보나마나였다. 시즌 전 많은 전문가들은 말린스를 지구 최하위 후보로 지목을 했고, 개막전 기준으로 타선의 약화도 약화지만 선발투수진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

50승 45패. 전반기가 끝난 이 시점 말린스의 위치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고 있다. 1997년은 초호화멤버로 우승을 노리던 시절이었고, 2003년엔 오프시즌에 이반 로드리게즈를 영입하며 우승을 마음 속에 담았다. 하지만 올해는 그런 목표가 없었다. 말린스가 전반기에 50승에 도달한 것은 팀 역사상 오직 한번밖에 없었던 일이며, 그것도 50승을 못하는게 이상하게 느껴지는 1997년(50승 35패)이었다. 물론 올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다면, 그때처럼 이번 오프시즌에 제2의 로드리게즈를 찾아 혈안이 되겠지만 말이다. 미국의 남동쪽 끝 마이애미 해변에 특별한 기운이 있는 것일까, 남은 2008년에도 젊은 참치군단의 '쇼'는 쭈욱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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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단장 바인페스트

유비에게 제갈량이 있었다면 로리아에겐 바인페스트가 있다. 로리아만큼 행복한 사람도 드물 것이다. 팬들에게 욕먹어 오래살 것이고, 카운티에서 구장 새로 지어주니 돈 벌고, 든든한 단장이 있어 우승컵도 품에 안아봤다. 메이저리그에 여러 유능한 단장들이 있지만, 바인페스트만큼 저평가받고 있는 단장도 없다. 개인적으로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영리한 단장 중 한명이라고 생각한다.

2002년 처음 말린스 단장을 맡은 이래로 바인페스트는 줄곧 성공의 역사를 써왔다. 2003년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달성했고, 그 이후 매년 열악한 환경과 인색한 구단주와 가혹한 전망 속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도록 기반을 마련해 왔다. 카를로스 델가도를 떠나보낸 다음해인 2006년에는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시즌 마지막주까지 와일드카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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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쇠 로리아가 페이롤 절감이라는 특명을 내리자, 바인페스트는 싸고 젊고, 유능한 선수들을 영입했다. 헨리 라미레즈, 댄 어글라, 코디 로스, 리키 놀라스코, 어니발 산체스, 마이크 제이콥스, 호르헤 칸투 등이 그들이고, 이들은 현재 '어메이징 2008시즌'을 가꾸어가는데 톡톡히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2003년의 우승에도 바인페스트의 역할이 중요했지만, 그때와 지금은 사뭇 다르다. 처음 단장을 맡고 드래프트했던 스캇 올슨과 조쉬 존슨이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지금은 바인페스트의 손에서 만들어진 팀이다. 과연 바인페스트표 플로리다 말린스의 올시즌 종착점은 어디일까.

2003년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바인페스트는 매우 중요한 결정을 했다. 팀내 유망주인 아드리안 곤잘레스를 내주고, 텍사스에서 유게스 어비나를 영입했다. 어비나는 불안불안한 브래든 루퍼를 뒤이어 마무리를 맡았고, 월드시리즈가 끝날때까지 제 역할을 다했다. 과연 바인페스트는 제2의 어비나를 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지금 플로리다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원정시리즈가 끝나고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으면서 바인페스트는 전반기 팀성적에 만족한다고 말했고, 1위와 1.5게임차이기 때문에 후반기에 경쟁이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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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원하던 대로 되었습니다. 우리는 후반기에도 계속 경쟁할 수 있는 팀이 되고자 했고, 지금 그 위치에 와 있습니다. (래리 바인페스트)  

경쟁을 위한 어떤 특별한 조치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이번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말린스가 'seller'가 아닌 'buyer'의 입장에 서는 것만은 분명하다.

카브레라가 팀을 떠났지만 여전히 팀타선은 불을 뿜고 있다. 호르헤 칸투가 카브레라의 빈자리를 훌륭하게 메꾸어주고 있고, 헨리 라미레즈와 댄 어글라의 올스타급 활약도 눈에 띈다. 언제나 팀의 취약포지션으로 거론되던 중견수 자리에서는 현재 코디 로스가 기대이상으로 선전해주고 있다. 포수 포지션에서의 생산력만 다소 부족할 뿐, 내셔널리그 팀홈런 1위가 말해주듯, 전 포지션의 선수들이 모두 한방 능력을 갖고 있다. 다만 단순히 시즌뿐만이 아니라 포스트시즌을 고려한다면, 제레미 허미다가 지금보다는 좀더 생산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고, 헨리 라미레즈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도루 갯수가 라미레즈의 도루갯수와 엇비슷할 정도로 기동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걱정거리라면 걱정거리다. 현재의 타선처럼 많은 삼진을 당하는 기복있는 타선일 경우 기동력이 부족하다면 게임이 제대로 풀리지 않을때 공격의 활로를 찾는데 애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뚱맞은 이야기일 수 있지만, 카메론 메이빈에게 2003년의 미구엘 카브레라를 기대하는 것은 역시 무리일까. 2003년 카브레라는 시즌 중반 빅리그에 승격해서 월드시리즈가 끝날때까지 꾸준한 활약을 펼쳐 팀우승에 기여했었다. 메이빈 역시 재능만큼은 그에 못지 않은 선수인만큼 어떤 식으로든 기여할 부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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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린스의 투수진은 선발과 불펜 모두 불안하기만 했던 시즌 초반에 비해 많이 안정을 찾았다. 놀라스코와 스캇 올슨이 제 역할을 해주었고, 조쉬 존슨이 복귀했다. 불펜에서는 저스틴 밀러가 부진과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기대가 컸던 타일러 탱커슬리가 형편없는 모습으로 마이너리그로 강등되었지만, 핀토, 조 넬슨, 덕 웨처 등이 그 자리를 훌륭히 메워주었다. 하지만 말린스가 플레이오프 진출에서 나아가 가을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보다 더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투수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2003년의 조쉬 베켓. 개인적으로 첫번째가 강력한 1선발, 두번째가 불펜투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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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배부른 아해들은 극도로 싫어하는 말린스의 철학으로 봤을때 특급 선발투수를 영입할 가능성은 적다. 그랬던 적도 없고, 후반기만 쓰기 위해서 다른 팀들만큼 희생을 하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결국 백업요원이나 불펜투수를 영입하는 선에서 이번 데드라인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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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ri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