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시드, 아라마키 신지 애니2008. 2. 16. 13:02
흥미로운 애니메이션이었다. 사실 공상과학을 다루거나, 미래의 인류를 다루고, 첨단 기술 특히 로봇을 다루는 애니들을 가까이 해오지 않았지만, 여러 애니를 섭렵하는 과정에서 별다른 사전지식 없이 접하게 된 애니메이션이었다. 일단 시작에서부터 독특한 화면, 2D와 3D의 결합이라고 하는데, 실사에 애니의 캐릭터를 입혔다고 느껴지는 장면들도 여럿 있었다. 중간중간 특히 바다와 같은 풍경을 묘사할 때는 그렸다기보다는 찍었다고 볼 수 있는 그림들이 보였다.
실제 액션영화를 뺨치는, 아니 그 이상인 장면들이 많았다. 특히나 애니가 아니고서는 표현해낼 수 없는 영역을 액션화해서 현실감있게 다루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한 것 같다. 정밀하게 세밀한 그래픽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런 목적은 애초부터 달성하기 힘든 일이겠지만, 그만큼 기술력과 수준이 높아진 덕분이 아닌가 싶다.
내용으로 들어가보면, 미래의 인류사회를 다루고 있다. 세계대전이 끝나고 난 후의 인류의 '유토피아' 건설 이야기가 나오는데, 과연 과학의 발달과 이런저런 전쟁 등으로 인류 스스로 파멸의 길로 들어선 가운데 무엇이 인류를 지속시키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안인가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 인간 스스로 그러한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해나가면서 인류의 주체로서 남을 것인지, 아니면 바이오로이드, 즉 유전자 조합 생명체, 인간의 불완전한 감정을 잘 보완해주는 새로운 탄생 개체에게 인류를 맡길 것인지. 어떻게 보면 후자의 경우는 인류의 멸망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싶다.
인간의 불완전한 감정과 이기적인 속성이 인류를 위험하게 만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경종을 울리는 것이 애니의 의도라면 의도이기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결국 인간도 인간대로 남는 셈이고, 바이오로이드는 보다 더 인간화(생식기능 포함)시키는 쪽으로 스토리는 마무리된다. 이런저런 상념보다는 무엇보다 흥미롭게 빠져든 잘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