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27. 21:12
아홉살 인생, 윤인호 영화2009. 9. 27. 21:12
책으로 읽은지가 꽤나 오래되어서 내용에 대한 기억은 없었다. 이제 나도 어른이 되어버린건지, '동심'이라는 것은 그저 막연한, 손에 잡히지 않는 그 무언가가 되었다. 마치 어린 시절을 거치지 않은 채, 태어날때부터 어른이었던 것처럼. 세월의 풍상에 그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리는 바위처럼 사람들은 변한다. 나 역시 어린시절과의 감정적 교감을 더이상 하지 못하는 지금이 서글프기도 하다.
아홉살이라는 나이. 그 시간의 차이만큼이나 나에게도 많은 것들이 변했다. 그곳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고, 내 곁의 사람들 역시 새로 생겨나기도 했고, 떠나가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 자신이 많이 변하지 않았을까 싶다. 언젠가 한번 초등학교 5학년 때 쓴 일기장을 들추어 보았을때 느꼈던 낯설음은 아마 그런 이유일 것이다.
아홉살 인생을 살고 있는 소설 속 그리고 영화 속 여민이는 아마도 또래의 아홉살쟁이 친구들과는 다른, 훌쩍 커버린 어른과도 같았다. 생각도, 말투도, 행동들이 마치 30년은 살아봤다는 듯이 대수롭지 않게 이루어졌다. 마치 세상을 내려다보는 것만 같은 그 담담한 태도는 순간 놀랍게 느껴지면서도, 이미 '어른'이 된 내 자신과 비교가 되기도 했다.
마냥 순수하고 꾸밈없는 '동심'을 간직해야 할 '아홉살 인생'에는 '인생'이라는 말에 담겨져 있는 삶의 무게가 있었다. 가난한 엄마와 무시하는 선생님이 있는 학교와 집, 그 어느 곳도 여민이가 쉴 곳은 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 무거운 현실을 정면으로 맞서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아홉살 아이'다. 그 아이는 가난한 엄마를 동정하고 연민하며, 감정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선생님을 미워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여자 아이 앞에서도 스스로를 잃지 않는다. 오히려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스스로를 과장하거나 은폐시키지도 않는다.
보호받고 사랑받으면서 성장해야 할 어린 아이들이 차가운 현실에 내몰리는 일은 참으로 안타깝다. 영화 속 여민이는 꿋꿋하게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고 버티지만, 많은 경우 보호받지 어린 '동심'은 스스로 은신처를 찾는 그 절절한 '삶의 과정'에서 여러 모로 많은 상처를 입고, 또 상처를 주게 된다. 지금 읽고 있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라는 소설 속의 조지나도 여민이와 비슷한 환경에 처해 있는 아이다. 아직도 두 아이의 입장에 처해있을 수많은 어린 '동심'들에게 항상 행운이 함께하기를 바라며, 우리 사회가 그 아이들의 처지를 헤아리고 보살필 줄 아는 '따뜻한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홉살이라는 나이. 그 시간의 차이만큼이나 나에게도 많은 것들이 변했다. 그곳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고, 내 곁의 사람들 역시 새로 생겨나기도 했고, 떠나가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 자신이 많이 변하지 않았을까 싶다. 언젠가 한번 초등학교 5학년 때 쓴 일기장을 들추어 보았을때 느꼈던 낯설음은 아마 그런 이유일 것이다.
아홉살 인생을 살고 있는 소설 속 그리고 영화 속 여민이는 아마도 또래의 아홉살쟁이 친구들과는 다른, 훌쩍 커버린 어른과도 같았다. 생각도, 말투도, 행동들이 마치 30년은 살아봤다는 듯이 대수롭지 않게 이루어졌다. 마치 세상을 내려다보는 것만 같은 그 담담한 태도는 순간 놀랍게 느껴지면서도, 이미 '어른'이 된 내 자신과 비교가 되기도 했다.
마냥 순수하고 꾸밈없는 '동심'을 간직해야 할 '아홉살 인생'에는 '인생'이라는 말에 담겨져 있는 삶의 무게가 있었다. 가난한 엄마와 무시하는 선생님이 있는 학교와 집, 그 어느 곳도 여민이가 쉴 곳은 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 무거운 현실을 정면으로 맞서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아홉살 아이'다. 그 아이는 가난한 엄마를 동정하고 연민하며, 감정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선생님을 미워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여자 아이 앞에서도 스스로를 잃지 않는다. 오히려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스스로를 과장하거나 은폐시키지도 않는다.
보호받고 사랑받으면서 성장해야 할 어린 아이들이 차가운 현실에 내몰리는 일은 참으로 안타깝다. 영화 속 여민이는 꿋꿋하게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고 버티지만, 많은 경우 보호받지 어린 '동심'은 스스로 은신처를 찾는 그 절절한 '삶의 과정'에서 여러 모로 많은 상처를 입고, 또 상처를 주게 된다. 지금 읽고 있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라는 소설 속의 조지나도 여민이와 비슷한 환경에 처해 있는 아이다. 아직도 두 아이의 입장에 처해있을 수많은 어린 '동심'들에게 항상 행운이 함께하기를 바라며, 우리 사회가 그 아이들의 처지를 헤아리고 보살필 줄 아는 '따뜻한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