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게 살자, 장진, 정재영 영화2007. 11. 19. 22:52
정재영이라는 배우, 참 매력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그가 나온 영화 중 내가 본 것들은 '아는 여자', '실미도', '웰컴투 동막골', '거록한 계보' 등이었다. '아는 여자'에서의 그의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실미도'에서도 카리스마가 있었다. 특히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 '거룩한 계보'에서의 그의 캐릭터는 정감이 갔다. 정준호와 함께한 듀오 역할은 그럴듯하게 어울렸고, 그가 구사하는 구수한 사투리도 정감이 갔다. 그 외에 '피도 눈물도 없이', '킬러들의 수다'와 같은 괜찮은 작품들에도 등장을 했다.
하지만 나는 배우를 보고 영화를 보는 관객은 아니다. 철저하게 재미있다거나 괜찮은 작품이라는 확신이 들때만 비로소 시청을 하게 된다. 그냥 무심코 케이블방송에서 영화가 하고 있는 시간과 내가 밥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겹칠때를 제외하면 말이다. 그렇게 우연히 이런저런 영화들을 보다보면, 자주 만나게 되는 배우들도 있고, 실제로 이름있는 배우들이지만 영화 속에서는 거의 접하지 못하는 배우들이 있다. 생각해보니, 은근히 내가 특정 배우들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ㅎ
이번 '바르게 살자'라는 영화 역시 주위 사람들의 추천이 있었다. 적어도 2-3 명에게서 영화가 재미있고 볼만하다고 들었던 것 같다. 기왕 영화를 극장에서 볼거면, 여러 사람들과 같이 함께 웃을 수 있는 '코미디' 영화를 택하자는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동시에 상영하고 있는 '색, 계'나 '원스', '세븐 데이즈'와 같은 작품들을 멀리하고 '바르게 살자'를 택한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나의 기대가 너무 컸다. 나는 철저하게 웃고 싶어서, 웃기 위해서 극장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었고, 슬로우모션과 같은 느릿한 전개로 영화가 조금이라도 지루해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처음 몇번 웃고 싶어서 웃는 사람처럼 영화의 코드에 내 자신을 맞추어나가는 듯 싶었지만, 이내 영화 중반부터는 기대에 한참 못 미칠것만 같다는 불안에 사로잡혔다.
그럼에도 영화 속의 몇몇 재치있는 발상과 언어 유희 등에는 재미있는 반응을 보였나 보다. 옆에서 같이 영화를 보았던 친구는 내가 꽤나 영화를 재미있게 관람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나도 모르게, 즐겁고 재미있는 장면들을 충분히 만끽했다면, 그 역시 나쁘진 않다.
"그건 동물적인 감각이 아니라, 동물들이나 하는 짓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