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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22. 15:08

바르게 살아가기 일상2009. 9. 22. 15:08

인관이가 알려준 적이 있는 김광균의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라는 시가 마음에 와 닿은 적이 있었다. 그때 우리는 그 시의 제목을 주고받으며 '패배주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살다보면 종종 '패배주의'에 젖어 있을 때가 있다. 언제부터인가 그 무기력한 '패배주의'가 두텁게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래서 '희망'을 논할 이유도 없었다. '부질없음'과 '허무'의 늪에 조금씩 빠져들어가다보면, 자기 연민의 소용돌이와 만나게 된다. 내가 옳고, 세상은 틀렸다고 생각하는 자만에서 오는 결과일지도 모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회고록이 출판되었다. 자서전, 에세이 등을 비롯한 다소 개인적인 생각이나 신변에 관한 책들은 읽지 않는 편이나, '성공과 좌절'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이 책은 꼭 한번 읽고 싶다. 무엇보다도 삶은 '이기'와 '탐욕'을 극복할 때 더 가치가 있다. 많은 경우에 책은 '지식'과 '재미'를 위해 읽게 되지만, 이 경우는 그 정신을 배우기 위함이다. 올해 두분의 전직 대통령이 운명을 달리하시면서 느끼는 바가 많다. 용서와 관용으로 한차원 높은 '인간애'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보여주었고, 더불어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시대적 사명감을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인간이 이기적일 수 밖에 없는 '생존 기계'라는 사실을 인정하면 할수록 그 예외는 '경이로움' 그 자체인 것이다.

어떤 책은 일주일을 붙잡고 있어도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어떨때는 책을 양적으로 많이 읽고 싶은 마음이 들어 더디게 읽혀서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서 이런저런 셈을 해보아도 1년에 100권은 참 까마득하다. 한달에 10권이면 일주일에 2권 이상. 20세부터 70세까지 50년을 기간으로 잡으면 만권이라면 1년에 200권을 읽어야 한다. 한달에 17권이고, 일주일에는 3-4권이다. 

장정동 목사가 소장하고 있는 책이 2만권이라는 이야기에서 과연 2만권의 책을 읽는 것이 가능한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평소에 이리저리 셈을 해보고, 또 읽어보고 하는 경험에서 나는 '2만'이라는 숫자에 일단 기겁을 한다. 그리고선 '불가능'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누던 그 사람은 '가능'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주변의 사람들 중에 충분히 그럴만큼 책을 빨리 읽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책의 내용을 독파하면서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읽는 사람들은 가능하다는 것인데, 왠지 재능의 부재로 좀처럼 실력이 향상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외국어'처럼 독서에도 현격한 개인차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하는 것일까. '어느 정도'의 차이야 그렇다쳐도 '현격한' 차이라고 한다면, 역시나 힘이 쭉 빠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도 바쁜 일상에 다양한 분야의 책을 섭렵하다 보면 항상 빠른 속도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항변해본다. 관심 분야가 아니거나 번역이 부자연스럽다거나 심지어 외국어로 된 서적을 읽는다면 그만큼 장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그런 것까지 고려하면 아무래도 힘들지 않겠냐고, 점점 자신은 없지만 짐짓 그렇지 않은 척 대꾸도 해본다. 돌아오는 대답은 간단하고 명료했다. 

"2만권.... 가능해요"

스스로 위로를 받고 싶어했던 탓일까. 그 완고한 어투를 듣고 있자니 왠지 이 사람은 고집스럽지 않을까 싶었다. 도달해보지 않은 목표와 가보지 않은 곳에 대한 '확신'은 오히려 '거부감'을 자아내는 면이 있다.
 
요즘 진화론에 관한 책을 읽고 있어서 그런지 '생명의 기원'에 대해 궁금증이 생긴다. 창조론 vs 진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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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ri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