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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그저 보편적인 관객의 시각에서 보자면, 다소 어려운 면이 없지 않다.

동경대부. 애니메이션의 시작은 스태프를 드러내는 독특한 방식에서부터 관심을 끌었다. 그저 무미건조하게 이름을 나열하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화면을 보여주는 중에 거리의 간판이나 현수막 등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 다소 생경하지만, 신선해 보였다.

'가족'과 '생명'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여느 작품과는 달리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줄곧 생각할 거리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콘 사토시 감독의 애니메이션으로 이 작품을 최고로 꼽는 애니팬들은 과연 이 영화에서 무엇을 보았는지 궁금한 생각은 들었다. 주인공들의 표정과 대사들이 다소 엉뚱하기도 하고,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몇몇 장면들에서 다소 해학적이며, 비현실적인 성향이 비추어지긴 하지만, 흥미롭다거나 감동적이다거나 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어쨌든 영화를 보는 시각과 초점도 다양할테니까.

무엇보다 '휴머니즘'이다. 비단 영화뿐만 아니라 많은 예술 작품들의 근본적이고도 철학적인 지향은 '휴머니즘'에 있다고 생각한다. 미야자키 햐야오의 작품들이 '자연주의'적이고 '무정부주의'적이라고 하지만, 근본적으로 '휴머니즘'을 바탕에 깔고 있고, 내가 좋아라 마지 않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콘 사토시 감독 역시 이 작품을 통해 '가족'을 근간으로 하는 인간사회의 '휴머니즘'을 이야기하고 싶었고, 믿어지지 않을만큼의 우연을 가장한 필연, 과장, 역설 등을 통해서 그만의 방법으로 드러냈다.

생각보다 콘 사토시 감독이 왕성한 작품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덕분에 앞으로 볼 작품이 더 많아졌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어쩌면, 사토시 감독의 몇개의 작품을 더 섭렵하고 난뒤에, 이 작품을 다시 접하게 된다면, 지금은 느끼지 못했던 이면의 가치와 만족을 느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작품의 감상은 결코 끝이라는 것이 없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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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ri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