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8. 17. 08:51
국가대표, 하정우, 성동일 영화2009. 8. 17. 08:51
영화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스키 점프라는 스포츠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잘 보여주었고, 마지막 부분이 다소 거북스러웠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잘 만든 작품이었다. 대회에 참가했던 마지막 스키 장면은 정말 숨을 죽이면서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실제 스포츠의 진수를 느끼는 것 같았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낙하하면서 새처럼 날아올라 비상하는 모습들은 지상의 아둥바둥한 우리들에게 큰 쾌감을 주었고, 막힌 속을 뚫어주는 듯한 통쾌함이 있었다. 더 멀리 날아가고자 몸을 웅크리면서 바람의 마찰을 최소화하는 모양은 한마리의 새를 보는 듯 했고, 떨어지지 않을 것 같은 '영원'의 느낌을 주었다.
최근에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영화가 관객으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핸드볼을 소재로 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그리고 역도를 소재로 한 '킹콩을 들다'. 우생순은 보질 못했지만, 세 영화의 공통점은 비인기종목인 스포츠의 애닲은 현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올리는 선수들의 스토리를 담았다. 일명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일컬어지는 스포츠의 세계에 극적인 '각본'을 추가함으로써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 어려운 과정의 중간중간에서 만나는 적절한 '위트'는 참 반갑다. 조만간 또다른 비인기종목 스포츠를 소재로 또다른 영화가 탄생할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면 최근에 인간극장에서도 '킹콩을 들다'에서와 똑같은 환경 속에서 역도를 하고 있는 역도인들을 그린 것처럼, TV에 모습을 보일지도. 다만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순간에만 잠시나마 세간의 주목을 받는 것처럼 영화가 흥행할때 잠시 관심을 끌고, 돈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돈다발을 안겨주는 것을 넘어서 지속적인 투자가 있었으면 좋겠다.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개인적으로 축구와 같은 인기종목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비인기종목에 투자를 분산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영화를 보기 전에 '국가대표'와 '해운대' 사이에서 좀 고민을 했는데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영화 관람객들 사이에서 두 영화를 놓고 비교가 한창인가 본데, 대체적으로 국가대표의 판정승을 들어주는 것 같다. 해운대가 조만간 1,000만 관객을 돌파한다고 하니 이제 400만에 도달한 국가대표의 향후 선전이 기대된다.
좋은 영화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 마지막의 벅찬 스키 장면으로 인해 내용이 과장되거나 다소 비현실적인 것들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흥분과 긴장 상태가 정점에 이르렀을때 '봉구'의 등장은 큰 실망이었다. 특히나 그 바보스러움이 비현실을 무기로 묻혀지고 희극화되었는데, 가장 중요한 순간에 아주 극한의 현실적인 '바보스러움'이 되었다. 바보가 갑자기 정신이 멀쩡해지는 것처럼 무서움을 느끼고 돌아서는 순간 형한테 따귀를 한대 얻어맞고 다시 출발대로 돌아선다. 따귀를 때리면서 형이 뱉는 한마디. '니가 뛰어야 내가 군대를 안간다고!'. 순간 참 멋대가리 없는 멘트라고 생각했다. 열심히 훈련한 형도 악천후에 부상을 당했는데, 연습도 별로 하지 않은 바보 '봉구'를 그런 위험 속에 빠뜨리는 것은 영화다운 속성을 충분히 감안하여 넘어갈 수 있었다. 오히려 흐름을 비추어보면 바보가 기적적으로 '해피 엔딩'을 끌어내 주는 것까지 바라고 있는 터였다. 여튼 그 찬물은 영화 속에 뜨겁게 몰입하던 흥분을 차갑게 가라앉히고 말았다.
그 상황에서 태극기와 애국가의 등장은 실로 보기 민망한 장면이었다. 물론 스토리상 아쉽게 실패를 하고 나서, 우리는 졌지만 진게 아니다, 라는 분위기를 끌어내고 다시 영화를 극적으로 만든 상태에서 '성공'을 예감하는 준해피엔딩의 형태로 영화를 마무리짖는 것이 전형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고, 달리 다른 방법도 없을테지만, '봉구'의 등장에서부터 이어진 어설픈 쇼는 애국가 제창이라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상황을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물론 그 상황에서 감동을 받았던 관객들도 많았을 줄로 안다. 그 반응의 형태는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단지 개인적인 느낌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더불어 영화와 관객인 나 사이에서 형성되는 그런 서먹서먹함은 아마도 '해피 엔딩'에 대한 나의 집착에서 연유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여튼 감독이 영화를 마무리짓지 못한 것은 하지 못한 말을 다하기 위해서이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차헌태의 이야기도 들어야 했고, 올림픽의 영웅이었지만 또 차가운 현실로 돌아가는 장면도 보여주어야 했다. 하지만 그런 '음울한 빛'을 간직한 채로 영화에 마침표를 찍을 순 없었다. 다시 한번 올림픽 장면을 재현하자니 식상하고, 결국 만면에 웃음을 머금은 영화 속 주인공 차헌태의 비행 장면을 끝으로 삼은 셈이다.
그외 영화의 이런저런 잡설로, 김수로와 오광록님의 등장은 반가웠다. 김수로님의 등장 장면에서는 큰 웃음이 있었고, 오광록님의 등장때는 반가운 마음이 더했다. 스키 점프시 낙하하는 쇳소리(?)도 긴장감있게 좋았고, 하정우의 목소리 및 영어 연기도 괜찮았다. 성동일의 진지하면서도 다소 엉뚱한 캐릭터도 무난했고, 영화의 OST 음악 역시 영화가 끝난 후에도 발걸음을 잡을 정도로 쉽게 익숙해지는 멜로디였다.
최근에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영화가 관객으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핸드볼을 소재로 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그리고 역도를 소재로 한 '킹콩을 들다'. 우생순은 보질 못했지만, 세 영화의 공통점은 비인기종목인 스포츠의 애닲은 현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올리는 선수들의 스토리를 담았다. 일명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일컬어지는 스포츠의 세계에 극적인 '각본'을 추가함으로써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 어려운 과정의 중간중간에서 만나는 적절한 '위트'는 참 반갑다. 조만간 또다른 비인기종목 스포츠를 소재로 또다른 영화가 탄생할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면 최근에 인간극장에서도 '킹콩을 들다'에서와 똑같은 환경 속에서 역도를 하고 있는 역도인들을 그린 것처럼, TV에 모습을 보일지도. 다만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순간에만 잠시나마 세간의 주목을 받는 것처럼 영화가 흥행할때 잠시 관심을 끌고, 돈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돈다발을 안겨주는 것을 넘어서 지속적인 투자가 있었으면 좋겠다.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개인적으로 축구와 같은 인기종목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비인기종목에 투자를 분산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영화를 보기 전에 '국가대표'와 '해운대' 사이에서 좀 고민을 했는데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영화 관람객들 사이에서 두 영화를 놓고 비교가 한창인가 본데, 대체적으로 국가대표의 판정승을 들어주는 것 같다. 해운대가 조만간 1,000만 관객을 돌파한다고 하니 이제 400만에 도달한 국가대표의 향후 선전이 기대된다.
좋은 영화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 마지막의 벅찬 스키 장면으로 인해 내용이 과장되거나 다소 비현실적인 것들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흥분과 긴장 상태가 정점에 이르렀을때 '봉구'의 등장은 큰 실망이었다. 특히나 그 바보스러움이 비현실을 무기로 묻혀지고 희극화되었는데, 가장 중요한 순간에 아주 극한의 현실적인 '바보스러움'이 되었다. 바보가 갑자기 정신이 멀쩡해지는 것처럼 무서움을 느끼고 돌아서는 순간 형한테 따귀를 한대 얻어맞고 다시 출발대로 돌아선다. 따귀를 때리면서 형이 뱉는 한마디. '니가 뛰어야 내가 군대를 안간다고!'. 순간 참 멋대가리 없는 멘트라고 생각했다. 열심히 훈련한 형도 악천후에 부상을 당했는데, 연습도 별로 하지 않은 바보 '봉구'를 그런 위험 속에 빠뜨리는 것은 영화다운 속성을 충분히 감안하여 넘어갈 수 있었다. 오히려 흐름을 비추어보면 바보가 기적적으로 '해피 엔딩'을 끌어내 주는 것까지 바라고 있는 터였다. 여튼 그 찬물은 영화 속에 뜨겁게 몰입하던 흥분을 차갑게 가라앉히고 말았다.
그 상황에서 태극기와 애국가의 등장은 실로 보기 민망한 장면이었다. 물론 스토리상 아쉽게 실패를 하고 나서, 우리는 졌지만 진게 아니다, 라는 분위기를 끌어내고 다시 영화를 극적으로 만든 상태에서 '성공'을 예감하는 준해피엔딩의 형태로 영화를 마무리짖는 것이 전형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고, 달리 다른 방법도 없을테지만, '봉구'의 등장에서부터 이어진 어설픈 쇼는 애국가 제창이라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상황을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물론 그 상황에서 감동을 받았던 관객들도 많았을 줄로 안다. 그 반응의 형태는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단지 개인적인 느낌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더불어 영화와 관객인 나 사이에서 형성되는 그런 서먹서먹함은 아마도 '해피 엔딩'에 대한 나의 집착에서 연유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여튼 감독이 영화를 마무리짓지 못한 것은 하지 못한 말을 다하기 위해서이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차헌태의 이야기도 들어야 했고, 올림픽의 영웅이었지만 또 차가운 현실로 돌아가는 장면도 보여주어야 했다. 하지만 그런 '음울한 빛'을 간직한 채로 영화에 마침표를 찍을 순 없었다. 다시 한번 올림픽 장면을 재현하자니 식상하고, 결국 만면에 웃음을 머금은 영화 속 주인공 차헌태의 비행 장면을 끝으로 삼은 셈이다.
그외 영화의 이런저런 잡설로, 김수로와 오광록님의 등장은 반가웠다. 김수로님의 등장 장면에서는 큰 웃음이 있었고, 오광록님의 등장때는 반가운 마음이 더했다. 스키 점프시 낙하하는 쇳소리(?)도 긴장감있게 좋았고, 하정우의 목소리 및 영어 연기도 괜찮았다. 성동일의 진지하면서도 다소 엉뚱한 캐릭터도 무난했고, 영화의 OST 음악 역시 영화가 끝난 후에도 발걸음을 잡을 정도로 쉽게 익숙해지는 멜로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