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008년 1월 16일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1. 16. 22:39

날 위한 사람

힘든 날들이 내게 너무 많아서~♬

오렌지마켓의 노래 '날 위한 사람'의 처음 부분이다. 여자 가수분의 목소리가 그 가사와 느낌이 너무 잘 어울려 즐겨 듣곤 하는 노래다. 정말 힘든 날들이 많았던 과거를 절실하게 회상하는 듯한 절제된 슬픔의 목소리... 나는 그렇게 들린다.

욕심만 많은 08년의 년초를 하루하루 채워가고 있지만, 오늘같이 추운 날, 그 추위를 이겨내지 못해 저절로 눈에 눈물이 고이는 것만큼이나 무언가 마음속에 채워지지 못한 공허한 곳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공허한 마음이 없다면, 하루 그리고 내일의 가치를 절대 알 수 없을테고, 또 음악이 주는 행복과 사람이 주는 살가움도 절대 모를테지만, 끊임없이 마주하는 그 공허가 낯선 것만은 어쩔 수가 없다.

난 결코 생각이 적은 사람도 아니고, 꾸밈없이 밝게 포장되어 있는 사람도 아니다. 사색을 즐기고, 슬픔에서 인생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줄 아는 사람은 얼핏 '어두운 표정의 소유자'일거란 생각에 부지런히 단순무식을 지향했었더랬다. 하지만 '긍정의 허무'. 끝까지 나는 버릴 수가 없을 것 같다. 그것은 긍정과 낙관의 일상 속에서 굉장히 짜릿한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구르는 돌이 되어

물이 고이면 썩기 마련. 언제나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더불어 융통성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물론 '우물안의 개구리'처럼 나의 이해와 융통이 보편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늘상 경계해야 마땅하다.

더불어 올해의 첫 태양이 밝은 이래로, 30대의 첫 발걸음을 내딛은 이래로, 내 머리 속에서는 늘상 '불만족스러운 자아'가 맴돌고 있다. 지금의 처지에 나름 '만족'을 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염원하고 동시에, 열정의 꽃을 피우는 발전적인 삶을 모색하는 자아를 찾아 헤매고 있다.

내안의 내가 너무도 많아~♬

이것저것 해야 할 목표도 많고, 하고 싶은 일들도 많다. 내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 안에 그것을 모두 해낼 수 없음이 아쉽다. 당분간은 '자기계발'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겠다. 08년의 목표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부터.


인수위, 정부조직개편안 발표

새정부를 맞아 대통령 인수위원회에서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표방하며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18부의 현 조직을 13개의 부로 축소시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그런 과정에서,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를 비롯한 5개의 부가 사실상 통폐합을 통해서 사라진다. 정부조직이 어떤 식으로 분담화되어 있는지, '효율적인 정부'의 가장 이상적인 대안은 무엇인지...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해보지도 않았고, 또 그다지 큰 관심을 갖고 있진 않아 이번 조직개편이 실제로 얼마만큼 '파급효과'를 가져올지, 정부의 큰 방향이 어떤 식으로 설정이 될지 감을 잡지 못하겠다.

다만, 사람의 일이라는 것, 또 더욱이 큰 조직(국가)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을때, 각 부처와 단체, 기업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게 된다는 사실과 아무리 민주 국가라고 해도 그 과정에서 가장 이상적인 '해답'으로 근접해가는 것이 소원할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경우 애초에 계획되었던 목표에도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집단의 윤리는 언제나 개인의 윤리를 대변하지 못하고, 개인이기주의가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확대재생산되는 형태로 발현이 된다.

그 과정에서 개인의 정치적, 도덕적 신념이 사라지고, '집단이기주의'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아니, 그렇게 귀결이 된다. 역사를 통해 반추해 보더라도, 많은 선각자들이 그 벽에 막혀 실패를 거듭해 왔다. 진정 우리는 귤 한 조각을 놓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군침을 흘리는 것과 같은 것일까.

나는 다만 그런 것들이 걱정이 된다. 조직이 사라지게 될 부처의 공무원들이 담배를 나눠 피고, 술잔을 기울이며 내쉬는 한숨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우리 조직은 힘이 없는 게 죄야.

갑자기 '인본주의'라는 말은 왜 떠오르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