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애니메이션] 최종병기 그녀, 다카하시 신 원작

retriever 2008. 6. 1. 22:29

어떠한 영화 또는 애니메이션을 선택하는 계기는 무수히 많다. 누군가의 추천일 수도 있고, 우연히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케이블TV를 통할 수도 있다. 어떤 경우는 영화음악이 너무 좋은 경우도 있고, 지금의 상황이 너무도 절묘하게 영화의 주제와 일치할 수도 있다. '최종병기 그녀'의 경우, 다른 사람들의 추천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애니메이션을 끝까지 보게 해준 원동력은 바로 시작부분의 독백이었다. 독백이 애니메이션 흐름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허니와 클로버'를 마침 재미있게 보았고, 독백이 가지는 매력을 무한히 느끼는 나로서는 뜻하지 않은 반가움이었다.

 
생각해보면 그 날 이후 난 얼마만큼이나 이 장소에 자주 온 것일까? 코노마치데, 코노쿠니데. 야, 이 별안에서 오직 나만이 생각한다. 자그마한 나의 연인... 치세... 이곳은 나와 치세만의 약속의 장소다.

더불어 애니메이션을 결정하는 또다른 요소는 바로 작화이다. 선명도도 선명도지만, 그림체도 기호를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준다. 무엇보다 너무 화려하지 않은 스캐치적인 캐릭터 묘사와 깔끔한 배경이 마음에 들었다.

 
고메네. 고메나사이를 연발하는 애니메이션 속의 자그마한 연인, 치세다. 다소 비현실적이고, 엉뚱한 스토리 전개지만, 꽤나 감명받은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치세가 처한 환경에서 남자친구가 심리적으로 어떤 고통과 방황을 겪을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보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워야 할 젊은 남녀의 청춘이 외부의 불행한 환경 요인때문에 희생당하는 것일테니까.
 
치세와 가와이. 다가 둔하다. 키도 작고, 연약하고, 덤으로 덤벙거리고, 성적도 중하위권, 세계사만 쓸데없이 잘하지만, 그게 살아가는데 아무런 도움도 안된다는 걸 치세 자신도 잘 알고 있다. 입버릇은 '죄송해요', 좌우명은 '강해지고 싶다.' 

어떤 애니메이션이든지 사랑을 상징하는 화면으로 서로 손을 잡는 화면이 참 많이 나온다. 결합을 의미하고, 유대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런 순간의 장면은 꽤나 마음이 든다. '보쿠다찌와 고이시데이꾸' (우리들은 사랑하고 있다.)


그리고 이 녀석. 어떤 애정 영화에서든지 어김없이 등장하는 '모든 걸 잃어도 너만은 지킨다'는 신념의 소유자. 물론 그 사랑은 언제나 일방적이다.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과 사귀어준다고 하자 바로 군에 자원입대해서 나라를 지킨다. 나라를 지키는 것이 곧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는 일이라고. 머라고 해야할지... 역시 만화.


이런저런 내용들이 많지만, 굳이 스토리를 분석하려는 의도는 아니기 때문에 생략하겠다. 슈지가 선택하는 삶. 치세의 삶은 본인의 선택권이 극히 제한된 상태에서 시작을 하고, 슈지는 그러한 치세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는 이유로 자신의 삶에 큰 변화가 따라온다. '자신의 희생해야만 하는' 극단적 상황에서 슈지가 보다 용기있고, 인간적인 결정을 할 수 있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수많은 번민과 망설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작품에서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치세에 대한 인간적인 연민일까, 비겁하게 살면 안된다는 스스로의 신념일까... 둘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선택이든지 그 와중에는 언제나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인간의 삶이란 어떤 형태를 띄어야만 하는 것일까...와 같은 종류..


가자! 세상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