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천재가 된 홍대리, 최승욱
그동안 읽은 '개미들을 위한 주식투자서'에서 한결같이 장기투자와 인내심을 최고의 투자 요건으로 꼽았었다. 차트를 믿지 말 것이며, 우량주 중심으로 안전 지향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고 권고했다. 실제 주식 공부좀 했다고 하는 사람들, 전문 투자자가 되었다는 사람들, 재야에서 한껏 이름을 날린 사람들... 하지만 거의 모든 개미들은 언제나 기관과 외국인의 밥벌이에 일조했을뿐, 패가망신은 물론이고 자살에까지 이른 사람들도 많다. 실제 개미투자자들이 즐겨찾는 '팍스넷'이라는 주식사이트의 자유게시판을 보면 별의별 이야기가 많다. 그 중에서도 '우울한' 회한이 주를 이룬다. 그것을 생각하면, 왜 주식투자 입문서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책들이 하나같이 '조심하세요'를 외치는지 납득이 간다.
'주식 천재가 된 홍대리'는 주식투자에 관한 이야기를 소설 형식으로 꾸며 큰 반향을 얻은 책으로, 꽤나 널리 알려져 있다. 증권회사에서 근무하는 젊은 커리어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아 준비에서부터 실전까지의 과정을 그렸고,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투자 기법 및 요령을 다루고 있다. 기존에 읽은 책들과는 사뭇 다른 논조로 차트를 비롯, 여러가지 기술적인 투자기법을 강조하며 우량주 중심의 중장기 투자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어 투자 전략을 세우라고 말한다. 실제로 투자기법 교육을 받은 홍대리가 단기간(6개월)만에 자산을 세배 가까이 늘리게 된다는 결론은 여러모로 독자를 현혹시킨다. 이를테면 '위험'을 경계하라는 이야기보다 '기회'를 잡으라는 식이다.
더불어 책 속의 주인공인 시우의 남자친구로 '석기'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한마디로 전형적인 '성실모범형' 인물이다. 교수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또 소설을 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인물로 '물질적인 가치'보다는 '정신적인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 소박한 삶의 목표가 책에서는 다소 무능하게 비추어지는 경향이 없지 않았다. 정당한 노동의 댓가에 만족하고 살아가는 것보다 '투기적인 재테크'가 당연하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 다소 씁쓸했다. 나 역시 '물질적 가치'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람이지만.
책 속의 이론들이 실제 상황에서 모두 잘 들어맞는 것은 아니겠지만, 나름 일리있는 기법들이 많이 소개되었다. 더불어 투자의 성격을 떠나 시장의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내용도 소개되어 유익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다시 곱씹고 싶은 내용들을 간추려 보았다.
기업가치 판단시 고려사항
* PER : 주가 / 주당순이익
*부채비율 : 부채 / 자본금
* 유보율 : 유보현금 / 자본금
* 자기자본이익률 : 1년간 당기순이익(자산매각, 유가증권 평가익 포함) / 자기자본
* 영업이익률 : 순수 영업이익 / 매출액
* 배당율 : 배당금(주가) / 주식액면가(액면가)
* 배당수익율 : 배당금(배당총액) / 시가총액
* 자사 주 매입 후 소각하는 기업 주목
* 적자 감소 추세가 흑자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지 주목할 것.
* 전체주식 가운데 5% 이상 보유하면 5일 이내에 신고(M&A 가능성 여부 주목)
* 거래량이 많은 거래가에서 10% 이상 오른 지점에서 노는 종목(거래량 많은 지점에서 지지가격대 형성)
*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계단식 상승하는 종목
* 외국인 매수 종목을 찾아내고, 장이 상승 쪽으로 턴하면 분할 매수
* 외국인 거래가 없다가 외국인이 처음으로 입질하는 종목(미끼 물량인지 구분)
* 해외IR을 준비하는 종목
* 외국인 지분율과 역배열 주가를 보이는 종목
* 10일 이상 계단식으로 천천히 20~30% 상승이 진행된 종목
* 거래량이 점증적으로 증가하는 종목(평균거래량 기준 100% 증가)
* 매도 타이밍에 대한 원칙 필요(갭하락 회복시간, 20일 이동평균선, 3일 연속 하락 등)
* 드라이브 이론 : 위기시점에서 무조건 안전, 기회시점에서 최대한 가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