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이어서.. 디비전시리즈 이야기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0. 5. 18:36

결론은 로열스?

좋아하는 팀들은 내셔널리그에 더 많았지만, 다저스와 자이언츠의 라이벌전보다는 양키스와 레드삭스의 라이벌전이 더 구미를 당기는 것처럼, 나의 촉각은 언제나 어메리칸리그를 향하고 있다. 즉, 다른 이야기로 팀 자체로만 놓고 본다면 내셔널리그의 팀을 응원하는게 맞지만, 안티양키스팬의 입장에서 본다면 어메리칸리그 중 한팀의 스케쥴을 따라가는게 적어도 한두번쯤, 메이저리그 최고의 팀 양키스를 상대할때마다 흥미가 배가될 것이다. 어메리칸리그 최약체팀은 로열스와 탬파베이 데빌레이스다. 로열스는 종종 그 깔끔한 유니폼과 로고 덕분에 관심을 많이 가졌지만, 데빌레이스는 그렇지 못했다. 칙칙한 녹색과 시커먼 가오리는 도무지 이 팀이 어떤 디자이너와 함께 팀 로고 및 유니폼을 제작했는지 의구심이 들 따름이다.

그럼에도 로열스를 선택하지 못한 이유는 첫째가 바로 그 색이 '파랑색'이기 때문이다. 어렸을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 파랑색이었고, 정적인 슬픔을 담고 있는 파랑색이 나와 가장 잘 어울린다는 것이 그 이유었다. 그 생각은 대학시절까지도 지속되었지만, 야구를 더 알게 되면서부터 그 생각은 바뀌었다. 너무나도 보편적인 파랑색보다는 보다 독특한 '자신만의 색'이 필요했으며, 정적인 것보다는 '역동성'을 상징할 만한 색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선호'라는 것은 말그대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지,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건만, 나의 그러한 욕심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이미 First color는 '브라운'임을 밝힌 바 있고, 세컨 컬러는 '블루'로 하겠다. 그야말로 적절한 타협인 셈인데, 우선 순위를 '브라운'에 두어 그 유별성을 계속 이어가는 반면, 동시에 '블루'는 전면에 내세우지 않으면서 마음껏 사용하겠다는 이야기다. 결과적으로 로열스의 '파랑색'은 문제가 없게 된다. 홈유니폼의 'Royals'라는 글자만 외면하면 말이다. 여하튼, 이것은 그저 로열스에 관심을 가져보겠다는 이야기이지, 응원하는 팀으로 삼겠다는 의지까지는 아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든, 내 정신세계 안에서 벌어지는 쓸데없는 잡설은 접고, 디비전시리즈 이야기를 이어나가 본다.


2007 디비전시리즈 (내셔널리그)


NL 와일드카드 콜로라도 로키스 vs NL 동부지구 1위 필라델피아 필리스

두팀모두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을만큼 박빙의 레이스에서 최종 승자가 된 팀들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두팀 모두 시즌 마지막에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최고조에 이르른 팀분위기를 무기로 디비전시리즈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특히 로키스는 시즌 마지막 15경기에서 14승을 거두며 믿기지 않는 막판 상승세를 보여주었고, 마지막 샌디에이고와의 단게임 결정전에서는 패색이 완연한 상황에서 극적인 역전극을 펼쳤다. 말그대로 전력보다는 '기세 싸움'이 시리즈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열쇠가 되는 셈이었다.

이미 로키스는 적진에서 2승을 거두었다. 이쯤되면 80% 이상은 로키스가 홈에서 챔피언쉽 시리즈 진출을 결정지을 가능성이 크다. 두팀모두 강력한 타력을 바탕으로 하는 팀이기 때문에, 에이스급 선발투수들을 연달아 만났을때 어떤 모습을 보일지 알 수가 없다. 그 기세라는 것이 에이스급 투수한테 완벽히 눌리게 된다면 심하게 꺾이게 될 것이라는 자명한 이치이다.

하지만 야구 모른다. 지난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우승하리라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지난해 카디널스 우승에 크게 일조했던 제프 형제들, 제프 위버와 제프 수판 올해 모습을 보라.. 두 팀 중 한팀이 우승을 한다면, 나에게는 더없이 즐거운 포스트시즌이 되겠지만, 두 팀에겐 하늘의 도움이 약간은 필요할 듯 싶다.

NL서부지구 1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vs NL중부지구 1위 시카고 컵스

21세기 들어서 메이저리그는 어떻게 보면 참 인상적이다. 선수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팀들 중에서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명암이 그 어느때보다도 극명하게 엇갈리는 추세지만, 착실하게 리빌딩에 성공한다면 언제든지 최고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출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백스와 로키스, 클리블랜드가 올해의 신데렐라들인 셈이다. 어찌보면 애리조나와 같은 경우는 크리스 영이나 스테판 드류와 같은 젊은 루키들이 나름의 역할을 하면서 팀에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두 선수는 특히 디비전시리즈 1,2차전에서 맹활약하면서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컵스의 경우, 2003년 거의 챔피언쉽 등극 문앞에까지 갔다가 좌절한 경험이 있다. 오랜 '염소의 저주'를 풀고자 하는 바램이 크지만, 아무래도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미 2패를 한 상태인데다가 상대는 리그 최고의 에이스 웹을 보유하고 있는 팀이다.

내셔널리그는 큰 이변이 없는 이상, 로키스와 다이아몬드백스의 챔피언쉽 시리즈가 열릴 것 같다. 지난 몇년간 침묵했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두 팀의 승부라, 나름 흥미진진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