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은발의 아기토, 스기야마 케이이치
retriever
2008. 4. 4. 22:43
스포일링 주의바람
오랜만에 애니메이션을 봤는데, 기대와는 달리 꽤나 어려운 주제를 담고 있는 애니였다. 주제가 어렵다기보다는 어렵게 보여준다고나 할까. 보통 집중하지 않고서는 쉽게 이해하기 힘들 것 같다. 애니를 끝까지 보았지만, 여전히 중간중간 이해하기 어려운 점들이 남아 있다.
지구 녹화계획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지, 투라의 아버지의 의도라고 한다면, 자연을 원래의 상태도 되돌리는 듯한 인상을 받았었는데, 희생을 요구한다는 애매한 말로 결국 그것은 하나의 무기가 되어버렸다. 원래의 녹화계획이라는 것이 순수한 의도에서 바람직한 것인지, 또는 애초부터 불순한 목적의 무기 제조를 위한 것이었는지 분명하지 않다. 집중을 다하지 않고 한번 봐서 그런거라면 별 수 없지만.
다른 하나로, 중간에 영상을 조합해보면 애니메이션의 현재 시대는 인류가 황폐해지는 미래 세계를 그린 것 같다. 자연이 모두 황폐화되면서 숲이 삶에 절대적인 요소로 작용을 하게 되는데, 중립지역이라는 곳이 결국 숲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것은 근거가 있는 말인지, 아니면 의미가 없는 이야기인지.
중립지역과 전쟁을 우선시하는 지역이 서로 대립되는 것처럼 보였는데, 결국 후반부에서는 하나의 공동체가 되고 적개심은 오직 한 사람에게만 집중된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 투라는 왜 과거의 인류로서 그곳에 갇혀 있게 되었던 것이며, 아기토가 그토록 투라를 구하려고 했던 것은 원래의 불순한 의도를 제거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순수하게 투라를 구출하고자 했던 마음 뿐인지...
나로서는 모든 것이 불분명하게 느껴질 뿐이다. 집중력이 부족했던 탓일 수도 있지만, 딱히 흡인력을 가질만한 요소 또한 없었다. 다소 아쉬움이 남는 애미메이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