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위기의 한국경제, 김광수 경제연구소

retriever 2010. 2. 2. 13:06
'흐름을 꿰뚫어보는 경제독해'라는 책을 흥미롭게 읽어서 그 책에서 추천하는 경제 서적들을 하나씩 읽어볼 마음으로 구입한 책이다. 김광수 경제연구소 책들을 몇 권 추천되어 있었다. 연구소답게 각종 그래프와 통계자료가 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읽는데 시간을 다소 할애해야 했다. 영국의 정치가 디즈레일리가 세상에는 세가지 거짓말이 있다고 하면서 그냥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과 함께 통계를 지적했다. 그만큼 통계는 어떤 기준이나 관점에 따라서 결론이 다르게 도출될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중요한 것은 '위기의 관점'에서 보았을때 한국 경제는 언제나 '위기'라는 점이다. 실제로 김광수 경제연구소역시 10년전부터 한국 경제의 위기를 줄곧 경고해왔다고 한다. 오히려 그 전부터 그랬을지 모른다. 위기의 요소를 찾다보면 '위기 아닌 경제'가 존재하기란 참 쉽지 않을 일일 것이다. 사회 학문으로서 경제가 얼마나 불완전한지를 잘 나타나주는 셈이다. 정해진 풀이과정이나 절차도 없을 뿐만 아니라 목적 자체도 '생산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학문이다. 얼마나 잘 '분배'가 되었는지, 그럼으로써 '행복지수'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는 조금의 관심도 없는 매정한 학문이기도 하다.
 
20년전에 김대중 전 대통령도 저서 '대중참여경제론'에서 한국 경제의 위기를 예언했다. 특히 부동산과 세금 문제를 언급하면서 그러한 정책이 지속될 경우 한국 경제가 필연적으로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정책의 전환을 주장했다. 시기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목을 잡긴 했지만, 결국 그 시기에도 책에서 문제삼았던 문제들은 지속되었다. 신기한 점은 20년 이상 똑같은 문제들을 가지고 '위기'라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그런대로 지탱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지금의 상황을 계속 지탱해나갈 수 있느냐, 아니면 일부에서 우려하는 '버블'이 터지느냐 그것이 문제일 것이다. 경기의 순환 상 '기회'와 '위기'는 반복되기 마련이다. 그 '위기'가 극단적으로 치달아 고름이 터지는 경우가 바로 '버블 붕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 경제의 동력이 '버블'임을 감안할때 버블 그 자체가 '붕괴'를 야기하는 원인으로 작용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부동산과 세금 문제의 종착역에는 '부의 재분배' 문제와 '노동의욕 저하'가 있다. 이 두가지 문제가 경제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는지 잘 생각해보아야 한다.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댓가를 받지 못할수록 투기와 재테크에 열을 올리게 되어 생산성의 저하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회사가 직원들을 '실직의 위기'로 내몲으로써 압박하는 경우가 많다. '노동의욕'이고 뭐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일하는 기계'를 만들어나간다. 그 안에는 '영혼'과 '감정'이 없다. 실패한 공산주의의 사례는 무엇이란 말인가.

'부의 재분배' 문제 역시 경제, 사회적 관점에서 어떤 위기를 잉태하게 되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아야 한다. 단순히 사회적 불안을 가중시킨다는 근거는 막연하기만 하다. 다가올 미래의 계급 사회가 '경제적인 관점'에서 어떤 득실이 있는지 객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