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뮤지컬] 젊음의 행진, 김남호

retriever 2008. 12. 9. 15:08

값비싼 뮤지컬들을 보는 건 아니지만, 이런저런 좋은 작품들이 많다는 점에서 참 행복감을 느낀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들은 누구나 그렇겠지만 내 자신이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이를테면 유머 코드가 비슷하다거나 아니면 음악이 좋다거나 괜찮은 배우가 나온다거나.. 등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젊음의 행진은 어린 시절의 음악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켜 주었다. 우리가 무심코 가사도 잘 이해하지 못한 채로 따라불렀던 그 시절의 대중가요들을 한자리에 풀어놓으니 그것만으로도 동심으로 돌아간 것만 같고, 순수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뮤지컬을 보면서 흥얼거리며 노래를 따라부른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차가 너무도 막혀 아슬아슬하게 도착해 마음조린 것만 제외한다면 즐거운 밤이었고, 행복한 날이었다. 

 
나이가 서른 즈음이라 나름 할인된 가격으로 저렴하게 보았다. 요즘따라 부쩍 공연에 쏟아붓는 소비도 경계하는 심리가 슬그머니 고개를 들기도 하는데, 이런 작품들을 생각하면 가끔 그 비용보다 훨씬 소중한 가치를 제공해준다는 생각이 든다. 어릴 적 즐겨보던 영심이라는 만화와도 접목을 시켜 신선한 느낌이었다. 느닷없이 나타나 영심이를 한번도 잊은 적이 없다고 허풍을 펑펑 치는 왕경태의 엉뚱함이란...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을 한다고 하지만 전기안전공사가 갑자기 한전으로 둔갑하기도 했다. 실제로 사람들이 그리 생각을 한다고 해도, 전기안전공사 직원 입장에서는 다소 기분이 나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해봐, 해봐, 실패해도 좋아~. 넌 아직 어른이 아니니까... 해봐, 해봐, 어서해봐~♬

영심이와 왕경태가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영심이 주제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단순한 노래지만 가사가 너무도 마음에 든다. 아, 그리고 깜빡한 게 있는데 뮤지컬 김종욱 찾기에 등장했었던 뮤지컬 배우 김남호. 이날도 참 인상깊게 잘 보았다. 나란 관객과 코드가 잘 맞는 뮤지컬 배우이신 것 같다.